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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학 전문의와의 점심식사'는 대화의 형태를 빌려 보다 알기 쉽게 암 예방 및 통계에 대한 지식과 갑상선·유방·대장·간 등 각각의 암 종에 대해 알아보는 연재입니다. 한 신문사의 의학·건강기자이자 암 환자 보호자이기도 한 K기자와 한 종합병원 의사 Q의 대화로 구성해봤습니다. - 기자 말

K : "선생님, 안녕하세요!"
Q : "네, 안녕하세요."
K : "연휴는 즐겁게 보내셨나요?"
Q : "네, 날씨도 참 좋고, 나들이하기에 좋은 연휴였어요. 시내 여기저기에 여가를 즐기러 나온 분들이 아주 많더군요. K씨도 어디 좀 다녀오셨나요?"

K : "저는 그냥 멀리 안가고 청계천공원 다녀왔어요. 밤에 갔는데, 사람도 생각보다 많지 않고 조명을 너무 예쁘게 해놔서 정말 좋더라구요. 바람도 시원하고요."
Q : "좋으셨겠네요. 자, 이제 밝은 주제는 잠시 접어두고 본래 오늘 해야할 이야기를 시작해야지요?"
K : "네, 그래야지요. 그러면 선생님, 오늘은 폐암의 증상에 대해서 먼저 여쭈어볼게요."

폐암의 증상

Q : "폐암의 증상이요?"
K : "네, 선생님.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보면, 폐암을 앓는 것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기침을 하거나 기침하면서 피를 토하잖아요. 기침하다가 피를 토하면 폐암의 증상이라고 볼 수 있나요?"
Q : "그 질문을 하시니, 과거에 모 모털사이트에서 질문 대답을 해주던 기억이 납니다.
기침을 하다가 피가 나왔는데, 자기가 폐암이냐고 묻는 질문이 많았어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사실 흡연자가 아니고 나이가 젊은 경우 (대부분 웹 포털사이트에서 질문을 하는 사람은 젊은 층이 많으므로) 기침하면서 피가 난다고 폐암일 가능성은 높지 않지요. 그냥 기침만 심하게 해도 약간 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봅시다. 지금 검색사이트에서 '폐암 증상' 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면, 폐암의 증상으로는 기침, 객혈,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이 있을 수 있다고 하네요. 이런 증상들이 있을 경우 폐암을 의심할 수도 있지만, 이런 증상들이 없이도 폐암이 발병할 수 있습니다."

K : "증상이 없는데 어떻게 암이 생길 수 있는 것인가요?"
Q : "그림을 하나 첨부해볼게요. 우리가 숨을 들이마실 때, 코나 입으로 통과한 공기는 '기관지' 라는 주로 연골로 구성된 관을 통과해서, 풍선처럼 말랑말랑하고 탄성이 있는 양쪽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되지요. 바로 이 주머니가 폐입니다.

여기서 만약 암이 1, 2, 3번 각각의 위치에 생겼다고 가정하고, 암의 크기가 저 붉은 도형의 크기와 비례한다고 가정합니다. 2번의 경우에는, 기관지 주변에 발생해서 더 커질 경우 기관지를 침범할 수 있습니다. 기관지는, 마치 우리가 먼지를 마시게 되면 속이 간지럽고 기침이 나오는 것처럼 예민한 기관입니다. 따라서 기침을 유발할 수 있고, 종양이 기관지를 침범한 자리에서 피가 나와 심한 경우 피도 나올 수 있겠지요. 만약 종양이 기관지를 좁게 만든다면 쌕쌕거리는 소리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3번의 경우에는 폐 바깥쪽에 위치해서 흉막을 침범했습니다. 폐 자체는 통증을 느끼지 않지만, 흉막은 통증을 느끼고 호흡시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작용을 하므로 자극이 되어 통증이 생깁니다. 그래서 가슴통증이 생길 수 있지요.

1번의 경우에는 한편, 크기가 가장 크지만 기관지나 흉막등에 접하지 않고 실질 내부에만 있어 증상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검진을 하지 않으면, 병이 있는 것을 알아내기 어렵지요."

K : "아, 그렇군요. 증상이 있을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잘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까 이해가 잘 가네요 선생님."

폐암의 치료

K : "선생님, 그럼 다음으로는 폐암의 치료법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Q : "폐암의 주된 치료방법으로는 수술, 방사선, 항암제의 세가지 종류가 있고 이 세 가지가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합니다. 초기에는 다른 암과 비슷하게, 완치를 목표로 하는 수술을 시행한 뒤 경우에 따라 항암제나 방사선치료를 추가하기도 하지요.

중기암에서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제를 상황에 따라 사용합니다. 중기암이라 하는 것은, 아직 혈액을 타고 전신적으로 암세포가 전이되지는 않았지만 임파절에 전이가 있거나 종양이 크거나 침범을 많이 해서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말기, 혹은 4기암에서는 암이 전신적으로 퍼져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어 항암제를 사용하여 수명을 연장하고 증상을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K : "네. 선생님, 그런데 폐암에는 '비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 이라는 두 종류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소세포폐암' 이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Q : "소세포폐암은 폐에서 기원한 악성종양 중 세포 모양과 암의 성질에 따라 특정 군을 묶은 것인데, 전체 폐암의 20%정도 되고 비흡연자에서는 매우 드뭅니다.

이 종류의 암은 진행되는 속도가 빨라서,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속도가 빨라 수술보다는 방사선과 항암제가 주된 치료법이 됩니다. 비소세포 폐암과 비교해서는 병의 진행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재발을 잘 하고 경과가 좋지 않은 편입니다."

K : "알겠습니다. 선생님, 그런데 폐암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이나, 좋은 음식 같은 것이 있나요?"
Q : "야채나 과일을 풍부히 섭취하는 경우, 예방에 약간 도움이 된다는 보고들이 발표된 바가 있긴 한데요. 사실 야채나 과일을 즐겨 먹는 습관은 대부분의 암에 좋은 것이고, 폐암의 경우에는 (결국 또 얘기하게 되지만) 흡연이 제일 중요한 인자입니다.

과일이나 야채를 즐겨먹는 습관이 연구에서 유의하다고 해봤자 10~30%정도 발병률을 감소시키지만, 흡연은 2000~3000% 입니다. 비교가 안되지요. 솔직히 담배 안 끊으면서 폐암에 좋은 음식이 없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제일 답답합니다."

K : "네, 그렇군요. 결국 오늘도 '금연' 의 중요성을 빠뜨리지 않고 얘기하고 넘어가시네요."
Q : "네. 저도 이야기하면서 참 지겹긴 한데, 얘기를 하다보면 빼먹지 않을수가 없네요. (웃음)"

하루 한 갑씩 30년을 피웠다면... CT를 이용하라, 꼭

K : "선생님, 오늘도 긴 시간 감사했습니다. 폐암에 대해서 예방부터 치료까지,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네요."
Q : "네, 아무쪼록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금연에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길거리 흡연이 없어지기를 또한 바랍니다."

K : "동의합니다. 그리고 금연이 가장 중요한 주제고요. 검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요약해주실 수 있을까요?"
Q : "네.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국가암정보센터의 검진 권고안인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경우 CT를 이용한 검진', 꼭 추천드리고요. 이런 분들은 위험률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성공하여야 합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들의 건강검진은 사실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흉부X-ray 사진 같은 것은 방사선노출에 대한 위험이 그렇게 높지 않으니 너무 부담갖지 않으셔도 되지만, 위험이 높지 않은 분들이 검진용 CT를 많이 찍는 것은 각자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무엇보다 금연을 하시고 간접흡연도 가급적 피하시면서, 앞서의 기사에서 이야기했던 요리시의 환기(특히 기름을 많이 쓰고 고기나 생선 등 단백질 식품을 고온 조리할 때가 더욱 중요), 그리고 야채나 과일을 즐겨드시고 건강한 생활을 잘 유지하신다면 폐암으로부터 훨씬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K :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태그:#폐암, #종양학전문의, #점심식사,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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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고통을 수용하지만, 문제는 외면하면 더 커져서 우리를 덮친다. 길거리흡연은 언제쯤 사라질까? 죄의식이 없는 잘못이 가장 큰 잘못이다.

공연소식, 문화계 동향, 서평, 영화 이야기 등 문화 위주 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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