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팬연합밴드의 야외콘서트

신해철 팬연합밴드의 야외콘서트 ⓒ 이세진


지난 1일 오후, 북서울꿈의숲 창포원 야외무대에서는 신해철 공식 팬클럽 철기군(바로가기)이 주최한 신해철 1주기 야외콘서트 '언플러그 유어셀프(Unplug yourself)'가 열렸다. 신해철 팬들로 구성된 팬 연합밴드 '리부트 아우어셀브즈(Reboot Ourselves)'는 신해철의 명곡들을 언플러그 라이브로 들려주었다. 지난 2010년 연말 넥스트의 언플러그드 콘서트를 다녀온 팬들이라면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을 법한 재기 넘치는 공연이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많은 팬과 시민들이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발표된 지 20년이 훌쩍 넘어버린 곡들이 흘러나와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행복해하는 모습이 새삼 인상 깊었고, 또 그래서인지 작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그가 더더욱 안타까워졌다. 작년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려던 그가 앞으로 수십 년은 우리 곁에서 더 다양하고 깊은 음악들을 들려줄 수 있었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념벤치에 새겨질 예정인 노랫말
흙먼지 자욱한 찻길을 건너 숨 가쁘게 언덕길을 올라가면
단추공장이 보이는 아카시아 나무 그늘 아래에 너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멍가게 옆 복개천 공사장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의 전부였던 시절
뿌연 매연 사이로 보이는 세상을 우리는 가슴 두근거리며 동경했었다.
이제 타협과 길들여짐에 대한 약속을 통행세로 내고
나는 세계의 문을 지나왔다.
그리고 너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문의 저편.
내 유년의 끝 저편에 남아 있다.

- N.EX.T, 세계의 문(The Return Of N·EX·T Part II The World)

올 연말 팬들이 만든 '신해철 기념벤치' 공개될 예정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까지 계속된 공연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까지 계속된 공연 ⓒ 이세진


이날 공연은 신해철의 1주기(10월 27일)를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마련된 공연이지만, 올 연말 공개되는 신해철 기념벤치를 알리기 위해서 마련된 자리이기도 했다. 신해철 팬클럽 철기군은 그가 유년시절을 보냈던 지역인 북서울꿈의숲에 벤치를 건립하기 위해 펀딩(바로가기)을 진행하고 있다. 벤치 기획은 물론 제작까지 모두 팬들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신해철 기념벤치는 이번 공연이 펼쳐진 북서울꿈의숲에 건립되며, 신해철이 '그대에게'로 대학가요제 대상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데뷔를 했던, 12월 24일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다.

 추운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추운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 이세진


신해철 팬 연합밴드는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그의 명곡들을 노래했다.

어떤 팬들은 넥스트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크게 노래를 따라 부르고, 방방 뛰면서 함께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한편에는 눈물을 훔치는 팬도 있었다. 또 어떤 팬은 무대 위에서 그의 노래를 직접 부르고 연주하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그를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워하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세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sejin90.tistory.com)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신해철 1주기 기념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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