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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과 열대야를 나타낸 지난 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지호수공원을 찾은 시민이 산책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자료사진).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과 열대야를 나타낸 지난 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지호수공원을 찾은 시민이 산책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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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없어 남는 시간. '여가'의 사전적 정의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과에서 잠시 벗어나 오롯이 개인만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저녁이 있는 삶',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가 사회적 열풍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만족스러운 여가 방식을 고민하는 사람들 또한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다.

웰빙 바람이 불기 전부터 여가를 고민하다 못해 연구한 사람들이 있다. 이철원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도 그중 한 명이다. <여가학총론>, <현대여가학> 등의 전공 서적을 출간하기도 했다.

<마흔의 여가>. 여가웰니스학회 회장인 이 교수가 최근에 낸 책의 제목이다. 자신을 잃은 채 오직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온 중년들도 이제는 여가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중년에서 고령으로 넘어가는 삶의 고개를 잘 넘어갈 수 있는 지혜가 곧 여가"라고 강조하며 중·장년층을 위한 '맞춤형 여가' 비법을 제시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일상과 180도 달라야 '진정한' 휴가... 사무직은 등산·해양스포츠 추천

이철원 연세대 교수
 이철원 연세대 교수
ⓒ 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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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마흔의 여가>에 대해 소개 부탁합니다.
"한국 사회는 대략 2018년 정도면 65세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aged society)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시대 흐름 속에서 현재를 사는 중년들에게는 어떻게 노후를 현명하게 살아야 하는지가 사회적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들의 삶이 행복해지기 위해선 '여가 향유'가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마흔'이라는 상징적인 시간을 어떻게 멋지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중년들의 삶에서 여가의 중요성과 의미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중년에서 고령으로 넘어가는 삶의 고개를 잘 넘어갈 수 있는 지혜를 전달합니다. 

중년기에는 일반적으로 자유 시간은 많은데 금전적 제약을 경험하기가 쉽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여가를 주체적으로, 능동적으로 즐겨야 하는 이유를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여가는 중년의 삶을 꽃피운다'를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 갈수록 삼복더위가 심해져 당장 여름휴가부터 잘 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휴가는 반복적 일상에서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입니다. 특히 혹서기와 같은 더운 기간 동안 피서는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해주는 비타민과 같은 역할을 하지요. 휴가를 잘 보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첫째, 사전에 휴가 계획을 잘 짜둬야 합니다. 갑자기 닥쳐서 예약하고 준비하기보다는 최소 2달 전에 휴가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를 촘촘히 계획해야 합니다. 

둘째, 휴가는 되도록 일상과는 정반대로 놀아야 합니다. 사무직은 휴가 기간에 산행을 한다든지,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식으로 정신과 육체가 균형이 맞는 시기를 휴가를 통해 가져야 합니다."

- 중년의 여가를 즐기는 특별한 비법 한 수 소개바랍니다.
"(웃음) 자주 받아보는 질문입니다. 특별하기보다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중년의 삶에서 사회는 발전하지만 '자존'을 느끼며 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러한 팍팍한 삶 속에서 '나를 지킨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나를 지키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자신에게 맞는 여가에 꾸준히 참여하고 그를 통해 계속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이지요.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년의 행복은 일상의 소소한 만남, 식사, 운동, 대화, 맥주 한 잔, 산책, 달리기, 미술관 탐방, 자전거 타기, 목욕 등과 같은 간단한 여가의 지속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우나에서 아웃도어로... 중년층이 여가 산업 주도할 것"

빙벽 타기 교육 및 체험 중인 사람들(자료사진)
 빙벽 타기 교육 및 체험 중인 사람들(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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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여가 산업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여가 산업은 정의하기에 따라서 규모가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여가 용품, 여가 공간과 여가 서비스업 등을 주요 요인으로 간주합니다. 과거에는 여가 참여가 실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야외(아웃도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목욕, 사우나, 텔레비전 시청 등의 비활동적 여가가 주를 이뤘다가, 요즘에는 스포츠, 등산, 하이킹, 캠핑 등 활동적 여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의 주요 동인은 2000년대 초반부터 사회 전체적으로 시행된 주 5일 근무제와 주 5일 수업제에 따른 여가의 증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최근 주목할 부분은 중년기와 노년기의 여가 산업 규모가 매년 놀라울 정도로 증가한다는 사실입니다."

- 장차 여가 산업의 주요 고객층은 중년과 노년층이 되겠군요.
"맞습니다. 앞으로 한국 여가 산업의 주요 계층으로는 중년과 노년층을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 사회 전체 인구의 14.1%(711만 명)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1955~1963년생인 베이비붐 세대가 한국 여가 산업의 주요한 고객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신 노년층 혹은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는 베이비붐 세대들은 이미 여가 시장의 주요 고객이 됐습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여가 시장은 더 확장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 여가학자로서 앞으로의 활동계획이 궁금합니다.
"중년의 삶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서울의 다양한 여가 공간에 대한 여가학자의 성찰이 묻어나는 책들을 쓰려고 합니다. 서울 뒷골목을 걸으며 역사, 지역적 특징, 여가 의미 등에 대한 글을 쓸 예정입니다."

여가를 연구하는 이 교수의 삶 자체가 느긋하고 여유로운 듯했다. 그동안 여가생활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지만, 머지않아 우리 삶의 중심에 자리를 잡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인터뷰 내내 들었다.


태그:#여가, #욜로, #이철원, #여름휴가,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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