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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대구시장 컷오프에서 탈락한 주성영 전 의원이 28일 오전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무기한 단식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장 컷오프에서 탈락한 주성영 전 의원이 28일 오전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무기한 단식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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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4지방선거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나왔던 주성영 전 국회의원이 새누리당 대구시장 자격심사(컷오프)에서 탈락하자 28일 오전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시민들에게 사죄드린다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주 전 의원은 '무기한 사죄 단식을 시작하며'라는 성명을 통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였지만 여러분의 염원을 실현시켜 드리지 못한 점을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비록 곡기를 끊는다 하더라도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저의 붉은 마음을 드려서 사과합니다"라고 밝혔다.

주 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흰색 한복을 입고 고무신을 신은 채 국채보상공원 달구벌대종 앞에서 '시민여러분 사죄드립니다'고 쓴 팻말을 놓고 단식에 들어갔다. 주 전 의원 앞에는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 책이 한 권 놓여 있었다. 주 전 의원의 부인 박민영씨도 조금 떨어져서 안타까운 모습으로 주 전 의원을 지키고 있었다.

주 전 의원은 단식하는 이유로 이번 선거에서 대구시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불신을 갖고 있다는 점과 정치인들이 욕심만 있고 용기는 부족하다는 점, 경선절차에 승복한다는 점을 들었다. 대구시민이 바라는 변화와 열망을 충족시켜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것이다.

주 전 의원은 또 부인에게 "내가 정치를 하지 못하고 변호사를 한다면 평생 후회하는 인생을 살 것"이라며 "미안하고 힘들지만 이해하고 가족으로서 도와주면 고맙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주 전 의원은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에 대해 "격려를 보내드리고 싶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안보문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만큼, 대권을 바라볼 수 있는 구도를 갖춘 분으로 우리 당에서도 두려운 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성영 새누리당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컷오프에서 탈락한 후 28일 오전부터 대구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주 전 의원은 이날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읽으며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밝혔다.
 주성영 새누리당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컷오프에서 탈락한 후 28일 오전부터 대구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주 전 의원은 이날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읽으며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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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주성영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컷오프에 탈락한 후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이유는 무엇인가?
"경선절차를 거치면서 느낀 것은 저나 서상기 의원, 조원진 의원 모두 지지율이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권영진 전 의원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지지율만 상승했을 뿐이다. 이것은 대구 시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불신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무슨 말을 해도 안 믿는다. 이게 사과하고 반성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정치인들이 욕심만 있고 용기는 없다는 점이다. 100여 일 동안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소란만 끼친 꼴이어서 사죄드린다. 세 번째는 지지자들의 뜻을 받들지 못한 송구스러움을 무기한 단식으로 보여드리고자 한다."

-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것은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한 것 때문이 아닌가?
"경선절차에 승복한다. 경선에서 떨어져 분풀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모습으로 비쳐질까봐 걱정인데 정말 정치인들이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느꼈다. 경선 후보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 컷오프 탈락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이번에 좌절된 것은 민심을 따르지 못한 것 때문이 아니겠느냐. 민심이 없는데 내가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권영진, 이재만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한 것도 대구시민이 바라는 변화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진정으로 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단식에 들어가기 전 부인과 미리 상의했나?
"어제 저녁 11시쯤 집에 들어가서 부인에게 말했더니 '단식 하려면 정치를 하지 말라'고 하더라. 내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내 직업은 변호사가 아닌 정치인이다. 내가 정치를 못하고 변호사만 한다면 평생 후회하는 인생을 살 것 같다. 미안하지만 가족으로서 이해해 줬으면 고맙겠다."

-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가 누가 되든지 도울 생각인가?
"일부 당원들은 내 뜻을 따르겠다고 한다. 하지만 당원들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당연히 후보가 결정되면 선대본부장을 맡든, 위원장을 맡든 나가서 이기도록 도와야 하겠지."

-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인간적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형님으로 알고 지냈다. 우리 부인도 김후보 만나서 팬이라고 인사했다고 들었다. 구 민주당이, 그리고 친노가 안보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약간의 불신을 주었는데 안철수 신당과 합당하면서 우리로서도 두려운 상대다.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나오는 김 후보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믿고 격려를 드리고 싶다."

"오랫만에 김치찌개 끓여놓고 기다렸는데..."
주성영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컷오프에서 탈락한 후 28일 오전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부인 박민영씨가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다.
 주성영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컷오프에서 탈락한 후 28일 오전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부인 박민영씨가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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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영 전 의원의 부인 박민영(성신여대 교수)씨는 주 전 의원이 단식하는 모습을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며 주 전 의원이 지난해 쓴 <창고의 다윗>을 읽고 있었다. 박씨는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는 남편의 말에 "어쩌겠어요? 팔잔데..."라고 말했다.

박씨는 "미리 단식할 줄 알았으면 반찬이라도 더 해서 따뜻한 밥 한 그릇 먹도록 했을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분은 어려운 말 잘 안 한다"며 "잘 하실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씨는 "어제 저녁 9시쯤 들어온다고 했는데 11시가 넘어서 들어왔다"며 "그동안 고생했다고 말하니까 밥을 달라고 하면서 내일부터 단식을 할 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나는 뒤척이다가 잠을 잘 못잤는데 그 양반은 잠은 잘 자더라"며 웃었다.

박씨는 또 "집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아 따라나섰다"고 전했다.



태그:#주성영, #무기한 단식, #6.4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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