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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신시가지에 있는 이스라엘 박물관

이스라엘 박물관 구성도
 이스라엘 박물관 구성도
ⓒ Israel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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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무슬림 레스토랑으로 간다. 예수탄생교회에서 조금 떨어진 베들레헴 외곽에 있다. 조금 지대가 낮은 계곡이어서 오히려 산자락을 따라 발달된 베들레헴이 잘 올려다 보인다. 이 지역을 사람들은 목자들의 계곡(Shepherd's Valley)이라 부른다. 구릉의 위쪽으로는 주택지가 있고, 아래쪽으로는 올리브 등 농장이 있다. 여기서 밥을 먹고 한 15분쯤 차를 달려 다시 예루살렘으로 들어간다.

예루살렘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박물관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스라엘 박물관은 신시가지에 있다. 루핀(Ruppin) 거리를 사이에 두고 의회건물(Knesset)과 마주보고 있다. 작은 연못이 있는 입구를 통해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남북으로 길게 뻗은 산책로가 나온다. 이 길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박물관 건물이 있고, 오른쪽으로 녹지와 야외전시 공간이 펼쳐진다. 박물관 건물은 고고학 박물관, 미술관(Art Gallery), 도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야외전시장에는 사해사본관과 예루살렘 모형이 있다.

박물관에서 바라 본 의회
 박물관에서 바라 본 의회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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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박물관이 만들어진 것은 1965년이다. 기바트 람(Givat Ram) 지역 언덕에 세워졌으며, 이스라엘 현대사의 중요한 건물들이 이 근방에 있다. 반경 2㎞ 안에 정부청사, 대법원, 의회, 대통령궁, 히브리대학교, 예루살렘 극장이 있다. 박물관은 그 후 여러 번 리노베이션을 하고 확장을 해 2010년 7월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박물관의 면적은 5만㎡이며, 연간 방문객수는 80만에 이른다. 박물관에는 현재 50만 점의 유물과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야외전시장에서 만난 조각과 대리석 유물들

우리는 산책로를 따라 오른쪽 녹지공간으로 간다. 이곳 야외전시장에는 청동조각상과 로마시대 대리석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로마시대 건축의 문장식이다. 새도 보이고 식물도 보인다. 이들을 지나니 로댕(Auguste Rodin)의 조각 <아담>이 보인다. 1885년 작품으로, 고뇌에 찬 표정이다. 그래선지 아담이 몸을 비틀며 괴로워하고 있다.

로댕의 청동조각 '아담'
 로댕의 청동조각 '아담'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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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예술정원을 따라가면 하얀 색의 둥근 터번모양건축구조물이 보인다. 이 건물이 사해사본관 건물의 지붕이다. 사해사본이란 1947년부터 1956년까지 사해 북서부 쿰란(Qumran)의 11개 동굴에서 발견된 두루마리 성서를 말한다. 이들과 그 이후 발견된 성경관련 유물을 전시해 놓은 곳이 바로 사해사본관이다. 사해사본관 지붕으로는 분수가 뿜어져 나오고, 그 앞 길가에는 성경의 내용을 새긴 비석이 있다.

이들을 지나 길은 자연스럽게 예루살렘 모형으로 이어진다. 가는 길 주변으로 로마시대 석관들이 전시되어 있다. 석관에는 정교한 조각들이 보이는데, 당시 나무나 식물의 모습도 보이고, 주인의 삶을 조각해 놓은 것도 있다. 많이 부서졌지만 당시의 생활을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예루살렘 모형으로 내려가기 전 전망 포인트에서 성전과 예루살렘 모형을 내려다보면서 현지가이드 이철규씨로부터 도시의 구조와 역사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예루살렘 모형 앞에서 듣는 옛날이야기

예루살렘 모형
 예루살렘 모형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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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인들은 기원 후 70년 로마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폭동을 일으켰다. 이를 진압하기 위해 로마군이 투입되었고, 예루살렘의 중요 건축물이 파괴되었다. 그러므로 이곳에 재현되어 있는 예루살렘 모형은 파괴되기 직전인 66년의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 동쪽의 성전과 서쪽의 왕궁이다. 성전의 북서쪽 모서리 부분에는 안토니아(Antonia) 요새가 있는데, 이곳에서 예수가 재판을 받아 십자가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성전은 크게 성벽과 회랑, 내부 신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 신전은 바깥문이 있고, 이곳을 통해 들어가면 지성소로 들어가는 중문이 또 있다. 중문을 통해 들어가면 지성소 건물이 있고, 그 안에 신을 안치하는 형식이다. 밖에서는 지성소 안을 들여다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왕궁은 통치를 위해 만든 공간이라기보다는 성전에 들러 잠시 머무는 공간으로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예루살렘은 왕궁보다 성전이 더 중요한 도시였다.

예루살렘 성벽 밖으로 기드온 골짜기가 보인다.
 예루살렘 성벽 밖으로 기드온 골짜기가 보인다.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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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과 왕궁 사이에는 큰 건물들이 보이는데, 이것은 주로 관청과 공공건물이었다. 이들 공공건물 동남쪽 언덕을 따라 아래로는 주민들의 주택지가 펼쳐진다. 성전의 남쪽 경사를 따라서 도로와 수로가 나 있고, 이곳으로 물이 흘러내려 수조에 고이도록 만들었다. 비가 적게 내리는 예루살렘에서는 이 물로 부족하여 성벽 밖 기드온(Kidron) 골짜기로는 물을 끌어들였다.

기드온 골짜기 중간에 기온(Gihon)샘이 있는데, 이 샘이 예루살렘에 물을 공급하는 젖줄 구실을 했다. 예루살렘 사람들은 기온샘에서 실로암(Siloam) 연못까지 암반을 뚫어 수로 터널을 만들었다. 이 터널을 우리는 헤제키야(Hezekiah) 터널이라 부른다. 이 터널을 통해 예루살렘은 물 문제를 해결했던 것이다.
  
'성스러운 땅 예루살렘 모형'은 기원전 헤롯왕 시대 전후의 모습을 1/50 크기로 축소해 만들었다. 1962년 홀리랜드 호텔의 주인인 한스 크로흐가 히브리 대학교 고고학 교수인 미카엘 아비-요나에게 부탁해 만들었다. 이 모형은 1966년 대중에게 공개되었고, 대중들의 인기를 얻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2006년 6월 현재의 자리로 옮겨지게 되었다. 

사해사본 전시관

사해사본 전시관 지붕
 사해사본 전시관 지붕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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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모형을 보고 난 우리는 사해사본 전시관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내부가 굉장히 어둡다. 사해사본을 보호하기 위해 조도를 낮춘 모양이다. 사해사본은 가운데 둥근 원통형 공간에 보존되어 있고, 그것에 이르는 길 양편으로는 당시의 역사와 관련된 유물들이 진열되어 있다. 필기구, 램프, 양피지 등. 이 통로를 지나면 안쪽으로 성경 필사본들이 전시되어 있다.

아래 위 두 개 층에 사해사본과 알레포 사본이 진열되어 있다. 위층에는 유다 광야의 쿰란에서 발견된 이사야 사본, 하박국 사본, 사원 사본, 공동체규약 사본이 진열되어 있다. 그리고 아래층에는 알레포 사본이 진열되어 있다. 나는 먼저 사해사본을 살펴본다. 사실 봐도 내용은 알 수 없지만 펼쳐진 양피지에서 무언가 신비한 기운이 전해지는 느낌이다.

이사야 사본
 이사야 사본
ⓒ Israel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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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사본은 히브리어로 쓰여진 성서인데, 폭이 22-25㎝ 길이가 734㎝이다. 그 안에 54단에 66장의 성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연구 결과 이 사본은 제2성전시대인 기원전 125년경 쓰여진 것으로 추정된다. 학자들은 <이사야서>에서 가장 유명한 2장 4절을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영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우리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그래서 그들은 칼을 쳐서 쟁기를 만들었고
창을 녹여서 나무를 자르는 낫을 만들었다.
민족 간에 칼을 들고 싸우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며
그들은 전쟁이라는 단어를 다시는 알지 못할 것이다.

알레포 사본
 알레포 사본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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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브리 성서는 제1성전시대인 기원전 6세기 후반 기록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는 예루살렘에 있던 솔로몬성전이 파괴되고 유대인들이 바빌론 지역으로 유배 또는 망명을 떠나는 시기였다. 당시 성서는 유대민족을 결속시키는 가장 중요한 토대였고, 그 때문에 기록으로 남겨 전승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이다.

아래층에 있는 알레포 사본은 10세기 갈릴리 호숫가의 티베리아스(Tiberias)에서 쓰여진 사본이다. 이것이 알레포로 흘러들어가 발견되었다가 50년대 예루살렘으로 와 사해사본관에 전시되기에 이르렀다. 학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이사야서> 2장 3절을 인용하며, 신의 섭리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그곳에 보면 유다인의 영원한 고향은 예루살렘이고 시온산(Mt. Zion)이다. 독일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우리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예루살렘 올드시티: 7번 시온 게이트 옆에 시온산이 있다.
 예루살렘 올드시티: 7번 시온 게이트 옆에 시온산이 있다.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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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민족들이 스스로 자기 길을 가리다. 그러면서 말하리다.
가자, 우리 주님의 산으로, 그리고 하느님 야곱의 집으로.
그 분이 우리에게 그 길을 인도할 것이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그 길로.
왜냐하면 주님의 가르침은 시온에서 나오고,
주님의 말씀은 예루살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태그:#이스라엘 박물관, #야외 전시공원, #사해사본관, #예루살렘 모형, #쿰란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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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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