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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김영종 총장이 2013년 재정 지원 제한 대학에 포함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7일 사퇴한 가운데 같은 대학의 한 교수가 상습적으로 학사 비리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진상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대학 본부 측이 학생이 제출한 탄원서를 해당 교수에게 넘겨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A씨는 최근 대학원장인 B교수에게 2년간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A씨는 "학생에게 시험과목 선택권을 주는데도 지난해는 학교에서 제2외국어 시험과목을 '한문' 과목으로 제한했다"며 "올해는 학교에 건의해 '일본어'로 시험을 치렀지만, B교수가 나를 탈락시키려고 표적 출제를 했다. 두 시험 모두 채점도 공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본어 원서를 읽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에 고어체 일본어 해석 문제가 나온 것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의 평가는 B교수의 출제와 채점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했다. 같은 답안을 놓고 전문가와 B교수가 평가한 점수가 크게 엇갈렸기 때문이다. 동국대 일어일문학과를 정년퇴임한 한 교수는 A씨의 답안에 대해 최저 B학점(80점)을 단정했다. 그는 김영종 전 총장에게 서신을 보내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2천여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는 한 학생은 확인서를 통해 B교수가 2년에 걸쳐 수차례 금품을 요구해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사진은 사실확인서 일부.
 2천여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는 한 학생은 확인서를 통해 B교수가 2년에 걸쳐 수차례 금품을 요구해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사진은 사실확인서 일부.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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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학과 C교수는 A씨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B교수가 자신도 모르는 문제를, 다른 교수와 상의 없이 단독으로 출제한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고 했다. C교수 역시 A씨의 답안에 '90점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B교수는 A씨의 답안에 60점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학과 D학생은 "B교수가 수업시간에 A씨의 탄원서를 들고 와 해명한 적이 있는데, 어떻게 탄원서를 입수할 수 있었는지 의아하다"며 "학교 측에 공정한 조사를 할 의지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또 학교에 약 2000만 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는 한 학생은 확인서를 통해 "자신을 지도교수로 지정해달라는 부탁도 했으며, 2년에 걸쳐 금품을 요구해 와 몇 차례 돈을 줬다"며 "B교수의 파렴치한 요구 때문에 기부도 일시 중단했다"고 폭로했다.
 
B교수는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험문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출제한 것"이라며 채점의 정당성을 묻는 말에는 "4문제 중 1문제는 아예 답을 쓰지도 못했고, 나머지 문제도 제대로 풀지 못했다"고 잘라말했다. 금품요구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돈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왜곡된 감사결과를 수용할 수 없어 B교수를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그:#경주, #경주시, #동국대, #교수, #금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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