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연극인 박정자씨가 13일 열린 새얼문화재단의 ‘새얼아침대화’에 강사로 참여해 ‘박정자의 연극 이야기’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극인 박정자씨가 13일 열린 새얼문화재단의 ‘새얼아침대화’에 강사로 참여해 ‘박정자의 연극 이야기’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배우는 아프거나 슬플 권리도 없다. 하지만 실수할 권리는 있다.(웃음) 연극은 아날로그다. 그래서 더 인간적이다. 배우의 휴머니티와 관객의 휴머니티가 만날 때 연극은 완성된다."

1962년 연극 <페드라>를 시작으로 140여 편의 연극에 출연한 연극인 박정자(69)씨가 연극 데뷔 50주년을 맞아 고향 인천 무대에 섰다. 박씨는 현재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에 있는 남동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회를 겸한 공연을 무료로 선보이고 있다. 고향의 문화 발전을 위해 남동문화예술회관 홍보대사도 맡았다.

새얼문화재단이 13일 연 제315회 새얼아침대화에 강사로 참석한 박씨는 50년 동안의 연극인생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연극은 작품 준비에 두 달이 걸린다. 공연 일정이 포스터에 인쇄돼 배포되면 어떤 일이 있어도 이를 어길 수 없다. 연극은 누가 대신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우는 아플 권리, 슬플 권리가 없다. 심지어 외로울 권리도 없는 고단한 삶의 연속이다."

이어서 연극은 우리 삶과 같다고 했다.

"연극은 관객이 완성해주는 것이다. 관객이 참여하지 않으면 연극은 완성되지 않는다. 배우의 휴머니티와 관객의 휴머니티가 만날 때 진정한 휴머니티가 발현된다. 연극은 우리네 삶과 같다. 연극이라는 거울을 통해 인간의 갈등과 모순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위로와 사랑을 받는다."

박씨는 연극인으로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연극 <위기의 여자>를 공연하게 된 뒷이야기도 털어놓았다.

"당시 <위기의 여자> 주인공으로 김혜자씨 등이 캐스팅되려고 했는데, 방송 때문에 어려워 내가 한번 해보겠다고 자청했지만, 20~30대부터 노역 연기만 해서 감독이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설득했고, 극 배우로 새롭게 거듭난 작품이 됐다.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연극 <19 그리고 80>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등에서 상대 배우를 교체하면서 자신 또한 새로운 마음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된다고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씨는 "허락할 때까지 무대 위에 서겠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그래서 완벽한 건 없는 것 같다"고 자신의 삶의 철학을 말하기도 했다.

박씨는 동아연극상, 백상예술상, 극평가그룹상 등 연극계 3관왕을 수상하는 등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연극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용택 이사장은 강연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인천은 많은 인물을 낳은 고장이다. 한동안 인천에서 인물이 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요즘 다시 인천 출신의 인물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박씨를 강사로 초청한 배경을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박정자, #새얼문화재단, #위기의 여자, #19그리고80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