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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34주년 민주대성회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꽃그림 영정을 든 광주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
▲ 광주 금남로에 놓인 '세월호 꽃영정' 17일 저녁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34주년 민주대성회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꽃그림 영정을 든 광주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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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34주년 민주대성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오월 영령의 명복을 빌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광주 금남로 환하게 밝힌 촛불 17일 저녁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34주년 민주대성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오월 영령의 명복을 빌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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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미안해, 얘들아 사랑해, 얘들아 가만 있지 않을게."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1980년 5·18민중항쟁의 현장인 금남로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17일 저녁 옛 전남도청 앞 금남로에서 5·18전야제를 대신해 '임을 위한 행진곡 사수,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5·18정신 계승을 위한 민주대성회'가 열렸다.

무대에 오른 꽃영정 "꽃으로 피어나라"... 눈시울 붉힌 <거위의 꿈>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기념식 제창을 거부해, '5·18민중항쟁 34주년기념행사위원회'는 이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해마다 열리던 5·18전야제를 취소했다. 이를 대신해 70여 개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문화·종교·노동단체·진보당 등이 모여 민주대성회를 추진했다.

주최 측 추산 시민 4000여 명(경찰 추산 2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민주대성회에서는 고교생·합창단·윤진철 명창·가수 김원중 등의 공연을 통해 세월호 참사와 5·18 희생자를 추모했다.

17일 저녁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34주년 민주대성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오월 영령의 명복을 비는 추모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 5.18 전야제 대신 열린 '민주대성회' 17일 저녁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34주년 민주대성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오월 영령의 명복을 비는 추모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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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 5.18 민중항쟁 34주년 민주대성회가 열린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꽃그림 영정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노란 종이배'가 내걸렸다.
▲ "대통령 바꾸라"는 노란 종이배 17일 저녁 5.18 민중항쟁 34주년 민주대성회가 열린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꽃그림 영정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노란 종이배'가 내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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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대성회를 시작하기 전, 꽃으로 형상화 한 세월호 희생자 304명의 '꽃영정'이 시민들에 의해 차례로 놓였다. 광주민미협이 고교생 304명과 1주일 동안 공동작업한 꽃영정은 어린이·학생·시민들에 의해 옮겨졌다.

꽃영정이 하나둘 특설무대에 놓이는 모습,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영상, 공연을 보며 시민들은 흐느껴 울거나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가수가 꿈이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생을 기리기 위해, 전남 한빛고 학생들이 <거위의 꿈>을 부르자 눈물을 흘리는 학생과 시민들이 많았다.

한빛고 학생들은 "더 이상은 가만 있으라는 말을 듣지 않겠다"라며 "정부의 진정성 없는 사과를 믿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들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의 위한, 국민에 의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정부·정치권을 질타했다.

"우리는 물러나는 대통령 원한다"... 주먹 불끈 쥔 <임을 위한 행진곡>

민주대성회에서는 '호남 5대 종단 모임' 소속 종교인들이 "우린 너무 많이 울었다, 우린 너무 원통하다, 우린 너무 목마르다"라며 "부패하고 살인을 방조한 박근혜는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호남 5대 종단 모임'은 이우원 천도교 선도사가 대표로 낭독한 입장문을 통해 "우리들 왼편 가슴에 아직도 달고 있는 노란 리본은 마지막 까지 구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그러나 (노란 리본 대신)검은 리본으로 바꿔 다는 순간부터 (박근혜 대통령)퇴진이 아니라 타도로 살아갈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종단 모임은 "1980년 민주주의와 대동 세상을 꿈꾸며 피 뿌렸던 역사가 이토록 무참히 산산조각 나버린 일에 숨이 턱 막힌다"라며 "우리는 비겁한 권력을 행사하는 자가 아니라 무한 책임을 지는 대통령을, 살인 방조·책임 전가하며 대리희생을 찾아 뒤집어씌우는 이가 아니라 물러는 대통령을 원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저녁 5.18 민중항쟁 34주년 민주대성회가 열린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꽃그림 영정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근조 대한민국' 상여가 놓여 있다.
▲ 광주 금남로에 놓인 '근조 대한민국' 상여 17일 저녁 5.18 민중항쟁 34주년 민주대성회가 열린 광주시 동구 금남로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꽃그림 영정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근조 대한민국' 상여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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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성회에서는 80년 5월 민중항쟁 희생자를 기리고 5월 정신 계승을 위한 공연도 이어졌다.

공연단이 무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자, 시민들은 주먹을 불끈 쥐거나 손에 든 촛불을 치켜들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주먹을 불끈 쥐고 노래를 함께 부른 50대의 한 시민은 "왜 정부는 기념식에서 이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5월을 상징하는 노래가 다른 것이 뭐 있느냐, 당연히 그날을 생각하면서 금남로에서 불러야지"라고 말했다.

이날 전야제를 대신한 민주 대성회를 지켜본 김성훈(44)씨는 "전야제가 취소 됐다기 보다는 이런 전야제가 진짜 5·18전야제 아니냐"라며 "몇해 전부터는 사실 구경거리 보러 오는 느낌으로 전야제에 왔는데 오늘은 시민사회단체가 스스로 준비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마음을 나누는 실질적인 전야제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월 학살과 세월호 참사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우리 사회 문제와 정부·정치권을 비판하는 광장이 필요한데 5·18전야제가 그래야하고, 오늘 민주 대성회가 그렇다"라고 덧붙였다.


태그:#광주 민주대성회, #5·18전야제,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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