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최근 실시한 청취율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홈페이지 캡쳐)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최근 실시한 청취율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홈페이지 캡쳐) ⓒ tbs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공동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는 지난 2일, 1월 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및 수도권 지역 13~69세 중 하루 평균 5분 이상 라디오 청취자 3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 된 질문지를 이용해 전화 면접을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11.6%의 청취율로 전통의 인기 프로그램 SBS 파워FM <두시 탈출 컬투쇼>와 함께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를 tbs <아침종합뉴스>,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 >, CBS 음악FM <강성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순으로 집계되었다.

또한 채널별 점유청취율에서는 SBS 파워FM(24.3%), CBS 음악FM(16.0%), MBC표준FM(14.9%), tbs교통방송(14.8%)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인터넷, 팟캐스트, 유튜브 등 이른바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올드미디어'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라디오의 현주소를 엿볼수 있다.

오전 출근 시간대 + 시사 프로그램 강세

 CBS음악FM <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  클래식 전문 음악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청취율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홈페이지 화면 캡쳐)

CBS음악FM <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 클래식 전문 음악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청취율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홈페이지 화면 캡쳐) ⓒ CBS


<두시 탈출 컬투쇼>를 제외한 나머지 4개의 프로그램은 모두 아침 시간대 방송되는 프로그램이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출근할 때 이들 프로그램을 청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반면 저녁시간대 프로그램이 상위권에 없는 것은 대신 TV 등 다른 매체로 이용자들을 놓칠 여지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두드러진 라디오 프로그램 신설 추세는 높은 청취율이라는 결과물을 얻고 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뿐만 아니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MBC 표준 FM <양지열의 시선집중> 역시 이번 조사에서 비교적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의 강세는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각종 시사 문제에 대한 높아진 관심 및 속 시원한 이야기를 대중들이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TV에서는 여건상 주간 단위로 심층적인 내용의 시사프로그램을 방영하지만 라디오에선 보다 발빠르게 매일 여러 현안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라디오만이 가진 장점을 <뉴스공장>을 비롯한 일련의 프로그램들이 잘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가을 SBS 러브 FM이 시사평론가 김용민과 정봉주, 그리고 김성준 앵커 등을 각각 오전과 저녁 시간대에 배치하고 시사 프로그램 강화에 나선 것도 시사 부문에 대한 보강을 통한 채널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이 크게 작용했다. 이러한 시사 프로그램 강세는 6월 지방선거, 야권 이합집산 등 굵직한 정치 행보가 이어지는 올해에도 계속 지속될 전망이다.

KBS와 MBC FM 채널 약세 지속

수년째 라디오 채널 점유청취율 조사에서 부동의 1위는 컬투, 최화정, 박소현 등 전통의 인기 진행자들을 다수 보유한 SBS 파워FM의 몫이었다. 올해 조사에서도 이 순위는 변동이 없었다. 최근엔 김영철, 붐붐 등 상대적으로 라디오 경력이 짧은 예능인들 조차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주고 있다.

SBS 파워FM의 꾸준한 강세는 '즐거움'의 측면에서 타 채널 대비 경쟁력 있는 진행자들의 힘이 한 몫을 차지했다. 적절한 유머, 게스트 등의 활용을 통해 식상하지 않은 내용들로 채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상당수 유명 가수, 배우들이 자신의 신보 및 새 영화 홍보를 위한 라디오 출연 시 <컬투쇼>, <파워타임> 등 SBS 파워FM 프로그램 위주로 선택하는 건 그만큼 청취자들에 대한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2위 CBS 음악FM은 배우 강석우, 가수 한동준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소속 아나운서들이 DJ를 맡고 게스트 출연 거의 없이 음악 중심의 구성으로 승부를 건 게 오히려 또 다른 성향의 청취자들을 끌어모은 원동력이 되었다.

반면 KBS, MBC 등 공중파 2개사는 여전히 약세를 나타냈다. 그나마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싱글벙글쇼>, <지금은 라디오시대>등을 보유한 MBC 표준FM이 3위를 차지했지만 KBS의 주요 라디오 채널과 MBC FM 4U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들 공중파 방송국, 특히 KBS와 MBC 전문 FM 채널의 약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기 색깔 분명한 라디오 채널의 인기

 지난 1990년 이래 28년간 저녁 시간대를 책임지고 있는 MBC FM4U의 간판 프로그램 < 배철수의 음악캠프>.

지난 1990년 이래 28년간 저녁 시간대를 책임지고 있는 MBC FM4U의 간판 프로그램 < 배철수의 음악캠프>. ⓒ MBC


SBS 파워FM은 예능적인 측면이, CBS 음악FM은 이름 그대로 음악 위주로, tbs 교통방송은 시사 및 정보 중심 편성으로 자기 색깔을 분명히 가져가고 있다. 각기 다른 특색을 잘 살린 이들 채널이 청취율 상위권을 차지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런데 비해 KBS 2FM, MBC FM 4U 등은 상대적으로 이렇다 할 색깔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배우, 가수 등 연예인들으로 대부분의 DJ 자리를 채웠지만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예능 혹은 음악 어느 쪽에서도 화제성 혹은 인기몰이와는 거리가 먼 게 현실이다.

여기엔 <가요광장>, <볼륨을 높여요>(이상 KBS), <2시의 데이트>, < FM데이트>(이상 MBC) 등 전통과 연륜있는 프로그램들이 더 이상 예전 같은 관심을 끌지 못한 측면도 크다. 잦은 진행자 교체 + 프로그램의 특색 상실 등 복합적인 요소도 작용하면서 경쟁력을 잃어버렸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는 장기간의 파업으로 인한 고정 청취자 이탈 등 방송국 안팎의 어려움 역시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바 있다.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 회사 정상화의 기틀을 다지고 있는 상황에선 더 이상 과거의 일을 핑계 삼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오락성이건 음악이건 확실한 색깔을 지금이라도 갖추는 게 이들 채널에겐 발등의 불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라디오 청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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