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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에 이어 최근 사드배치까지 남북간의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학생들은 한반도 평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전국 대학생 연합동아리 '대학생 겨레하나'에서 지난 6월 16일부터 7월 13일까지 전국 대학가에서 한반도 평화의식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면접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전국 대학생의 표본은 아니지만 많은 대학생의 여론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많은 대학생이 1:1로 직접 대화하며 설문조사를 진행해 대학생들의 고민을 더 깊게 들어볼 수 있었다. - 기자 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주한미군 배치 결정과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2016.7.14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주한미군 배치 결정과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2016.7.14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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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위협이요? 글쎄요. 그렇게 심각한 것 같지는 않은데, 평화 점수는 한 80점..."
"혹시, 군대는 다녀오셨어요?"
"아! 저 군대 가야해요. 그러고 보니 점수 더 낮게 줘야겠네요. 20점?"

서울지역 대학가에서 만난 남학생과의 대화다. 처음에는 "전쟁의 위험성을 피부로 느끼지는 않는다"고 답했던 이 학생은 '군대'이야기가 나오자 평화점수를 다시 평가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한국사회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았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2181명 중 22%는 '전쟁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답했고, 45%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한반도 평화점수 '45.9점'... '0점' 준 학생도

전쟁의 위험성을 낮게 느끼는 것과는 상반되게 한반도의 평화지수를 점수로 매기는 설문에서는 점수를 매우 '짜게' 주는 현상이 나타났다.

"현재 한반도 평화에 점수를 준다면 몇 점 정도로 생각하십니까?"

0점부터 100점까지 매겨달라는 주문에, 대학생들이 준 평균점수는 '45.9점'이었다. '0점'이라고 답한 학생들도 많았다. 0점을 준 임해솔(서강대3) 학생은 "뉴스를 보면 매일같이 북한의 공격이나 군사훈련, 국방비 관련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직 휴전 상태인 나라에서 완전한 평화를 느끼기는 어려운 것 같다"라고 밝혔다.

[설문응답결과 그래프] 한반도 평화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설문응답결과 그래프] 한반도 평화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 겨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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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렇게 낮은 점수를 야기한 요인은 무엇일까? "한반도 평화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학생들은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북한의 군사도발'이라고 답한 학생은 33.2%로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다. 29.9%의 학생들은 '한반도 주변국의 개입과 이해관계'가 걸림돌이 된다고 답했다. 이어 '정전협정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전시상태(17.9%)',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14.6%)'이 대학생들이 꼽은 평화의 걸림돌이었다.

[설문응답결과 그래프]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설문응답결과 그래프]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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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할까?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학생들은 가장 먼저 '남북관계 정상화'를 꼽았다(28.9%) 비슷한 수치로 28.3%의 학생들은 '종전선언을 통한 평화협정 체결'이라고 답했다. 또한 '한반도 주변국의 협조'라는 문항에도 17.2%가 응답, 한반도 문제가 단순히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었다.

"남북관계 개선이 실제 한반도 평화실현에 얼마나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83.4%의 학생들이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매우 큰 영향을 준다'는 학생이 전체 절반가량인 48.6%를 차지했다. '대체로 영향을 준다'고 답한 학생은 34.8%다.

"박근혜 정부 대북 정책, 성과 잘 모르겠다"

[설문응답결과 그래프]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설문응답결과 그래프]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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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총 78.7%의 학생들이 부정적으로 답했다(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29.7%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49%).

설문 면접조사를 진행했던 이승호(광운대2) 학생은 "지금 정부가 펼치고 있는 대북정책들, 예를들어 확성기나 대북제재방침 등의 성과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대학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의 대다수는 그래도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반도가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32.5%의 학생들은 '매우 그렇다', 39.7%의 학생들은 '대체로 그렇다고 답해 총 72.2%의 학생들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통일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사람들은 그 이유로 ▲ 경제, 평화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 (52.8%) ▲ 대북전단살포, 한미군사훈련, 사드 배치 등 군사적 긴장 상황 해소 (23.3%)를 꼽았고, 부정적이라고 답한 학생들은 ▲ 사회적 혼란 야기 (48.4%) ▲ 경제적 부담 (23.1%)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또 대학생들은 대체적으로 '통일이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 평화정착의 긍정적 효과를 준다(74%)'고 생각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 부산, 울산, 대전, 대구, 경북, 경남 등에서 총 2181명의 대학생들이 응답했다.

설문을 기획하고 진행한 서울대학생겨레하나 대표 정우령 학생(경기대3)은 "전국 대학생들의 의견을 다 조사하지 못해 아쉽지만 많은 대학에서 학생들과 직접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의미 있었다고 생각 한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이 한반도 미래를 책임질 세대라고 생각한다, 대학생들의 현재 고민을 바탕으로 앞으로 대학생들의 평화통일에 대한 고민을 나눌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다"는 것이 정우령 학생의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대학생 겨레하나는 전국 대학생들이 모여 '역사, 평화, 통일' 배움과 활동을 하는 동아리입니다. 지역별, 학교별 모임이 있으며 소녀상지킴이, 역사평화기행, 평화통일아카데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태그:#대학생, #통일의식, #설문조사, #평화, #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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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협력 전문단체, 평화와 통일을 위한 시민단체 겨레하나입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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