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에서 일본에 7-0으로 영봉패를 당했다. 경기 내내 타선이 침묵하며 패배의 쓴맛을 맛본 대표팀은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선발 박세웅은 4회를 넘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뒤이어 올라온 불펜 투수들 역시 부진했다. 타선에서는 해결사의 부재 속에 '캡틴' 구자욱은 끝내 안타를 기록하지 못한 채 대회를 마무리했다.

4회에 '와르르' 무너진 박세웅, 불펜 투수들도 큰 힘 되지 못했다

3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하던 박세웅에게 4회말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야마카와는 볼넷, 후속타자 우에바야시의 번트 때 포수 한승택의 야수 선택으로 출루했다. 무사 1, 2루의 상황이 만들어졌고 6번 타자 도노사키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일본이 선취점을 얻었다.

 지난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선발 박세웅이 1회말 교다를 상대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선발 박세웅이 1회말 교다를 상대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4회말 무사 1, 3루에서 박세웅이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이때부터 불펜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심재민과 김명신이 올라와 추가 실점을 막는 데에 성공했으나 5회말 마쓰모토와 곤도의 연속 안타로 다시 위기를 맞이했다.

무사 1, 3루의 상황. 선동열 감독은 김윤동 카드를 선택했다. 첫 타자 야마카와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우에바야시에게 볼넷을 허용한 김윤동은 도노사키와 니시카와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적시타 두 방에 세 점을 헌납했다. 물론 김윤동이 루 상에 내보낸 주자들은 아니었지만, 지난 예선전에서의 아픔을 씻어내지 못했다.

6회말 야마카와가 김대현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7회말 니시카와가 이민호로부터 솔로 홈런을 뽑아내며 7-0까지 달아났다. 전날 대만전과 마찬가지로 경기 중반 집중력 있는 타격을 보여준 일본은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반면 대표팀 입장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엔트리에 있는 모든 투수들을 내보내고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장현식, 임기영의 호투에 활짝 웃었던 마운드도 이 날만큼은 울상을 지어야만 했다. 일본 선발 다구치 가즈토가 7이닝을 소화하면서 무실점투를 펼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침묵한 대표팀, 아쉬운 준우승... 그러나 이번 대회는 시작일 뿐

마운드의 부진 못지않게 타선의 부진도 아쉬웠다. 특히 이전 두 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에 그친 구자욱은 이 날도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3번 타자다운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구자욱과 함께 중심 타선을 구축한 김하성, 김성욱의 방망이도 조용했다.

 지난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민호 7회말 일본 니시카와에 우월 솔로 홈런을 맞고 아쉬워 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민호 7회말 일본 니시카와에 우월 솔로 홈런을 맞고 아쉬워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마운드도, 타선도 일본에 완패했다. 결승전 한 경기만 놓고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 우리 대표팀이 나아갈 길이 멀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세대교체의 출발점에 서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대회였다.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한 대표팀은 이정후, 박민우 등 야수들의 활약과 장현식, 임기영 두 선발의 활약이라는 성과를 볼 수 있었다. 와일드카드 없이 대회에 임한 만큼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떠나서 젊은 선수들이 충분히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시작일 뿐이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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