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CJ E&M은 중국 상하이 중화예술궁에서 'CJ E&M 한중합작영화 라인업 발표회'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CJ E&M 측에서는 향후 진행할 한중합작영화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였다.

한국의 투자배급사가 중국에서 한중합작영화 라인업 공개 행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중국 최대의 영화 행사인 상하이국제영화제(SIFF) 기간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기존의 한국 드라마나 노래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까지도 넓어진 한류의 영향력을 말해주듯 현지의 수십 개 매체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취재 열기 뜨거워 행사장 옮기기도...


특히 조직위 측에서도 이번 행사에 참여하기 원하는 매체가 많아지자 영화제 주회장인 상하이잉청 영화관에서 이번 발표회의 장소인 중화예술궁으로의 셔틀버스를 운영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셔틀버스에서 만난 한 중국 현지기자는 이번 행사에 중국 매체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별에서 온 그대>와 같은 한국 문화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만큼 국부유출이나 문화 산업의 지배력 약화를 우려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주무부서의 광전총국에서도 한류를 비롯한 해외 콘텐츠의 직접 수입에 대한 제한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합작, 제작은 이러한 규제에서 최대한 벗어날 수 있는 길이자 한국의 경험과 중국의 자본력, 인력을 충분히 활용하여 한류 콘텐츠가 중국에 들어오는 새로운 방식이 될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 CJ E&M 측은 국내에서 흥행을 끌었던 영화 <베테랑>(감독 류승완) 및 <장수상회>(감독 강제규)의 중국판 제작 소식, 한중합작영화 <쿵푸로봇>의 제작 소식을 발표했다. 이에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 인기영화가 중국판으로 다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에 큰 흥미를 느끼고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실제로 영화 <베테랑>의 중국판은 중국에서도 연기파의 대가로 불리는 쑨홍레이가 맡을 예정이며, 국내판 <베테랑>의 황정민이 맡은 역할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에 황정민은 쑨홍레이와 함께 이번 발표회에도 참여해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쑨홍레이는 "현재 영화의 국제화 추세가 굉장히 뚜렷하기 때문에 이처럼 한국과 중국이 힘을 합쳐 만드는 영화에 출연하게 된 것을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다른 모든 일을 멈추고 '중국판 베테랑'을 준비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승완 감독은 캐스팅 배경에 대해 "최근 본 형사물 중 영화 <마약전쟁>에서의 쑨홍레이 연기를 매우 인상 깊게 봤다, 황정민이 없었다면 <베테랑>이 탄생할 수 없었는데, 쑨홍레이가 보여줄 형사 연기가 벌써 기대된다"며 "광활한 중국에서 벌어질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어떻게 영화로 만들어질지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정민은 자신의 연기관에 관련된 질문에 "영화를 선택할 때 내가 어떤 역할인지 보다는 영화가 어떤 이야기인 지가 나에겐 더 중요하다. 관객과 의미 있는 소통을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역할이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밝혀 시선을 끌었다.

강제징용의 역사, 영화로 잘 풀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끌었던 소식은 단연 오는 17일 크랭크인을 앞둔 영화 <군함도>의 한중 동시 개봉 소식이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섬 '군함도'에 강제징용된 조선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군함도>는 촬영이 체 시작하기도 전부터 중국 현지의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송중기를 비롯해 황정민, 소지섭 등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저명도가 높은 배우를 전면에 캐스팅한 점과 영화 <베테랑>의 국내 1341만 명 관중으로 흥행성을 인정받은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인 점은 중국에서도 크게 회자하고 있다.

이에 류승완 감독은 인터뷰에서 "영화 <군함도>는 민족주의 정서에 기대기보다는 보편적 인류애를 바탕으로 기획된 영화이며 한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서구인의 역사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영화 촬영의 취지를 설명하였다.

이 행사를 주최한 정태성 CJ E&M 영화사업부문 대표는 "궁극적으로 CJ E&M의 한중합작영화 사업의 목표는 단순히 한국과 중국에서의 흥행이 아니다. 다양한 역사적 경험과 아시아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양국 영화 산업의 장점이 잘 결합하면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아이템이 무궁무진하게 나올 수 있다"며 "CJ E&M은 한국의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을 꾸준히 제공함과 동시에 한중 문화 교류의 선봉장 역할을 앞으로도 지속해서 수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