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는 4월 1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퓨처스리그(2군) 홈 개막전에서 약 1만 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2군 경기치곤 상당히 많은 관중이 몰렸다.

NC 다이노스는 4월 1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퓨처스리그(2군) 홈 개막전에서 약 1만 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2군 경기치곤 상당히 많은 관중이 몰렸다. ⓒ NC 다이노스


경남 창원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내년부터 1군 무대를 밟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12년 4차 이사회를 열어, NC의 1군 승격을 확정했다. KBO 이사회는 다른 안건인 10구단 창단에 대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NC의 1군 승격은 일부 구단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다. 아직 1군에 오를 준비가 되지 않았고 프로야구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반대의 이유였다. 명분은 있는 반대였다. NC는 창단 당시 2014년 1군 진입을 신청했다.

하지만 NC는 올해 정식구단 자격을 얻어 퓨처스리그(2군)에서 뛰고 있다. 준비 시기가 1년 당겨진 셈이다. 2군에서 성적도 좋다. NC는 2군 남부리그에서 19경기를 치러 13승 6패(승률 0.68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양대 리그를 통틀어서 최다승, 최고 승률을 올렸다.

NC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김경문 감독이 팀을 맡고 있다. 두산 베어스 시절 김 감독은 팀을 7년 연속 5할 승률로 반석 위에 올렸다. 김 감독의 통산 성적은 512승 16무 432패(승률 0.542)로 매우 뛰어나다. 젊은 선수끼리 경쟁하면서 전력을 끌어올리는 김 감독의 성향이 NC에 잘 맞는다.

NC가 내년에 당장 1군에 올라와도 처참한 성적을 내진 않을 거란 예상이다. 게다가 NC는 1군 진입과 동시에 세 가지 특혜를 얻는다.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보유하고, 자유계약선수(FA)를 3명까지 영입할 수 있으며, 다른 8개 구단에서 보호선수 20명을 뺀 1명을 양도받는다. 전력 보강이 순조로워지면 단숨에 1군 전력으로 변신할 수 있다.

KBO 이사회가 NC의 1군 승격을 확정하면서 내년 프로야구는 9개 구단이 경기를 치르게 됐다. 팀이 홀수가 돼 한 팀은 무조건 3연전을 쉬어야 하는 문제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10구단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 여부를 뒤로 미룬 건 그래서 실망스럽다. 한 구단이 쉬는 반쪽짜리 리그를 2년 넘게 운영하겠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KBO 이사회는 10구단 창단에 대해 좀 더 다각적으로 심층 검토하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10구단의 등장이 싫다는 말을 보기 좋게 포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4월 1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퓨처스리그(2군) 홈 개막전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NC는 롯데를 8-1로 이겼다.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4월 14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퓨처스리그(2군) 홈 개막전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NC는 롯데를 8-1로 이겼다. ⓒ NC 다이노스


9구단인 NC가 창단에 나설 때도 KBO 이사회에선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모 기업이 의지가 강하고 지자체의 지원이 따르면 프로야구단 창단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NC를 통해 여실히 증명되고 있어서다.

야구인들도 바쁘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야구인의 모임 일구회는 지난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10구단 창단을 촉구하는 서명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 전달했다. 모처럼 좋은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는 게 이들의 뜻이다.

프로야구는 대부분 재벌 대기업으로 꾸려져 있다. 중견기업인 NC가 들어올 때도 격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덕분에 NC는 넥센 히어로즈와 달리 확실한 모 기업이 있었고,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충분한 자금력이 있었는데도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했다.

뜨뜻미지근한 10구단 창단도 재벌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여지가 다분하다. NC 창단 과정에서 보여준 기존 구단들의 텃세와 기득권 내세우기는 보기가 민망할 지경이었다.

NC는 지난해 3월에야 KBO 이사회에서 정식 회원사로 인정받았다. 올해 안에는 많은 것들을 매듭지어야 적어도 2014년 2군에서 뛸 수 있는 10구단 창단이 가능하다. 프로야구단은 만들기 어렵지만 없어지긴 쉽다는 게 지난 30년 동안 증명됐다.

9구단이 이미 만들어진 이상 10구단도 만들어져야 파행을 막을 수 있다. 이를 미루면 미룰수록 프로야구 발전에 해가 된다. KBO 이사회가 빨리 결단을 해야 분위기가 좋은 이 시점에 적극적으로 창단을 위한 세일즈를 할 수 있다. 이제 9개 구단이 대세를 인정하고 더 큰 이익이 뭔지 생각할 때가 됐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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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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