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정의 포핸드 스트로크

장수정의 포핸드 스트로크 ⓒ 이충섭


한국여자테니스의 샛별 장수정(양명여고-540위)이 4강 진출에 실패하며 돌풍을 마감했다. 장수정은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KDB코리아오픈 단식 8강전에서 라라 아루아바레나(스페인-113위)에게 0-2(0-6, 4-6)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KDB코리아오픈 주최 측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2승을 거두며 8강에 오른 장수정을 보기 위해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는 5000여 관중이 운집했다. 하지만, 장수정은 첫 세트에서 강력한 스트로크를 구사하는 아루아바레나에게 한 게임도 따지 못하고 0-6으로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이어 2세트에서 장수정은 서브게임을 따내며 1-0으로 출발했지만, 두 번째 서브게임을 내주며 1-2로 역전을 당했다. 이후 장수정은 아루아바레나의 기세에 눌려 1-4까지 스코어가 벌어지자 또다시 싱거운 승부로 경기가 종료되는 듯했다.

장수정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상대의 스타일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아루아바레나의 서브게임까지 빼앗으며 4-5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장수정은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브레이크당하며 4-6으로 패하고 말았다.

비록 장수정의 돌풍은 8강에서 멈췄지만 본선에 오른 선수 중 최연소인 장수정은 8235달러의 상금과 70점의 랭킹포인트를 획득, 다음 주 랭킹 발표 때 350위 안팎으로 200계단가량 뛰어오를 전망이다.

"상대 플레이를 빨리 파악하지 못한 게 패인"

 장수정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쉬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장수정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쉬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 KDB코리아오픈


경기가 끝난 후 장수정은 "상대의 플레이를 빨리 파악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며 "2세트 1-4부터 따라 붙을 때 분명히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놓친 게 아쉽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느낀 점에 대해 "처음에 자코팔로바와 경기를 할 때에는 한 게임이라도 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았는데 막상 붙어보니 종이 한 장 차이 같았다"며 "한 포인트 한 포인트가 정말 중요하고 한 포인트를 통해서 흐름이 바뀌기도 했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은 그런 부분에 대한 경험이 많다, 나도 경험을 많이 쌓다 보면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수정에게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오른 라라 아루아바레나는 톱시드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4위)와 오늘(21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톱시드 라드반스카는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4강에 올랐다

톱시드 라드반스카는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4강에 올랐다 ⓒ 이충섭


 라드반스카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시구하는 모습

라드반스카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시구하는 모습 ⓒ KDB코리아오픈


라드반스카는 베라 두셰비나(러시아-125위)를 2-0(6-2, 6-0)으로 1시간 2분 만에 일축하고 전 경기 무실세트 행진을 이어가며 4강에 안착했다. 경기 후 라드반스카는 잠실야구장으로 이동해 오후 5시에 열린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 경기에 시구자로 나서기도 했다.

시구에 나서기 전에 라드반스카는 야구공을 처음 던져본다며 복도에서 투구폼 연습을 했지만 실제 시구에서는 깨끗한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으면서 야구장을 꽉 매운 관중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현역 최고령 다테는 역전패당해

 사력을 다하는 현역 최고령 (44세) 다테

사력을 다하는 현역 최고령 (44세) 다테 ⓒ 이충섭


한편, 현역 최고령 투어 선수인 다테-크룸 기미코(일본-63위)는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이탈리아-56위)와 2시간 1분의 대접전을 펼쳤지만 1-2(6-4, 4-6, 4-6)로 역전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다테는 스키아보네와의 상대 전적에서 3전 3패, 단 한 세트도 따낸 적이 없었지만 한국 코트에서는 달랐다. 다테가 예상을 깨고 2010년 프랑스오픈 우승, 2011년 프랑스오픈 준우승에 빛나는 스키아보네의 강력한 스트로크를 노련미로 잠재우며 첫 세트를 6-4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세트에 들어 스키아보네는 최고 시속 180km의 강서브를 앞세워 다테를 공략하며 6-4로 승리, 세트스코어를 1-1로 만들었다. 스키아보네는 몇몇 이탈리아 응원단의 성원 속에 힘을 냈고, 매너 좋기로 소문난 다테도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경기는 뜨겁게 달궈졌다.

 이탈리아 국기를 흔들며 스키아보네를 응원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기를 흔들며 스키아보네를 응원하고 있다 ⓒ 이충섭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로 시작된 3세트에도 체력을 앞세운 스키아보네의 강공과 다테의 감각적인 샷이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했지만 결과는 6-4로 스키아보네의 승리였다. 스키아보네는 코리아오픈에 출전한 지 세 번 만에 4강에 진출했다.

스키아보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 관중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는데 한국 팬들에게 어떤 인상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여기 오게 돼서 매우 기쁘다, 이곳의 관중들이 좋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한국 관중들이 어떤 때는 다테-크룸 선수를 응원하고 어떤 때는 나를 응원했는데 여기 사람들은 테니스를 정말 즐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스키아보네는 아나스타샤 파블류첸코바(러시아-33위)와 오늘(21일) 4강전을 치른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스키아보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스키아보네 ⓒ KDB코리아오픈


파블류첸코바는 6-2, 6-2로 이리나-카멜리아 베구(루마니아-118위)를 세트스코어 2-0으로 가볍게 누르고 4강행을 결정지었다. 경기가 끝난 후 파블류첸코바는 "(4강전 상대인) 스키아보네라는 이름만 들어도 피곤해진다, 그녀의 경기스타일을 생각해보면 4강전은 매우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며 "잘 준비해서 내 스타일의 플레이로 승리를 이끌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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