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열린 넥스트 유나이티드 콘서트의 포스터

지난 27일 열린 넥스트 유나이티드 콘서트의 포스터 ⓒ KCA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여전히 믿기지는 않고.(중략) 왜 벌써 이런 것들을 추억해야 하는지...이젠 정말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평화롭게 하얀 날개 펼쳐요.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서 정말 미안해."(홍경민과 'Komerican Blues(코메리칸 블루스)'를 부르기 전, 김진표의 자작랩 중)

 

신해철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된 이들이 모였다. 2014년 연말을 맞아 고인이 준비하려고 했던 무대는 그와 뜻을 함께한 이들을 통해 재현됐다. 넥스트의 원년 멤버부터 함께 음악을 해온 선후배 가수들, 신해철의 아내 윤원희씨와 두 아이들, 여기에 오랜 시간 이들의 노래에 열광했던 관객까지 모두 있었지만 단 한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고 신해철이었다.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넥스트의 < 2014 N.EX.T Utd.(넥스트 유나이티드) 콘서트 '민물장어의 꿈'>이 열렸다. 김세황, 김영석, 이수용, 지현수가 1팀으로, 데빈과 쌩, 쭈니, 김동혁이 2팀으로 나뉘어 가수들과 각각 호흡을 맞췄다. 3팀 정기송과 노종헌, 제이드, 신지, 김구호는 보컬 이현섭과 함께했다.

 

'SBS가요대전' 넥스트, 고 신해철을 위해 그룹 넥스트가 2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 SBS 가요대전 포토월 >에서 포즈를 취하며 손인사를 하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 SBS 가요대전 >에 참석한 밴드 넥스트 ⓒ 이정민


 

세 밴드, 신해철 외 10명의 보컬과 넥스트를 노래하다

 

신해철의 목소리가 담긴 '세계의 문' 'The World We Made(더 월드 위 메이드)'에 이어 무대에 등장한 이는 신성우였다. 신성우는 "(신)해철이가 없지만 있다고 생각하자"면서 관객과 'Lazenca, Save Us(라젠카, 세이브 어스)'를 열창했다. 엠씨더맥스 이수는 'The Dreamer(더 드리머)', 홍경민은 'Money(머니)를 각각 불렀다. 아울러 홍경민은 김진표와 'Komerican Blues'를 선보이기도 했다.

 

2팀의 첫 곡도 신해철이 불렀다. '사탄의 신부' 'Anarky In The Net(아나키 인 더 넷)'에 이어 김원준이 'Growing Up(그로잉 업)'의 무대를 꾸몄다. 에메랄드캐슬 지우는 '먼 훗날 언젠가'로, K2 김성면은 '이중 인격자' 'The Power(더 파워)'로, 변재원은 '인형의 기사'로, 크래쉬 안흥찬은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로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여러 가수들이 신해철의 노래를 나눠부른 1, 2팀의 무대와 달리, 3팀의 무대는 신해철과 넥스트의 트윈 보컬인 이현섭의 목소리로 함께 꾸며졌다. 이현섭은 '해에게서 소년에게' 'Here, I Stand For You(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 '단 하나의 약속' '일상으로의 초대' '재즈카페' 'Hope(호프)' '그대에게' 등 넥스트의 히트곡을 소화했다.

 

 가수 신해철은 지난 10월 27일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오는 27일에는 넥스트 유나이티드의 2014 연말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고 신해철 ⓒ KCA엔터테인먼트


 

"웃고 떠들고 뛰고 울고"...고 신해철을 그리워하는 방법

 

관객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팔짱을 낀 20대 연인,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온 30대 부부, 붉은 야광봉을 든 50대 여성까지 각기 다른 세대와 성별의 관객들은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며 넥스트의 노래를 부르고, 고 신해철을 그리워했다. 이런 관객들에게 이현섭은 "이곳에 오신 분들이 많이 고민했겠지만, 나 또한 수없이 많이 고민했다"면서 "마음껏 웃고 떠들고 뛰고 울다 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현섭의 말처럼 관객들은 때론 목청껏 노래를 따라부르고, 방방 뛰다가도 이내 무대 뒤편 스크린에 등장하는 신해철의 생전 모습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히곤 했다. 슬픔에 허전함까지 더해졌으리라. 이현섭 또한 '일상으로의 초대'를 부르다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 다른 무엇으로 대신하기에는 그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컸다. 무대에 오르지 않고 영상에만 등장하는 신해철의 모습은 낯설기까지 했다.   

 

한편 공연장 앞에서는 고 신해철의 팬클럽 철기군의 주도로 '신해철법(의료사고피해구제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도 진행됐다. '신해철법'이란 의료사고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으로, 신청인이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의료기관의 동의와 상관없이 강제로 조정 절차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2014.12.28 12:39 ⓒ 2014 OhmyNews
신해철 넥스트 민물장어의 꿈 넥스트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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