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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수퍼마켓에서 찾아온 이번 과목 교재입니다.
 동네 수퍼마켓에서 찾아온 이번 과목 교재입니다.
ⓒ 신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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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학 정치학 전공 두 번째 학기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다른 학기와 마찬가지로 30학점을 이수하는 이번 학기는 모두 다섯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번 주에 마지막 과목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학기의 첫 번째 과목은 '정치이론'이었는데 제 생각엔 정치철학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교재만 해도 플라톤의 '국가', 마키아벨리의 '군주', 임마누엘 칸트의 '영구평화론', 로크, 홉스, 루소, 그리고 20세기까지 흐르는 정치사상들의 총정리 한 권, 그리고 가장 읽기 어려웠던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하이데거, 후서얼, 야스퍼스 등 당대의 쟁쟁한 철학자들에게서 공부한 정치이론가인데 '인간의 조건'은 고대 그리스부터 현재까지 인간 삶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기본문제를 뒤적이는 내용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도 담겨 있고 맑스의 이론을 담기도 한 내용인데, 너무 어려워 이 책 한 권만 갖고 한 학기를 공부해도 되지 않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두 번째 과목은 정치와 행정에 관한 내용인데 유럽연합, 국가행정, 지방행정과 이와 관련된 법과 정치제도에 관한 내용이었고, 세 번째 과목은 비교정치학, 네 번째 과목은 사회안전정책, 그리고 지금 시작한 다섯 번째 과목은 사회의 안전에 관한 내용입니다.

한 과목을 시작할 때마다 적게는 세 권, 많게는 다섯 권 정도의 책을 삽니다. 교재가 비싼 편이어서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학교내 학생들이 만든 중고서적 커뮤니티에서 교재를 구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행정이나 일반 정치와 관련된 서적은 스톡홀름 시립도서관이나 인근에 있는 스톡홀름대학교 도서관에서도 빌려볼 수 있는데 사회안전정책 분야는 워낙 특수한 분야라 국방대학 도서관에 몇 권 비치되어 있는 정도입니다.

저는 주로 '아드리브리스'라는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을 하는데 '아카데미 서점'이라는 곳에 가서 직접 책을 사는 것보다 약 1/3 정도 저렴합니다. 책을 주문하면 일주일 정도 걸려서 택배로 배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근 슈퍼마켓에 책이 와 있으니 찾아가라는 문자메시지가 옵니다.

우리동네 수퍼마켓입니다. 이곳에 소포가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우리동네 수퍼마켓입니다. 이곳에 소포가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 신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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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마켓 안으로 들어오면 Postnord 로고가 있는 우편물 취급소가 보입니다.
 수퍼마켓 안으로 들어오면 Postnord 로고가 있는 우편물 취급소가 보입니다.
ⓒ 신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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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서 체신청(Postverket) 산하 우체국을 통해 직접 운영되던 체신업무는 1994년에 체신청이 (국가가 100% 소유한) 기업이 되었고(Posten AB) 그 이후 동네마다 있던 우편물취급소가 하나둘씩 없어지더니 동네 슈퍼마켓에서 그 업무를 대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웃나라 덴마크 국영 우편회사와 합해져 Postnord가 되었습니다. Postnord에서 동네마다 대행업체들을 지정해서 이곳에서 소포같은 우편물을 보내고, 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한 달에 약 3천 크로나(한화로 약 36만 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습니다. 스톡홀름 지역 출신 학생이라면 부모님 눈치를 보더라도 숙식이 해결되니까 이 돈 갖고 빠듯하게라도 견뎌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은 대부분이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들이 많은데 아파트나 방 하나를 빌려 월세를 내려면 별도로 일을 하거나 정부로부터 융자를 받아야 합니다. 이 융자금은 거의 무이자에 가까울 정도의 저리인데 취업을 해 소득이 발생하면 20~30년에 걸쳐 상환하는 조건으로 빌립니다.


태그:#스웨덴, #대학, #학비보조, #학비 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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