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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약 900만 명이 환경성 질환으로 진료를 받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 위험이 2050년까지 3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환경 문제가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라돈이 치명적인 오염물질로 알려지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라돈은 1급 발암물질로 암석이나 토양에서 자연 발생하는 무색·무취의 방사성 기체다. 냄새도, 색깔도 없어 평소 우리 일상생활에 무방비 노출되지만 감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라돈의 발생 원리, 위험성, 대처 방안 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물환경연구부장을 맡고 있는 전재식 부장(58)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라돈 역사는 45억년 전 지구 형성될 때부터 시작"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전재식 부장은 라돈은 모(母)핵종인 방사능 물질 우라늄에서 붕괴돼 파생된 6번째 생성물질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전재식 부장은 라돈은 모(母)핵종인 방사능 물질 우라늄에서 붕괴돼 파생된 6번째 생성물질이라고 설명했다.
ⓒ 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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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장은 "라돈은 45억년 전 지구가 형성될 때부터 있었다. 라돈의 모(母)핵종인 방사능 물질 우라늄이 핵분열 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지구가 형성될 때부터 우라늄도 있었고, 이것이 핵붕괴하면서 라돈도 만들어진 것"이라며 "라돈은 우라늄에서 붕괴돼 파생된 6번째 생성물질이다. 지구상 또는 자연에 존재하는 물질들 중 안정된 것은 많지 않다. 불안정함을 안정되게 하기 위해 자꾸 변화를 주는 것이다. 이런 원리로 우라늄이 핵분열 하는 것을 '방사성 붕괴'라고 한다. 우라늄으로 시작해 라듐이 생성되고 라듐이 또 붕괴돼 라돈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라돈 역시 우라늄이나 라듐처럼 그 자체로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또 핵분열을 하게 된다. 결국 궁극적으로 더 이상 붕괴되지 않는 납이 된다"고 라돈의 발생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라돈이 유해한 이유에 대해 "라돈은 붕괴하는 과정에서 우라늄, 라듐과 마찬가지로 에너지를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사람 인체에 유해하다. 그 종류에는 알파, 감마, 베타가 있다. 이 중 알파선은 투과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지만 이온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이온화라는 것은 예를 들면 알파선이 물에 닿으면 수소와 산소를 분리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에 비유된다. 라돈에서 방출되는 알파선이 사람의 폐에 들어가면 거기에 있는 수분이나 연한 조직을 건들이면 이온화 되는 것이다. 피부조직을 이온화 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돌연변이가 생길 수도 있고, 폐암을 일으킬 수도 있어 위험한 것"이라며 "그런데 라돈은 다른 물질과 다르게 무색·무미·무취의 기체다보니 위험성이 높아진다. 라돈 입장에서는 상당히 자유롭다.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이동 가능하며, 또한 기체라는 특성 때문에 어디든 쉽게 흡수 될 수 있어 피해를 주기에도 좋다. 또 다른 물질과 화학 반응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헬륨가스 같은 경우도 라돈과 화학반응을 안하므로 우리가 헬륨 가스를 먹고 우스꽝스런 소리를 내도 인체에 해가 없는 것이다. 이렇듯 라돈은 화학반응을 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늘 일정량을 유지하며 우리 주변에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라돈의 유입경로에 대해 "먼저 모(母)핵종인 우라늄이 토양에서 나온다. 토양으로 만들어진 모든 물질에 우라늄을 비롯한 라듐, 라돈도 같이 있다고 봐야 한다. 그 다음으로 그러한 토양으로 만들어진 건축자재들, 토양 위로 흘러 다니는 지하수 등을 꼽을 수 있다"며 "라돈 가스가 물에 잘 녹는 성질이므로 지하수에 접촉되면 재빠르게 녹아 흡수된다. 이들이 흘러서 가정으로 들어가면 라돈 가스는 다시 휘발돼서 기체로 변해 공기 중으로 돌아간다. 온천이나 가정에서 지하수로 된 물로 샤워를 하는 경우 기체의 형태로 사람 인체에 들어가는 등 라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경로로 사람과 접촉하게 되는 것이다. 단, 모든 가정이나 온천이 해당되는 것이 아닌 우라늄이 많이 함유된 곳에서 그럴 수 있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가정에선 환기, 벌어진 틈새 밀봉, 숯 배치 등이 중요"

토양에 함유된 우라늄이 붕괴하면서 발생된 라돈은 땅의 틈새로부터 집안에 유입된다.
 토양에 함유된 우라늄이 붕괴하면서 발생된 라돈은 땅의 틈새로부터 집안에 유입된다.
ⓒ KBS 추적60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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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은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과 토양 등에서 인위적이 아닌,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방사능 기체다.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흡연 다음의 폐암 유발 물질로 꼽혀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됐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4피코큐리(pci/L)의 라돈 농도에서 장기간 노출될 경우 흡연자는 1000명 중 62명, 비흡연자는 1000명 중 7명이 폐암에 걸린다고 한다. 또한 라돈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해마다 2만1000명 정도로 음주운전 사망자 1만7000명 정도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 다수 국가들은 정부차원에서 주택 내 라돈농도 관리기준(미국은 주택보수 필요 조치기준 1㎥당 148Bq)이 마련돼 있다. 미국의 경우 집을 팔 때 '라돈성적서'를 첨부해야 할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기관이나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환경부의 유해물질관리기준에 따라 1㎥당 148베크렐(Bq)을 라돈 권고기준으로 삼고 관리하고 있으나 아직 가정, 공공주택 등에 대한 법적 장치가 정비되지 않았다.

전 부장은 "국내에 아직 가정이나 주택 등에 대한 라돈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것은 아쉽다. 하지만 라돈에 대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계속 노력 중에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단독주택의 경우 토양에서 기체상으로 변화돼 집안으로 유입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창문의 틈새나 갈라진 집의 틈으로 쉽게 들어온다. 특히 겨울철에는 문을 잘 열지 않기 때문에 한번 들어온 라돈은 나가질 못하므로 수치가 상승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환기시켜주는 것이다. 벌어진 틈새를 실리콘 등으로 잘 밀봉해야 한다. 또한 숯도 군데군데 놔주면 좋다. 숯이 가진 활성탄 성질에 라돈이 잘 흡착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숯은 악취기능제거도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좋다"며 가정에서의 라돈 대처방안도 소개했다. 

또 그는 "지하수를 먹었을 때의 라돈은 바로 배출되니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공기 중에 있는 것을 흡입했을 때가 가장 유해하다"고 말했다.

"라돈, 핵연료·지진 예측·오염물질 식별에 활용되기도"

전 부장은 라돈은 인위적인 오염물질이 아닌 자연적으로 생긴 방사능 물질이므로 인간의 힘으로 생성을 막을 수 없다면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전 부장은 라돈은 인위적인 오염물질이 아닌 자연적으로 생긴 방사능 물질이므로 인간의 힘으로 생성을 막을 수 없다면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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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장은 "라돈은 인위적인 오염물질이 아닌 자연적으로 생긴 방사능 물질이다. 인위적이라면 그 근본을 없애면 된다. 하지만 라돈은 아예 없앨 수 없고, 어디든 기체 상태로 우리 주변에 존재하므로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다. 최근 치명적 유해물질, 1급 발암물질 등 안 좋은 점이 언론에 많이 노출됐지만 좋은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라돈을 제외한 방사능에 많이 노출돼 피폭을 받고 있다. 비행기 탈 때, 건강검진 받을 때 찍는 엑스레이, 먹는 음식물 등에도 방사능이 포함돼 있다.  이런 피폭되는 방사선 중에 85%가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방사선이다. 그런데 이 중 50%가 라돈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따라서 이러한 자연방사능 노출은 어쩔 수 없으므로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실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전재식 부장 약력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부장 / 공학박사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사 임용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물환경연구부장
폐기물처리기술사, 대기관리기술사, 수질환경기사 자격취득

전 부장은 라돈의 이면에 있는 장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라돈의 좋은 점은 모(母)핵종인 우라늄을 일종의 에너지원인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석유나 천연가스에도 라돈가스가 많다보니 이들을 시추할 때 라돈을 이용하곤 했다. 또한 지진을 예측하는데도 유용하다. 실제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 지진이 나기 전 라돈 계측기를 이용해 지진을 예측 한 사실 등을 일본 학자가 논문에서 밝히기도 했다"며 "또한 라돈은 화학 반응을 하지 않는 비활성기체의 특성을 가져 액체 속 오염물질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악하는 추적자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서도 미량의 라돈가스가 구름 기단에 도달하면 구름의 움직임도 알 수 있다. 이렇듯 유용한 점들도 있으므로 긍정적인 면을 이끌어 개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신정아(jungah63@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라돈, #서울시 , #보건환경연구원, #전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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