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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어린 나이에 사회에 나와 꼬박 15년 동안 쉬지 않고 직장에 다녔다. 넉넉치 않은 집안 형편 때문에 일찍 돈을 벌어야 했고, 어릴적부터 내가 잘했던 일이나 좋아했던 일, 하고 싶었던 일 따 따위는 사치였다. 그렇게 15년이라는 시간을 직장에 다니며 내 인생의 목표는 오롯이 조금 더 높은 연봉과 승진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건강검진에서 내 몸에 '암'이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어찌할 줄을 몰랐다. 더 웃긴 사실은 그 와중에도 '직장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을 때였다.

마음을 다잡고 직장에 병가를 냈다. 그리고 치료를 받고 여유 있는 삶을 살게 되면서 어릴적부터 가슴 속에 묻고 살던 나의 꿈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게 됐다. 그리고 나는 15년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죽음의 공포'

처음 발매한 디지털 싱글앨범 <언제나 너일께>
▲ 디지털 싱글앨범 처음 발매한 디지털 싱글앨범 <언제나 너일께>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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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나는 음악이 하고 싶었다. 학창시절 항상 힙합 음악을 즐겨 들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별명이 '래퍼'일 정도로 랩하는 것을 좋아했다. 부산의 한 아마추어 댄스팀에 래퍼로 들어가서 활동을 시작했지만 취업하면서 이내 꿈을 접어야 했다.

음악과 더불어 어린시절부터 나는 글을 제법 잘 썼다. 성인이 돼 돌이켜보니 내가 받은 상장들은 모두 다 글짓기 대회에서 받은 상장들이었다. 맞다. 나는 글로써 내 이야기를 남에게 들려주는 것을 좋아한다. 글과 더불어 청중들에게 내 목소리로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건 래퍼로써 무대에 서는 것과는 또 다른 무대다.

이런 나의 꿈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2년이 조금 지난 현재 모두다 현실로 이뤄졌다. 불과 2년 전 새 인생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꿈만 같은 이야기였는데 벌써 다 현실이 되고 나니 아직도 믿기지 않을만큼 벅차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금방 내가 원하는 꿈들을 현실로 이뤄낼 수 있는데 지난 15년간 그 것이 전부인양 살아온 내 직장생활이 조금은 아쉬워지기도 했다. 그래도 더 늦지 않고 지금의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죽음의 공포'가 나에게 새로운 인생의 행복과 가치관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1인기업의 '외로움'... 나를 '저자'로 만들어주었다

멤버들과 함께 진행하던 팟캐스트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 오늘,창업했습니다 멤버들과 함께 진행하던 팟캐스트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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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두고 나와 조그만 1인기업을 창업했다. 딸랑 50만 원짜리 노트북 한 대로 시작한 내 사업 아이템은 결혼식 축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음악을 제작해주는 일이었다. 어릴적부터 음악을 하고 싶었고 꿈은 포기했지만 취미로는 계속 음악을 만들고 녹음하고 콘텐츠를 제작해왔는데 그것이 필요한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사업이 시작됐다.

사무실도 없이 혼자 집에서 일을 하면 온종일 단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을 때가 있다. 1인기업의 가장 큰 고충은 동료가 없는 외로움이다. 그러다 우연히 지역의 한 창업포럼 행사에 나가게 됐고, 그 행사에서 좋은 동료들을 만나 팀을 꾸려 새로운 일을 함께 시작하게 됐다.

구성된 팀원들은 모두가 다 1인기업을 운영하는 청년들이었다. 우리는 모두가 '외로움'이라는 것에 공감했다. 창업을 하고 혼자서 모르는 벽에 부딪히는 어려움을 함께 공유했다. 그 고충들은 '팟캐스트'라는 콘텐츠로 제작돼 다른 창업자와 예비창업자들에게 전달됐다. 그 방송은 '일일 다운로드 1만건 돌파'라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팟캐스트를 제작한 지 1년이 지나고 <창업몬> 팟캐스트는 <오늘, 창업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됐다. 그토록 되고 싶었던 '저자'의 꿈이 이뤄진 것이다. 저자가 되기 위해 혼자서 여러가지 글을 써오고 있지만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계기로 예상보다 빨리 저자가 됐다. 그리고 다음달이면 서울의 모 대형서점에서 출간기념 강연회를 열 계획이다.

포털사이트 '인물정보'에 나오는 유명인

네이버, 다음 포털사이트에 인물정보가 등록됐다
▲ 포털사이트 인물검색 네이버, 다음 포털사이트에 인물정보가 등록됐다
ⓒ 강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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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어릴적부터 되고 싶었던 '음악인'으로서의 삶도 현실로 만들어졌다. 매번 혼자 집에서 만들어 내던 내 창작물들은 '상업 음악'으로 발매하기엔 기술적 스킬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제 내겐 '팀'이 있다. 그들은 내가 만든 음악을 상업화 시킬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들과 협업해 나는 꿈에 그리던 첫 정식 앨범을 발매할 수 있었다.

그동안 혼자서 만든 음악들을 SNS나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들려주곤 했는데 이제는 떳떳하게 전체 음원사이트에서 나의 음악인 <언제나 너일께>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나의 이 첫 앨범은 포털사이트 '인물정보' 메뉴에 당당히 내 이름을 등록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켜 주기도 했다. 이제 나는 포털사이트에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는 '유명인'이 됐다.

그 외에도 창업을 하고 '대표'라는 직함을 가지게 되면서 직장인일 때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을 계속해서 경험해 나가고 있다. 고등학교, 대학교에 창업특강 강사로 강단에 서기도 하고 지역의 다양한 행사에 초대돼 많은 시민들과 함께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 모든 일들이 불과 2년 전까지만해도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삶인 것이다.

나는 아직도 가끔 예전 직장 동료들과 만난다. 그들은 내가 해나가는 일들을 보며 마냥 신기해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항상 그들에게 이야기 한다. '당신도 할 수 있다'고. 중요한 것은 '결단하고 실행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하지만 항상 돌아오는 답변은 '난 안돼'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나 역시 그랬다. 달콤한 '월급'의 매력에 빠져 내 시간과 맞바꾸고 살고 있었다.

물론 안정적인 직장생활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일 같이 똑 같은 삶에 지루해하며 자신의 꿈을 못이룬것에 대한 아쉬움이 평생 나를 따라다닐 것 같다면, 지금이 바로 기회일지도 모른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기회는 바로 내일 당신을 찾아올 지도 모르는 일이다.


태그:#가수, #저자, #오늘창업했습니다, #언제나너일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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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콘텐츠 대표 문화기획과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팬이자 히어로 영화 매니아, 자유로운 여행자입니다. <언제나 너일께> <보태준거 있어?> '힙합' 싱글앨범 발매 <오늘 창업했습니다> <나는 고졸사원이다> <갑상선암 투병일기> 저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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