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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5일 오후, 통영에 있는 자유한국당 천영기 경남도의원 집 앞에서 "체불임금 완전삭감 천영기 의원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5일 오후, 통영에 있는 자유한국당 천영기 경남도의원 집 앞에서 "체불임금 완전삭감 천영기 의원 규탄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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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기 의원님, 삭감 주도한 체불임금. 직접 해결해 주세요."
"체불임금 이자는 천영기 의원님이 주시나요?'
"천영기 의원님, 비정규직 가슴에 대못을 두 번이나 박고도 편하신가요?"
 "체불임금 예산삭감 주도, 천영기 도의원 책임져라."

25일 오후 통영에 있는 자유한국당 천영기 경남도의원의 집 앞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외쳤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가 "체불임금 완전삭감 천영기 도의원 규탄대회"를 연 것이다.

경남도의회는 지난 20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경남도교육청에서 제출했던 추경 예산안 가운데, 학교급식소의 영양사와 조리사, 조리실무사의 지난해 6~9월분 급식비 예산 12억 7700만 원(소급)을 삭감했다.

경남도교육청과 경남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지난해 5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과정을 거쳐 1인당 급식비 8만원(월)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경남지방노동위원회도 급식비는 임금의 성격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경남도의회는 관련 예산에 대해 지난해 10월 삭감한 데 이어 이번에도 삭감한 것이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 4개월 치 급식비를 소급해 지급하려고 했지만, 경남도의회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관련 예산 삭감은 천영기 도의원 등이 주도했다. 천 의원은 "학생의 급식 질을 높일 수 있는데 학교비정규직이 밥을 먹고 있다"거나 "(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결정된 대로 따라가야 하느냐", "이중지급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비정규직들이 천영기 의원 집 앞에서 '규탄집회'를 연 것이다. 한점순 전 통영시의원은 발언하면서 "통영시민으로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발언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영애 학교비정규직노조 통영지회장은 "정말 힘들게 학교비정규직들을 조직하며 힘을 모아나가고 있다. 얼마 전 언론에서 천영기 의원이 체불임금 삭감을 주도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급식소 식당에 가보면, 종사자들은 옷만 걸치고 있을 뿐이지 바다에 나갔다가 나오는 인어처럼 하고 있다"며 "자기 자식한테 밥을 해주는 것처럼 조리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무너진다. 천영기 의원이 이런 모습을 봤으면 한다. 통영의 학교비정규직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 했다.

전장희 조합원은 "급식소에서 일할 때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무거운 집기류와 식재료를 옮겨야 하고, 반복되는 칼질 등으로 골병이 들고 있다"며 "뜨거운 기름에 잦은 화상을 입고 몸에 멍자국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물을 많이 쓰는 직종이라 작업장이 미끄럽다. 그래서 항상 오늘도 무사하길 바라면서 출근한다"며 "노동자한테 최소한 권리인 점심시간도 자유롭지 않다"고 밝혔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가 25일 오후, 통영에 있는 자유한국당 천영기 경남도의원 집 앞에서 연 "체불임금 완전삭감 천영기 의원 규탄대회"에서 한 조합원이 발언하며 울먹이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가 25일 오후, 통영에 있는 자유한국당 천영기 경남도의원 집 앞에서 연 "체불임금 완전삭감 천영기 의원 규탄대회"에서 한 조합원이 발언하며 울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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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아이들이 배식시간에 '감사합니다'라며 인사하는 것을 보며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급식 노동자다"며 "그런데 이중지급을 받는다느니 하면서, 우리를 마치 염치없는 사람으로 취급하니 억울하다"고 했다.

전 조합원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주라고 하는 임금이고,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삭감한다는 말이냐"며 "차별받고 있는 비정규직한테 대목을 박는 것은 곧 적폐다. 박근혜처럼 우리가 끌어내릴 것"이라 했다.

통영 소재 학교에 근무한다고 한 조리실무사는 "우리가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데, 노사합의했던 밥값을 삭감한단 말인가. 괘씸하고 분하고 억울해서 여기 나왔다"라며 "우리를 얼마나 하찮게 봤으면 법적으로 주라고 하는 밥값을, 안주면 임금체불이라 하는데도 주지 말라는 결정을 할 수 있단 말이냐"고 했다.

그는 "학교비정규직은, 급식노동자의 임금은 도의회 의원들이 법보다 위에 군림하며 주지 말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다른 지역은 월 급식비 8만원 보다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급식직종에 대해 이중지급이라며 삭감한 지역은 그 어디에도 없다. 왜 경남만 이러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체불임금 삭감을 주도한 의원이 통영 출신이라고 하니, 통영시민으로서 참말로 부끄럽다"며 "천영기 의원은 학교비정규지 노동자들에게 당장 사과하라. 아니면 통영시민의 한 사람으로 통영의 명예에 먹칠하는 의원을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5일 오후, 통영에 있는 자유한국당 천영기 경남도의원 집 앞에서 "체불임금 완전삭감 천영기 의원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5일 오후, 통영에 있는 자유한국당 천영기 경남도의원 집 앞에서 "체불임금 완전삭감 천영기 의원 규탄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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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학교비정규직, #경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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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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