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15&(박지민, 백예린)

가수 15&(박지민, 백예린) ⓒ JYP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15살은 하굣길에 동아리 친구들과 사 먹던 떡볶이와 시험 전날 혹시 들킬세라 숨죽여가며 책장을 넘겨보던 만화책에 목숨을 걸던 때였다. 1세대 아이돌이 활동하던 때였고, 친구들은 두 패로 갈려 서로 좋아하는 아이돌이 더 멋있다는 말다툼으로 시간을 보냈다. '꿈'이라는 말은 막연했고, '미래'라는 말은 영어 수업시간에 시제를 배울 때를 빼고는 쓸까 말까 했던 시절이었다.

남들보다 그리 잘나지도, 그렇다고 딱히 못나지도 않았던 15살 시절을 떠올린 것은 그룹 15&(박지민·백예린) 때문이다. 이들은 조금 다르다. 어렸을 적부터 확실한 '꿈'을 가지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그것을 이뤘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들 앞에 주어진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그것도, 꽤 구체적인 것으로 말이다. "10년 후쯤엔 다른 나라에서 노래하고 있을 것 같아요. 15& 활동을 하면서 각자 솔로 앨범도 몇 개쯤은 내지 않았을까요."

오디션 우승자와 천재 소녀의 만남…"둘이 함께 해 힘이 나요"

오디션(SBS <K팝스타>) 우승자와 '천재 소녀'라 불리던 연습생의 만남. 15&는 2012년 꿈을 이룬 순간을 노래한 데 이어 2013년 마음에 드는 이를 만난 발랄한 소녀의 마음을 노래한 곡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원하는 사람이 딱히 생각나지 않아 먹고 싶은 음식을 생각하며 불렀다"(박지민)·"그냥 신나게 불렀다"(백예린)고 고백할 정도로 순수하지만,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노래하면 그분들의 표정이 하나하나 보이면서 즐겁다"고 입을 모을 만큼 적잖이 노련해졌다.

'노련함'보다 눈에 띄는 건 이들의 실력이다. 무대 위에서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고 '꿀렁꿀렁' 춤을 추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얼마 전에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숨겨 두었던 끼를 뽐내기도 했다. 물론 기본은 탁월한 노래 실력이다. 한 번은 백예린이 부른 '라이크 어 드림' 라이브가 원곡자 크리셋 미셀에게 알려져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백예린은 "정말 존경하는 분이라 매일 음악을 들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그런 분이 내 음악을 들었다는 데 엄청 놀랐다"며 "직접 '감동적이다'라고 말씀해 주시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감사하고 신기했다"고 돌이켰다.

 15&(백예린, 박지민)

ⓒ JYP엔터테인먼트


이들이 자신의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서로의 존재다. 박지민은 "어딜 가나 어른밖에 없는데, 예린이가 있으니 의지가 된다"며 "무대 위에서도 노래하다가 서로를 바라보면 힘을 얻는다"는 말로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자 백예린 또한 "나 역시 무대에서 눈이 마주칠 때가 기분이 좋다"며 "솔로였다면 혼자 뭘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있을 수 있는데, 지민이가 있어 무대에서도 신이 난다"고 화답했다.  

이렇게 함께라면 겁날 것 없는 두 사람은 앞으로의 음악 인생에서도 서로가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만큼 15&로 하고 싶은 음악도 다양하다. 박지민은 "앞으로도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여드릴 날이 많을 테니, 점점 더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고 싶은 음악을 얘기해 보라고 하면 제한을 둘 수가 없어요. 제가 피아노를 치면서 하는 무대도 보여 드리고 싶고, 라이브 세션과도 함께 공연하고 싶어요." (백예린)

"악기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목소리가 중심이 되는 노래도 해 보고 싶어요. 예린이가 옥상달빛 선배님들의 '수고했어 오늘도'를 들려줬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또 밴드와 맞춰서 매번 공연할 때마다 구성이 달라지는 노래도 재밌을 것 같고, 아예 바운스가 강한 노래도 생각하고 있어요." (박지민)

"지금은 프로가 되어 가는 과정"…15&는 나날이 달라진다

두 사람의 데뷔 나이인 '15'를 팀 이름에 넣었을 정도로 박지민과 백예린은 아직 앳된 소녀들이다.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지만, 이들은 또래 학생들이 누리는 평범한 삶과는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 가수의 꿈을 꾸지 않았더라면 운동선수가 되거나(박지민) 그림 그리고 여행 다니며 자유로운 삶을 사는 백수가 되었을 것 같다(백예린)는 이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먼저 박지민이 "옛날에는 '큰 무대에 선다'고 하면 학교 학예회 정도였을 텐데, 이제는 방송에도 나오고 많이 알아봐 주신다"며 말문을 열었다.

 15&(박지민, 백예린)

ⓒ JYP엔터테인먼트


"제가 가수이기도 하지만 학생이기도 한데, 활동하는 기간에는 학교생활을 못한다는 건 조금 아쉽기도 해요. 딱 이 시기에 가질 만한 추억이 있을 텐데, 그런 걸 친구들과 만들지 못할 테니까요. 또…시선이 두려울 때도 있었어요. 그런 뜻으로 한 행동이 아닌데도, 안 좋은 글이 올라가면 제가 그런 사람이 되어 버리잖아요. 제대로 해명을 못 하니까요. 그런 것 때문에 <K팝스타> 끝난 직후엔 신경도 많이 쓰고 밖에도 안 나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냥 다니는 편이에요. 저를 보고 사진을 찍으려는 분이 있으면 포즈도 잡아 드리고요. (웃음) 남의 시선에 신경을 쓰는 것 때문에 제 생활을 뺏기는 게 싫다는 생각 때문에 바뀐 것 같아요. 선배님들께도 여쭤봤는데, '쿨하게 생각하라, 신경 쓰지 마라'고 해 주셔서 마음이 편해 졌어요. 학교생활을 못해 아쉽다는 생각도 이젠 안 하려고 해요. 학교생활을 하며 얻을 수 있는 추억 대신, 다른 걸로 그걸 채우고 있으니까요!" (박지민)

박지민의 '호탕한' 고백에 이어 백예린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가 오랫동안 JYP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많은 가수들이 힘들었던 연습생 시절을 회고할 때처럼, 백예린 역시 막막했던 당시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냥 관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만큼 힘든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연습생을 오래 하다 보면 회의감도 많이 들어요.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그런 생각도 들 때가 있고요. 그런데 막상 그만두라고 하면 눈물부터 날 것 같았어요. (웃음) 그 덕에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쉽게 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걸 알았죠. 많은 분들이 종종 학창 시절의 소중함을 이야기해 주시는데, 저는 지금 저에게 맞는 일을 하고 있고 그걸 최선을 다해 하고 있는 거라, 크게 아쉽지는 않아요." (백예린)

 15&(박지민, 백예린)

ⓒ JYP엔터테인먼트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에 이어, 백예린은 "데뷔하기 전까지는 완벽한 아마추어였지만 지금은 프로가 되려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에 요즘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해서 무대를 잘 못하거나 하면 저나 지민이에게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는 거니까요. 아무래도 책임감이 는 것 같아요."

이렇게 소녀들은 하루하루 더욱 멋진 가수가 되어 가고 있다. 동시에 "누군가가 나를 보고 본받을 만한 롤모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박지민) "누구나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백예린)는 바람을 전하는 모습에선 앞으로 가수로서 뿐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깊어질 그들의 모습을 예고하는 듯했다. 나날이 달라질 15&, 그리고 박지민과 백예린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15& 박지민 백예린 K팝스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