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4월의 마지막 등판을 준비한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각) 열릴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류현진의 위상은 지난 2주간 급격히 달라졌다. 4월 10일 류현진은 시즌 출발이 좋았던 오클랜드 타선과 투수 션 마네아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 투구를 보이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샌디에고 전에서는 첫 피홈런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해줬고 팀 역시 10-2 대승을 거뒀다.

이 달라진 위상을 굳힌 것은 단연 지난 22일 워싱턴 전이었다. 워싱턴의 원투펀치 일원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의 매치업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전혀 밀리지 않은 류현진은 피안타 2개와 5번의 출루만을 워싱턴 타선에 허용했다. 작 피더슨의 홈런으로 얻은 아슬아슬한 리드를 류현진이 끝까지 지켰고, 키케와 벨린저가 홈런으로 쐐기를 박으면서 전날 커쇼의 부진으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릴 수 있었다.

최근 다저스는 주춤하고 있지만 팀 분위기와는 반대로 앞선 3경기에 시원한 투구를 해준 류현진은 2선발로 올라선 동시에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을 해주고 있다. 마지막 상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4월의 화려한 대미를 장식하길 원하는 류현진의 내일 경기에서 주목해볼 키포인트를 짚어보자.

#1. 샌프란시스코 상대로는 원정에서만 이긴 류현진, 내일도 승운 따르나?
 류현진의 통산 AT&T파크 등판 성적

류현진의 통산 AT&T파크 등판 성적 ⓒ 정강민


류현진의 샌프란시스코 상대 성적은 12경기 나와 4승 6패 3.38이다. 홈(3.33)과 원정(3.40)의 평균자책점 격차도 거의 없었다. 이를 통해 류현진과 샌프란시스코는 다저스타디움에서든, AT&T 파크에서든 기본적으로는 투수 쪽이 좀 더 우위를 점하면서도 타자들이 매번 허무하게 당하지는 않는 구도가 계속 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승운에 있어서는 달랐다. 원정에서는 4승 3패였던 성적인 반면 홈에서는 승 없이 3패만 기록되어 있다. 내일은 AT&T 파크에서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원정에서 승운이 잘 따랐던 류현진은 이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은 채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내일 상대 홀랜드는 누구인가?

데릭 홀랜드는 국내에도 상당히 친숙한 선수다. 스프링캠프 때 인접한 훈련장을 쓰던 당시 넥센 소속 유한준과 함께 사진을 찍은 적도 있고 텍사스에서도 14-16시즌까지 추신수와 함께 뛰면서 활약했던 좌완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만 커리어 10시즌째를 채운 홀랜드는 통산 69승을 거두고 있다.

그렇지만 2014년 집에서 키우던 반려견으로 인해 계단에 무릎을 찧어 얻은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성적이 급격히 곤두박질친 상태다. 15시즌과 16시즌 연속으로 5점대에 육박하는 ERA를 남겼고 작년에는 화이트삭스에서 7승 14패 6.20이라는 커리어 최악의 부진을 남겼고 리빌딩을 하던 중인 팀의 로테이션에서도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올해도 애리조나 전에서만 유일하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나머지 경기에서는 3실점 이상씩을 계속 내줬다. 그렇게 총 4경기 21.2이닝을 던진 홀랜드는 승 없이 3패만을 기록했다. 타선이 우완선발(OPS 0.735)보다 좌완선발(OPS 0.635)을 상대할 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홀랜드에게 지난 개막시리즈 5이닝 3실점을 안겼던 다저스 타선이기에 호투만 펼친다면 충분히 승리를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 조심해야할 타자는?

현재 헌터 펜스가 빠졌지만, 버스터 포지가 건재한 상태다. 류현진에게 홈런을 뺏어낸 2명의 타자(다른 선수는 앤드류 매커친) 가운데 하나다. 류현진을 상대로 ML 타자들 가운데 가장 많은 타석인 32타석을 소화한 그는 .321 .406 .536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단연 경계대상이다.

포지가 드러난 경계대상이라면 숨은 무서운 타자도 한 명 있다. 바로 좌익수 출장이 예상되는 맥 윌리엄슨이다. 비록 목 통증으로 내일 라인업에 변동이 있을 수 있으나, 올해 가장 많은 발전을 이룬 샌프란시스코 타자를 꼽을 때 이 선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터너의 성장을 도운 덕 레타 코치와 겨우내 함께 훈련한 맥 윌리엄스는 터너와 유사한 타격폼을 완성했고 5경기를 치르면서 벌써 홈런을 3개나 때려냈다. 류현진과 만난 적은 없지만 이 선수를 상대로 안일하게 대처했다가는 큰 화를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 성적은 부진하지만 최근 2주 간 OPS 0.963을 기록하며 반등의 서막을 알리고 있는 롱고리아 역시 미지의 상대로, 쉬운 승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류현진에게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으나(OPS 0.681) 팀내 가장 뜨거운 타자로 홈런 1위인 벨트의 기세 역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4. 구종별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의 궁합

류현진은 현재 패스트볼(포심+투심)과 커터, 체인지업과 커브를 던지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했다고 알려진 스파이크 커브(너클커브)를 포함시킨 스탯으로 계산을 했다. 반면 커터 장착 이전에 던졌던 슬라이더의 경우 지난 경기에서 1개만 집계되어 구종 조사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17-18시즌 좌투수 상대 샌프란시스코 타자 구종별 타율(구종가치 - 순위)
포심패스트볼 .273(-36.2, ML 28위)
싱커(투심) .287(-29.4, ML 30위)
체인지업 .240(-14.9, ML 27위)
커브(너클커브) .203(-25.4, ML 29위)

작년 부진이 컸지만 올해도 샌프란시스코의 타선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다. 팀 OPS 0.661로 ML 25위, wRC+ 84로 리그 23위이다. 기본적으로 이적생들의 활약이 지지부진하면서 어쩔 수 없이 타선은 작년의 안 좋았던 모습을 이어오고 있다. 패스트볼에 대한 타율은 나쁘지 않음에도 생산성은 매우 떨어져 있으며, 체인지업과 커브에 대한 대처 역시 형편없다. 지키는 야구를 중시하지만, 투수진의 힘이 많이 떨어지면서 작년에 크게 부진했고 이번 시즌도 타선 보강의 성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으면서 5할 승률을 밑돌고 있다.

다시 한 번 류현진의 회복된 패스트볼이 힘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T&T파크에서 피홈런 2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장타율 면에서는 AT&T 파크에서의 장타율(.360)이 다저스타디움에서 자이언츠를 상대했을 때(.404)에 비해 낮다. 변화구를 활용하는 팔색조 투구를 기본으로 하지만 패스트볼에 강점이 있던 워싱턴 타선을 상대할 때와는 다르게 패스트볼을 전면에 내세워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

#5. 내일 선발 라인업 예상 
 내일 예상 선발 라인업

내일 예상 선발 라인업 ⓒ 정강민


홀랜드는 줄곧 아메리칸리그에 있다가 이번에 처음 내셔널리그로 넘어와 상대 경험이 많지 않다. 맷 캠프가 5타석 상대해본 것이 가장 많은 기록이다. (.200 1타점) 팀이 휴식일 이후 첫 경기를 치르는 만큼 좌완을 상대할 때 팀이 평소에 쓰던 라인업을 그대로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포수 역시 이번에도 그랜달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휴식일 이후에 치러지는 경기이고, 반스는 마이애미 시리즈 2차전에 나왔던 데다가 팔꿈치 통증까지 안고 있다. 또 그랜달과도 지난 2경기 좋은 호흡을 과시했기 때문에, 팔이 아픈 반스를 무리시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샌프란시스코는 헌터 펜스 자리가 맥 윌리엄슨으로 바뀐 것과 오스틴 잭슨의 중견수 출장 외에는 크게 변동되는 부분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지가 1루수로 옮기면 또다른 우타자 포수 헌들리가 들어올 수 있겠지만 벨트가 팀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면서 포수 마스크는 그대로 포지가 쓸 것으로 예상된다. 윌리엄슨도 목 통증을 안고 있으나, 전날 경기가 없어 선발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6. 마이애미와 루징 시리즈, 분위기 회복의 희망투를 던져줘야할 류현진

다저스는 직전 시리즈 스윕도 예상됐던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 3연전에서 1승 2패로 되려 시리즈를 내줬다. 마이애미의 신인 투수들을 넘지 못했고 에이스 커쇼는 한경기 6볼넷을 내줬고 마지막 순간 3점 홈런까지 내주면서 너무 안 좋게 무너졌다. 2차전에서의 역전패와 3차전 에이스의 붕괴로 다저스의 팀 분위기는 또 우울해졌다.

이 상황에서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만난다. 특히 이번 시리즈 일정에는 지난 4월 초에 우천순연됐던 경기가 더블헤더로 편성이 되어 있다. (한국시간 일요일 경기) 무거워진 팀 분위기를 살리고 지구 라이벌과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류현진이 꿸 첫 단추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류현진이 또 한번 다저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분위기 회복을 이룸과 동시에, 4월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는 28일 오전 11시 15분부터 시작되는 경기에서 갈릴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제 개인 블로그(https://blog.naver.com/power9402)에도 개재됐습니다.
류현진 MLB 다저스 선발등판 프리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MLB에서 일어난 팩트에 양념쳐서 가공하는 일반인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