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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촌의 아침
▲ 문경 여행 금동촌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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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흘산 입구에서
▲ 문경 여행 주흘산 입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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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과곡마을 숙소 금동촌에서 뜨끈뜨끈하게 단잠을 자고 일어났다. 등이 뜨뜻해서 이불을 걷고 일어나기가 싫은 몸을 일깨워 오전 7시 30분께에 아침을 먹고 산행지로 출발하기 위해 배낭을 꾸려 식당으로 향했다. 눈으로 뒤덮인 아담한 운동장 저 너머로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정갈한 아침. 간단하게 밥을 먹고 버스에 올랐다.

금동촌에서 문경새재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했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뒤덮인 풍경이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갔다. 새재주차장에 도착하자 어느새 9시 30분. 눈이 와서 얼어붙어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레 문경새재 길을 걸었다. '새도 날아 넘기 어렵다고 험한 고개라는 뜻의 새재. 긴 역사 만큼 사연도 많고 한도 많은 길이리라. 마치 문경새재 민요 소리가 귓전에 들릴 듯했다.

주흘산 가는 길
▲ 문경 주흘산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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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아이젠 착용하고
▲ 문경 주흘산 여기서부터 아이젠 착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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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재새 물박달나무
홍두께 방망이로 다 나간다.
홍두깨 방맹이 팔자 좋아
큰애기 손질에 놀아난다.
문경새재 넘어 갈제
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문경새재 민요)

청운의 꿈을 안고 과거를 보기 위해 문경새재를 넘었다던 옛 선비들의 모습을 그려보았지만 아마득하다. 장원급제하여 고향으로 좋은 소식을 듣게 한다는 문경새재, 그러나 애증과 애환 속에 울고 웃었을 고개, 문경새재를 말없이 굽어보는 주흘산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문경새재 1관문인 주흘관을 지나 오른쪽 숲길로 접어들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문경새재 트레킹으로 두루두루 돌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숲길로 접어들었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
▲ 문경 주흘산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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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길에서 만난 대궐샘의 상쾌한 물맛
▲ 문경 주흘산 오름길에서 만난 대궐샘의 상쾌한 물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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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의 진산 주흘산(1106m)은 "백두대간이 소백산(1439m)을 거쳐 죽령(689m)을 만들고 도솔봉(1341m), 황장산(1077m), 문수봉(1162m), 대미산(1115m)을 거쳐 조령산(1026m)을 지나면서 주흘산 사이에 문경새재를 만들어 놓고 있다. 주흘산이 솟아오를 때에 산 밑에 도읍을 정하리라고 생각하고 솟아올라보니 삼각산이 먼저 솟아 있어서 삼각산을 돌아 등지고 앉았다고 한다. 유독 주흘산만이 돌아앉은 이유는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도 있다."(<문경의 명산>중) 문경의 고려시대 때 지명은 기쁜 소식을 듣게 한다는 뜻인 '문희'였다 한다.

얼마쯤 미끄러운 눈길 따라 가다보니 언덕배기에 앉은 여궁폭포휴게소가 나왔다. 여궁폭포휴게소 위에서부터 돌투성이 길이다. 잎을 모두 버린 앙상한 겨울나무들이 가늘게 떨고 서 있고 돌투성이 골짜기 길 200여 미터 정도 가다보니(해발350m) 절벽이 가로막으면서 갈림목에 이르렀다. 왼쪽으로는 혜국사로, 오른쪽은 여궁폭포로 내려섰다가 두 길이 다시 합쳐지고 여기서 오른쪽 길을 따라 가야 계곡을 벗어나 소나무 숲길로 들어서게 된다. 소나무 숲길이 끊기고 다시 낙엽마저 버린 잡목 숲이 이어진다.

정상에서
▲ 문경 주흘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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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제법 가파르게 이어졌다. 올라갈수록 눈은 더 두툼해지고 눈길 밟으며 걷는 산행길이 평소보다 더 힘들 텐데도 누구도 힘들다 하지 않았다. 그저 눈산행이 좋은 모양이다. 계속되는 오름길 눈 위에 발자국 찍으며 된비알길을 오른다. 앙상한 겨울나무들과 흰눈 배경에 함께 한 우리들이 그 배경에 생기를 입힌다.

벅찬 오름길에 만난 대궐터의 대궐샘의 물맛이 상쾌하다. 전하는 말로는 이곳이 공민왕이 행궁을 설치한 대궐터라고 한다. 대궐샘에서 목을 축이고 한숨 돌리고 보니 눈앞에 가파르고 긴 나무계단이 끝도 없을 듯이 이어진다. 새어보진 않았지만 천개 정도 되는 계단이라 한다. 힘들게 계단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오르다 보니 끝이 나왔다.

하산 길
▲ 문경 주흘산 하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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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 주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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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 주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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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상일까, 기대와 달리 두툼하게 쌓인 눈 덮인 능선길이 이어진다. 제법 많은 눈이 쌓였다. 제2관문 갈림길에서 15분 정도 가다보니 정상이다. 하늘이 탁 트이고 주흘산 정상에 도착. 산산이 눈을 덮어쓰고 있다. 겸손한 표석 앞에서 문경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우린 한숨을 돌렸다.

맑은 날이면 주흘산 정상에서는 소백산까지 볼 수 있고 주위의 월악산, 포암산, 운달산, 백화산과 희양산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주흘산은 마치 학이 날개를 펼치기 직전의 모습을 닮았다 한다. 표석 세워진 곳이 학의 머리에 해당 된다나 어쩐다나.

주흘산 정상에서 땀을 식히고 한 숨 돌린 뒤 점심 먹기 적당한 장소로 이동해 컵라면과 함께 간단하게 점심도시락을 먹고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 하산한다. 겨울 해는 짧아 산에 오래 지체할 수도 없다.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 걸어 다시 긴 계단 길 이어지고 여궁폭포에 이어 돌투성이 길을 걸었다. 누구 말대로 '등산을 마치고 해질녘의 새재 길을 걸으며 옛 선인들의 발자취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갈 길이 멀다. 낙오자 없이 모두 함께 호흡을 맞춰 산행을 마쳤다. 감사하다.

 문경 주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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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수첩
12/13(토) 금동촌에서 출발(8:20)-주차장 도착(9:30)-문경새재 1관문(9:25)-주흘산 정상(1:00)-하산(1:10)-점심-하산(1:50)-혜국사(2:50)-여궁휴게소(3:30)-제1관문(3:40)-주차장(3:55)

1. 일시: 2014.12.13(토)
2. 산행: 부산 포도원교회 등산선교회


태그:#문경 주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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