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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결정 때까지 국립3·15민주묘지 기념관에 걸려 있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형 사진이다. '박근혜퇴진 경남운동본부'는 3·15기념관 설립의 취지와 목적에 맞지 않다며 사진 철거를 요구했지만 국가보훈처가 이행하지 않자, 2016년 12월 14일 사진에 달걀과 토마토케첩을 뿌렸던 것이다.
 탄핵 결정 때까지 국립3·15민주묘지 기념관에 걸려 있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형 사진이다. '박근혜퇴진 경남운동본부'는 3·15기념관 설립의 취지와 목적에 맞지 않다며 사진 철거를 요구했지만 국가보훈처가 이행하지 않자, 2016년 12월 14일 사진에 달걀과 토마토케첩을 뿌렸던 것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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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가 박근혜정부 때 벌어진 창원 3·15기념관의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화 전시물 설치와 관련해 관련자 징계는 물론, 박승춘 전 처장의 직권남용 혐의 고발을 하지 않기로 했다.

진상조사와 관련자 징계 등을 요구했던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국가보훈처의 이같은 결과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의방문 등을 계획하고 있다.

13일 김영만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은 "지난 10일 오후 5시경 국가보훈처 담당국장이 전화로 알려 왔다"며 "결과적으로 보훈처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보훈처는 3·15기념관 관리를 맡고 있는 현장소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또 보훈처는 박승춘 전 처장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여부를 검토한 결과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보훈처는 지난 3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3·15기념관의 박정희·박정희 미화 전시물 설치와 관련해, "민주묘지 기념관 설립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 전시물을 설치하였던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박승춘 전 처장의 일방적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고, 관련 단체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것으로 직권남용에 대한 처벌이 가능한지 살펴 보겠다"고 했다.

국가보훈처 담당국장과 전화통화를 한 김영만 의장은 "보훈처 담당국장은 현장 소장을 인사조치 하라는 요구에 대해 '정년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대신에 다음 소장은 기념관에 적합한 인사로 임명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영만 의장은 "이는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를 이행한 공무원을 그대로 두겠다는 것이다.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박승춘 전 처장에 대해, 김 의장은 "보훈처는 '고발하기 위해 검토를 했지만 미흡한 부분이 있어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지난 3월 7일 보도자료에서 언급했던 것은 무엇이냐. 시간 끌기만 한 셈이다. 이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경남운동본부는 3·15기념관에 부합하지 않는 전시물을 설치했던 것에 대해 보훈처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보훈처는 지난 보도자료에서 '유감'이라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장은 "3·15의거를 기념하는 곳에 박정희·박근혜를 미화한 전시물이 있어 마산(창원)시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며 "우리는 '유감' 정도가 아니라 보훈처장이 마산시민들한테 사과하기를 요구했던 것"이라 했다.

그는 "사과 요구에 대해, 담당국장은 지난번에 '유감' 표현을 하지 않았느냐고 하더라"며 "결국에 보훈처는 우리의 요구에 대해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 했다.

김 의장은 "지난 4·3 때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도에 가서 문 대통령 개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으로 지난 과거의 잘못에 대해 사과했다. 그리고 문무일 검찰총장이 박종철 열사와 관련해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를 찾아가 사과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의 연속성이기에, 대통령과 정부조직의 수장이 과거의 일이라도 지금은 사과를 하는 것"이라며 "3·15기념관과 관련해 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정부 부처 책임자로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맞다. 보훈처는 문재인정부와 다르다는 말이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보훈처는 문재인정부 들어서서 처장만 바뀌었지, 공무원들은 과거 정부의 박승춘 전 처장이 있을 때와 하나도 바뀌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경남운동본부는 지난 1월 보훈처에 공문을 보내 진상조사와 관련자 징계, 사과 등을 요구했다. 그러자 보훈처는 민원 2개월만인 지난 3월 7일 보도자료를 냈다.

경남운동본부는 보훈처의 '유감' 표명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김영만 의장은 '제58주년 3·15의거 기념식'에 참석했던 피우진 처장을 만나 '재조사' 등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전달했다.

당시 경남운동본부는 '재조사' 결과를 4월 11일까지 답변해 달라고 했다. 1960년 4월 11일은 3·15의거 때 행방불명되었던 김주열 열사가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서 떠올랐던 날로, 이날은 '4·11 민주항쟁'이라 부른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김영만 상임의장은 15일 창원에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을 만나 "국가보훈처의 3.15기념관 전시물 사건 자체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전달해 재조사 등을 요구했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김영만 상임의장은 15일 창원에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을 만나 "국가보훈처의 3.15기념관 전시물 사건 자체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전달해 재조사 등을 요구했다.
ⓒ 열린사회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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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의장은 "답변을 요구했던 날짜를 하루 앞두고, 그것도 문서가 아닌 전화로 담당국장이 알려 왔다"며 "우리는 분명히 문서를 전달했다. 재조사를 했으면 그 내용이 있을 것이다. 전화로 '양해를 구한다'며 알려 온 것은 제대로 재조사를 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 했다.

경남운동본부는 보훈처 항의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김 의장은 "보훈처의 통지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의방문단을 조직해 버스 대절해서 올라갈 계획"이라 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5년 3월 5일, 국가보훈처가 3·15기념관을 재개관하면서 시작됐다. 이전에는 없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치적을 홍보하는 슬라이드 영상을 비롯한 전시물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형 사진을 걸어 놓았다.

국가보훈처가 관리하는 4·19혁명과 5·18항쟁 관련 기념관(자료관)에는 전·현직 대통령과 관련한 전시물이 없는데, 유독 3·15기념관에만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화 전시물이 있었다.

이후 '박정희·박근혜 미화 전시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6년 11월 17일, 기념관을 찾았던 고등학생들이 항의했고, 당시 보훈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형 사진을 일시 철거했다가 다음 날 다시 걸기도 했다.

그리고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뒤, 경남운동본부는 국가보훈처에 공문을 보내거나 기자회견을 열어 전시물 철거를 요구했다. 그래도 전시물이 그대로 있자, 김영만 의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형 사진에 계란과 토마토케첩을 투척했다.

보훈처는 사진에 묻은 계란과 케첩을 닦아낸 뒤 다시 걸었고,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날(2017년 3월 10일)까지 걸어 놓았다.


태그:#3·15기념관, #3·15의거, #국가보훈처, #김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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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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