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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린 서울대 재학생과 동문들이 함께한 영화 '1987' 단체 관람한후 '영화와 현실'이란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 영화 1987을 서울극장에서 단체관람하고 토크쇼하는 모습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린 서울대 재학생과 동문들이 함께한 영화 '1987' 단체 관람한후 '영화와 현실'이란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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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한 영화관에서 서울대 재학생들 160여 명과 유월항쟁 당시 학생운동을 했던 서울대 선배 20여 명이 영화 <1987>을 단체 관람했다. 이어 '영화와 현실'이라는 주제로 토크쇼를 열였다.

토크쇼에는 이한열 열사와 박종철 열사의 유족,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알리는 비둘기를 외부에 전달하여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영화 속 실제 인물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당시 상황을 회고하였다.

이한열기념사업회 김학민 이사장의 사회로 열린 토크쇼에 참석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해마다 6월이 되면 연세대 총학생회에 큰 그림이 걸리는데 그 그림을 보면 눈앞이 캄캄해 져서 한열이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30년이 지나 영화가 나와 강동원 배우가 한열이 대역으로 열심히 했다고 하는데, 보고 싶기도 하지만 예쁜 한열이 모습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영화를 안 본게 아니라 못 본다"고 말했다.

배 여사가 여러 차례 영화관에 와서도 결국 영화를 보지 못한 이유다. 그는 "영화를 보지 못해도 종철이도 내 아들, 한열이도 내 아들이다"라면서 "역사는 그렇게 흘러왔으며 더 많이 봐 주시길 바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객석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부씨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고문을 자행하던 안기부 남산의 국가폭력 시설들이 지금 다 흔적없이 사라졌다"면서 "종철이가 고문 당해 죽음을 당한 남영동 대공분실이 인권 기념관으로 거듭나, 유월 항쟁의 역사를 새기고 인권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서명운동 등에 힘을 실어 달라"고 부탁했다.

영화 시나리오를 쓴 김경찬 작가는 "유월항쟁의 주역들만 수백 명이 나오는 방대한 이야기를 한편의 영화 시나리오로 엮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었다"면서 "다른 작가들이 시도하다 실패한 이유는 박종철과 이한열을 잇는 매개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연희라는 신의 한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희는 김정남 선생의 피신을 도운 고영구 변호사의 대학생 딸 고영은씨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면서 연희의 등장배경을 설명하였다.

김 작가는 "헤밍웨이가 말했듯이 아무도 하지 않았거나 모두가 실패한 이야기에 성공하면 큰 행운이 찾아온다"라고 하면서 "연희를 발견해 영화의 시나리오가 성공했다"며 활짝 웃었다.

"유월항쟁-촛불혁명 세대가 함께 1987 관람, 뜻깊은 일"

19일 영화 단체관람후 토크쇼의  패널들 사진 좌로부터 김학민(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 이부영(전 국회의원,당시투옥중인 기자), 한재동 (당시 영등포교도소 교도관)
▲ 1987 단체관람후 '영화와 현실'이란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19일 영화 단체관람후 토크쇼의 패널들 사진 좌로부터 김학민(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 이부영(전 국회의원,당시투옥중인 기자), 한재동 (당시 영등포교도소 교도관)
ⓒ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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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동아일보 해직기자로 교도소에 복역 중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조작을 알게 된 이부영 전 의원(14, 15, 16대 국회의원)은 "당시 사건의 흐름을 보면 마치 신의 섭리처럼 우연과 우연의 연속이었다"면서 "고문 형사들과 함께 그 시점에 구속된 점, 옥중에서 박종철 죽음에 항의하며 단식할 때 같이 단식에 동참해 준 한재동 교도관을 만나 영등포 교도소에서 함께 있게된 점 등은 우연이 아니라 신의 섭리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 

당시 교도관으로 있었던 한재동 교도관은 "지금 사회를 보는 김학민 선생님이나 이부영 선생님, 그리고 제가 하필이면 같은 구치소에서 만나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슬아슬하다"고 말했다. 한 교도관은 "이부영 선생님 말씀이 '이일을 하다가 죽을 지도 모른다'라고 하였으나 나라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각오로 선생님을 도왔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고하였다.

토크쇼 말미에 이부영 전 의원(서울대 정치학과 61학번)은 후배 대학생들에게 "전두환 시절에 군사독재를 지탱하던 것이 소위 육사와 서울법대를 지칭하는 육법당이었다"면서 "세간에 김기춘, 우병우가 서울대를 대표하는 것은 부끄럽고 심각하다. 이러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후배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서울대민주동문회의 이은정 사무총장(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5학번)은 "87년 유월항쟁 때 학교를 다녔던 우리 세대와 30년 지나 촛불혁명를 같이 경험한 재학생들과 이 영화를 함께 보게 된 것은 뜻깊은 일이었다"라고 하면서 "오늘 단체관람이 이루어지기까지 후원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며 남영동 대공분실이 인권기념관으로 거듭나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는 조그만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그:#영화 1987 서울대인 단체관람, #남영동 대공분실을 인권기념관으로 ,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박종철 형 박종부, #'영화와 현실' 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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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대(http://justice.ne.kr) 사무총장, 블로거 http://blog.naver.com/handuru, 동양미래대학 로봇자동화공학부 겸임교수로 4차산업혁명, IOT , AI, 아두이노 강의. 과학사,BIG DATA,기계학습,농업자동화,금융공학,시사,불교, 문학과 상고사, 근대사에 대한 글 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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