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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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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6일 밤. 1200톤 초계함 천안함이 인천 백령도 부근에서 순식간에 침몰한다. 며칠 뒤 46명의 해군 장병이 시체로 발견되거나 실종으로 처리된다. 8개월 후 그 해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나 군인과 민간인이 다수 사상당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한국전쟁 이후 초유의 일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는 민군합동조사단을 구성해 본격 진상조사에 착수한다. 여기에는 미국과 호주 등의 조사위원도 포함됐다. 그 해 5월 20일 조사단은 '북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이라는 공식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그 후 4일 뒤인 24일에 이명박 대통령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남북관계 전면 차단을 주 내용으로 하는 '5·24조치'를 발표한다.

이후,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고 국내외에서 조사결과에 대한 진실공방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천안함은 왜 침몰했는가? 숱한 의혹이 제기되는 천안함 사태의 진실은 무엇일까?

여기 그런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주는 해답이 있다. 바로 천안함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선박전문가 신상철 <진실의 길> 대표가 펴낸 책 <천안함은 좌초입니다>이다. 그 복잡한 사건의 진실을 어떻게 조사위원이 다 알 수 있나… 이런 의구심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신상철 대표는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국해양대학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해군 소위로 임관해 함대에서 근무했다. 전역 후 컨테이너선 항해사와 조선소 감독으로 일하며 선박과 운항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겸비, 이 분야에서 촉망을 한몸에 받은 경험이 있다.

이 같은 저자의 전문 식견으로 봤을 때 '천안함은 좌초 후 충돌에 의한 침몰'이다. 저자는 당국으로부터 '빨갱이'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언론인과 과학기술자의 양심을 지키며 진실을 파헤쳤다. 저자는 말한다.

"책은 오로지 진실만을 위해 쓰였다. 누구를 비난하기 위함도 아니요, 누구를 두둔하기 위함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우리가 모두 알아야 한다는 그 간단한 이유 하나만을 생각하며 기록했다. 진실을 밝히는 것, 그것은 이 불행한 사건을 겪어야만 했던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작지만 가장 커다란 과제다."

"북 어뢰가 폭발해 침몰했다"는 주장의 허구성 낱낱이 파헤쳐

신상철 대표는 천안함 침몰과 구조작업 당시 군 당국이 취한 태도에 강한 의혹을 제기한다. 침몰 전 표류하던 함수에 대한 방치와 침몰한 천안함 대한 수색과 구조에 소극적이었던 모습 그리고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한주호 준위의 죽음과 제3부표의 정체 등에 대해 언론보도와 관계자 증언 등을 근거로 군에서 함구하고 있는 제3의 잠수함의 존재를 주장한다.

저자는 사고 당시 최초 보고와 사고 해역의 수심, 프로펠러 등 인양된 천안함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천안함은 좌초 후 충돌로 침몰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면서 당국에서 주장하는 "북 어뢰에 의한 폭발 침몰"에 대해 구체적이면서도 정확한 반론을 제시한다. 즉, ▲화약 냄새를 맡은 사람이 없음 ▲사망자와 생존자 중 이비인후과적 손상 없음 ▲물기둥을 본 사람 없음 ▲함선 내 형광등 온전 ▲물고기 떼죽음 없음 ▲그을음 없음 ▲가스터빈 온전 ▲잘려진 케이블의 형태 등을 지적하며 합조단 주장의 허구성을 추적한다.

책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면서 딱딱한 분위기로 흐르지만, 저자는 책 말미에 '뒷이야기' 편을 묶어 독자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감각을 발휘한다. 저자가 고소당하면서 조사를 맡았던 최창호 검사의 인간적 매력에 대해 "기억에 오래 남을 사람"으로 평가하고, 국가보안법 위반 사항에 대해 무혐의 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최대한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 또, 천안함 사건 이후 벌어진 국방부 인사 조치와 관련해서도 재밋거리를 제공한다.

저자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진실을 외면하고 사이비 이론으로 의혹을 덮으려는 과학자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저자는 "국내의 수많은 과학자들, 특히 윤덕용 합조단장을 비롯한 합조단에 참여했던 과학자들뿐만 아니라 폭발 혹은 어뢰와 관련된 국방 과학자들의 과학자답지 못한 행태에 대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과학을 앞세워 과학을 우롱하고, 과학의 이름으로 과학을 더럽히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신상철 대표는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방부 장관 등으로부터 고소를 당하지만, 이 재판을 통해 천안함의 진실을 밝히는 계기로 이용하며 많은 의혹을 풀어가고 있다.

우리 민족 전체에게 커다란 시련을 안겨준 천안함 침몰. 21세기 문명의 시대에 상상할 수 없는 의혹들이 이 책을 통해 밝혀지길 기대한다. 더불어 26년 전 벌어진 대한항공 858기 추락 사건의 진실과 최근 제기되고 있는 18대 대통령선거 부정 의혹에 대한 진실도 언젠가는 꼭 세상에 밝혀지길 고대한다. 온갖 협박과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오로지 '진실'만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저자 신상철 대표의 땀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천안함은 좌초입니다> 일독을 권한다.

덧붙이는 글 | 천안함은 좌초입니다! - 오만가지 거짓말로 덮어버린 하나의 진실| 신상철 (지은이)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2년 12월

이 기사는 사람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천안함은 좌초입니다! - 천안함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선반 전문가 신상철의 비망기

신상철 지음, 민진미디어(2016)


태그:#천안함, #신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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