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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성애 경남도의원.
 새누리당 이성애 경남도의원.
ⓒ 경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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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호소 문자를 보낸 학부모에게 "문자 할 돈으로 아이 급식비 내라"는 답변을 보내 논란이 되고 있는 이성애 새누리당 경남도의원(비례)이 문자메시지 공개 이후 3일이 지난 현재(6일)까지도 해당 학부모에게 직접 사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언론을 통해서는 사과의 뜻을 표현한 바 있다.

경남 양산에 살며 두 자녀(초등 2년, 3년)를 둔 한 학부모는 이성애 의원에게 3월 30일부터 4월 2일 사이 모두 6개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이 의원은 "문자 남발하는 돈으로 아이 기죽이지 말고 급식비 당당하게 내세요, 어릴 때부터 공짜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게 현명한 건지 한번쯤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떤지"라는 답변을 보냈다.

이성애 의원이 학부모에게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은 지난 3일 저녁 <오마이뉴스>가 단독보도하면서 알려졌다.(관련기사 : 경남도의원, 학부모 문자에 "그 돈으로 급식비 내라") 이후 많은 후속보도가 이어졌고, 한때 이 의원의 이름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양산에 사는 한 학부모가 무상급식 정상화를 호소하며 새누리당 이성애 경남도의원한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받은 답변이다.
 양산에 사는 한 학부모가 무상급식 정상화를 호소하며 새누리당 이성애 경남도의원한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받은 답변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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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학부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외벌이로 빠듯한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 급식비 내며 키웠기에 저는 이해할 수가 없네요"라고 했다. 그런데 이 의원이 밝힌 '외벌이'라는 표현을 둘러싸고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성애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경남도의원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되었다. 남해 출신인 그는 박희태 전 의원의 국회의원 재임 당시 옛 민자당 남해하동지구당 여성부장을 지냈고, 새누리당 경남도당 여성부장을 지냈다. 당시 여성부장은 모두 유급이었다.

보도 후, '이 의원은 외벌이가 아니다'라는 제보가 들어와 확인한 결과, 이 의원의 남편은 공기업의 차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이 의원의 '외벌이' 표현에 대해, 이 의원의 남편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집사람(이 의원)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성애 의원은 "아이를 키울 때는 제가 직장생활을 하지 않았고, 남편이 혼자 벌었기에 '외벌이'라고 한 것이다"라며 "남해하동지구당 여성부장은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였고, 새누리당 경남도당 여성부장은 1년만 했으며, 그때는 아이가 도시락 싸서 다닐 때였다"라고 말했다.

6일 오전 인터뷰 기사 나오면서 논란 더 커져

이성애 의원의 발언은 6일 또다시 논란이 되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관련 기사 : 무상급식 문자 논란 도의원 "순수한 학부모가 아니라고 생각")

이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오마이뉴스>에서 보도하면서) 앞뒤 다 잘라버리고 그 부분만 캡처했고, 그분도 연달아 6번 문자를 보내왔다"며 "'이분도 또 시작이구나' 싶어 가지고, 순수한 학부모가 아니고, '이분도 또 이런 식으로 해서 또 마지막에 가서는 욕설을 하고 마무리 짓는 그런 분이구나' 싶어가지고 제가 답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터뷰가 나간 뒤 양산지역 학부모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한 학부모는 양산지역 학부모들의 SNS 모임에 올린 글을 통해 "그 인터뷰를 들은 사람들은 마치 이 의원에게 문자를 받은 학부모가 '순수한 학부모'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고, 욕설을 했다고 오해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해당 문자메시지를 보낸 학부모는 6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 의원의 SBS 라디오 인터뷰) 기사를 봤다. 더 화가 난다. 문자를 6개 보낸 것은 맞지만 무상급식이 될 수 있도록 호소하는 내용이었다"며 "초등학교 다니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한 달에 12만~13만 원 정도 나가는 급식비가 만만찮다. 그런데 순수한 학부모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욕설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 친구나 동생도 아니고 감히 도의원한테 어떻게 욕설을 보낼 수 있느냐"며 "처음에는 일이 너무 커지니까 죄송하다는 생각도 들더라. 도의원이 저한테 보낸 문자 때문에 힘들어하는 거 같아 미안했다. 그런데 오늘(6일) 인터뷰 기사를 보니 더 화가 난다. 기사에서는 '사과'라고 했던데 아직 사과 전화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애 "학부모에게 직접 사과하지 않은 것 내 실수"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아이들 밥을 이야기하는데 종북이 웬말이냐, 우리는 엄마다 도지사는 사과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한 학부모가 식판과 주걱을 들고 나왔다.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아이들 밥을 이야기하는데 종북이 웬말이냐, 우리는 엄마다 도지사는 사과하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한 학부모가 식판과 주걱을 들고 나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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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이성애 의원과 6일 오후 어렵게 전화통화를 했다. 기자는 지난 4일부터 이 의원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이날 아침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했던 '순수한 학부모' 발언와 관련해, "그 학부모를 두고 한 말이 아니고 다른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람을 두고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또 이 의원이 '(<오마이뉴스>가) 6개의 문자메시지 중에서 2개만 캡처한 게 문제'라고 한 것과 관련, 기자는 "다른 좋은 말도 했겠지만 '공짜' 등의 언급에서 학부모가 마음이 아팠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이해한다, 그래서 입을 다물고 있다"고 말했다.

SBS 라디오 인터뷰에 대해, 그는 "엉겁결에 인터뷰한다고 대답했는데 후회한다"며 "그 뒤에 기자들의 전화가 오거나 문자가 와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잠잠해질 때가 되었는데 건드려서 더 이상 머리 아프기 싫다"고 덧붙였다.

이성애 의원은 또한 "<오마이뉴스>가 발단이고, 그 뒤에 <연합뉴스>가 쓰고 하면서 (문자메시지 논란이) 퍼졌다"는 말도 했다. 이에 기자가 "<오마이뉴스>가 발단이 아니라 이 의원께서 그런 문자를 보낸 게 발단"이라고 하자, 이 의원은 "이 정도 선에서 마무리 짓자"고 말했다.

지난 3일 저녁,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의원은 '그 분(해당 학부모)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6일 현재까지 해당 학부모에게 직접 사과를 하지 않은 상황.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학부모에게 전화를 하지 않은 것은) 내 실수였다"고 말하면서, 기자에게 해당 학부모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태그:#무상급식, #이성애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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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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