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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아래 KEI)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는 지난 10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서울 중구 소재)에서 'IPCC WGⅡ 5차보고서 승인에 따른 관계기관 포럼'을 열었다.

환경부가 주최하고, KEI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와 국립환경과학원이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기후변화적응대책을 수립하거나 이행 중인 중앙부처, 지자체 및 관련 연구기관 등에서 130여 명이 참석했다.

최근 기후변화 적응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IPCC WGⅡ 5차보고서 승인에 따른 관계기관 포럼’이 지난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최근 기후변화 적응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IPCC WGⅡ 5차보고서 승인에 따른 관계기관 포럼’이 지난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 정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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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포럼은 지난달 31일 승인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 WGⅡ(제2실무자그룹) 5차보고서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부문별 기후변화 영향, 취약성 및 적응 현실을 진단하고 이에 따른 정책 추진방향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한편 이번에 승인된 5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20세기 말보다 2℃ 이상 상승할 경우 2030년부터 식량생산량 감소, 육상 및 담수종의 멸종위험 증가, 연안 홍수로 인한 토지 유실 등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위험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 총 손실액이 소득의 0.2~2%에 달할 수 있다고 평가됐으며, 특히 미래 위험관리와 회복력 강화를 위한 적응 정책의 추진과 정치·사회·기술적 시스템 전환이 강조됐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인류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 줄 환경 문제에 대해 전 세계가 고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기후변화’라고 말했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인류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 줄 환경 문제에 대해 전 세계가 고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기후변화’라고 말했다.
ⓒ KE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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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관계자는 "이번 포럼이 기후변화 적응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인식을 높이는 한편 정책 관계기관 간의 소통을 강화해 국가 차원의 적응역량을 한 단계 높이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환경부 정연만 차관은 인사말을 통해 "올 봄은 꽃이 동시에 펴 보기에는 참 좋았다. 일사 조건에 따라 조금씩 다를 뿐이지 이제는 순서 없이 피어나는 상황이다. 한 번에 감상하기는 좋을지 몰라도 생태계 측면에서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특히 기후변화에는 우리가 피부로 느끼기 전까지는 무딘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인류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다 줄 환경 문제에 대해 전 세계가 고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바로 '기후변화'"라고 말했다.

이병욱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병욱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KE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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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발표에 나선 이병욱 KEI 원장은 "각 분야에서 고민하고 있는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 되는 전문가 분들이 다수 참석한 만큼 많은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엔 기후변화 적응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는 분위기"라며 "2009년 7월, KEI 내에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가 설립됐다. 5년 가까이 여러 가지 국가 대책도 수립하고 지자체 세부이행 계획도 만들었다. 주로 정책적 차원에서 업무를 수행해왔다. 무엇보다도 기후변화 적응 분야는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38차 IPCC 총회 키워드는 '기후변화 리스크'

IPCC 관계기관 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IPCC 관계기관 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E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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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럼 1부 세션에서는 ▲제38차 IPCC 총회 결과보고(환경부 서해엽 사무관) ▲IPCC WGⅡ 5차보고서 주요내용(국립환경과학원 송창근 과장) 등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환경부 서해엽 사무관은 "38차 IPCC 총회 및 WGⅡ 5차보고서에서 논의된 키워드는 '기후변화 리스크'였다. 그간 기후변화 영향 및 취약성 중심에서 리스크 관리 중심의 적응으로 정책방향이 변화돼야 함을 시사했다"며 "리스크는 위험(hazard), 노출, 취약성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며 사회 및 경제 체계와 기후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중심요소다. 따라서 적응 정책의 핵심은 리스크의 관리이자 감소다. 11개 부문별, 8개 지역별 주요 리스크는 물론 특히 아시아 지역의 홍수 리스크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온난화 수준에 따른 기후변화 리스크 증가의 과학적 제시를 언급하면서 "기후변화 적응에는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 감축정책을 통한 온난화 완화가 뒷받침되어야 성공적인 적응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부 세션에서는 5차보고서에 따른 6개 부문별 대처방안에 대해 각각의 관련 연구기관에서 발표했다. ▲(농업) 국립농업과학원 김명현 박사 ▲(산림) 국립산림과학원 박현 센터장 ▲(수산) 국립수산과학원 서영상 과장 ▲(생태계) 국립 새태원 이중효 팀장 ▲(건강) 질병관리본부 조은희 팀장 ▲(수자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동률 위원 등이 각각 발표자로 나섰다. 다음은 부문별 국내 주요 기후변화 영향 및 전망.

▲(농업) : 기후변화 적응이 없을 경우, 산업화 전보다 약 1℃ 온도 상승으로 열대와 온대지역 주요 작물(밀·벼·옥수수)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전망됨. 적응 유무와 관계없이 평균 작물 수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2050년 이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됨.

▲(산림) : 소나무, 잣나무 등 수목분포 변화(RCP 8.5 시나리오 예측) 및 대형 산사태, 토석류(강우로 인해 토층과 암반경계면 위의 토사가 일시에 무너져 내리는 재해) 발생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임.

▲(해양/수산) : 지난 45년(1968~2012년)간 전 세계 수온 0.38℃(우리나라는 1.17℃) 상승함. 수온 상승률은 연안보다 근해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일부 어종에서는 수온과 어획량간의 상관관계가 관찰됨. 한 예로, 수온이 높았던 1990년대 고등어 어장이 북쪽으로 더욱 확장됨.

▲(생태계) : 지구의 생물과 생태계는 낮은 중간단계의 온난화 시나리오(RCP 2.6~6.0)에서도 취약할 것으로 예상됨. 기후변화 영향으로 육상 및 담수종의 멸종 위협이 증가될 것으로 보임.

▲(건강) : 고온다습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농업, 야외활동 등이 제약될 가능성이 높음.(RCP 8.5 시나리오 예측)

▲(수자원) :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 발생 시기와 패턴이 변화하면서 물순환 특성이 변화함. 물순환 요소와 가뭄·홍수 취약성 평가 등을 통한 물관리 기술 개발 필요성 언급됨.

마지막 패널 토론(좌장:송영일 국가기후변화센터장)에는 ▲서창원 수석연구원(국립생태원) ▲김철호 박사(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우균 교수(고려대) ▲김호 교수(서울대) ▲김영오 교수(서울대) ▲김광수 교수(서울대) 등이 참석했다.

Scott Wightman(스콧 와이트먼) 주한영국대사는 전 세계 평균온도가 4℃ 증가한다는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인류의 건강, 전 세계 식량 안보, 경제 발전에 있어서 사실상 재앙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Scott Wightman(스콧 와이트먼) 주한영국대사는 전 세계 평균온도가 4℃ 증가한다는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인류의 건강, 전 세계 식량 안보, 경제 발전에 있어서 사실상 재앙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 KE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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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Scott Wightman(스콧 와이트먼) 주한영국대사는 "영국도 기후변화가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는 관측 이래 가장 강수량이 많은 겨울을 보냈으며, 특히 잉글랜드 남부지방은 홍수로 인해 약 2조 6000억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기상 재난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최근 파이낸셜 타임즈는 인류가 핵전쟁 문제를 매우 중요시 여기는 것처럼 기후변화도 그런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 이는 기후변화에 있어 즉각적이면서도 진지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온도가 4℃ 증가한다는 전망은 인류의 건강, 전 세계 식량 안보, 경제 발전에 있어 사실상 재앙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때문에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유례없는 협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나라가 함께 행동을 해야 한다.

영국은 2050년까지 1990년도 이산화탄소 배출량 대비 80%를 감축해야 한다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감축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모든 경제영역에서 적어도 40% 이상의 법적 구속력 있는 감축 목표를 가질 것을 지지한다"며 "기후변화는 리스크의 문제다. 하지만 이것은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란 커다란 경제적 기회이기도 하다. 한편 한국 정부가 저탄소와 에너지 효율을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영국 성장정책의 핵심과도 일맥상통한다.

영국의 저탄소 산업은 매년 4% 이상씩 성장하고 있으며 100만에 가까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해 한국과 영국은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두 나라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기후변화 협약에 대한 대중적이고 정치적인 지지를 이뤄내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조할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는 이러한 기회와 리스크 등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정부는 ▲세계최초 기후변화법 제정(2008)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 대비 80% 감축 장기 목표 설정 ▲ETS(배출권거래제도) 최초 시작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enewable Obligation) ▲발전차액계약(Contract for Difference) ▲탄소예산(Carbon budgets) 등 기후변화에 대한 일관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을 지속해왔다.

이처럼 기후변화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전력시장 개편을 통해 저탄소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노후한 발전소들을 저탄소 에너지 기반 시설로 전환해 저탄소 산업을 활성화 시키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이다.

다음은 기후변화와 관련
Scott Wightman(스콧 와이트먼) 주한영국대사와 나눈 일문일답
- 최근 발표된 IPCC 5차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사회 안보, 식량 문제, 경제 분야에 있어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 자명하다. 이렇게 피할 수 없는 결과를 막기 위해 필요한 단계에 맞춰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 정부들이 개발도상국의 정부들과 함께 협력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야심찬 행동으로 이러한 문제를 글로벌화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내년 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회의에서 세계 정부들이 법적 구속력이 있고 야심찬 협약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어떤 행동을 제안할 수 있는지. 
"일단 전문성을 공유해야 하며, 공공의 자금과 민간 비즈니스를 후원하는 것은 물론 기술이전 등을 도와 저탄소 경제로 옮겨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 영국은 기후변화에 대해 어느 정도로 체감하고 있나.
"영국 정부는 기후변화 문제에 굉장한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는 영국 여론이 기후변화를 매우 위협적인 문제로 인식한 결과다. 영국에서는 기후변화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게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방침을 마련했다. 2020년까지 줄이는 1차 목표 추진과 함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80% 감축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전력시장 개편을 통해 민영화된 전력사들이 저탄소로 전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저탄소로 전환을 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 등이 진행되고 있고요."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기후변화, #IPCC 5차 보고서, #IPCC, #K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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