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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연광(49) 후보는 6일 아침부터 '친일반민족 행위자 손자 대 임진왜란 의병장 후손의 대결'이라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420년 전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의 후손이라고 본인을 내세운 셈이다.
 새누리당 김연광(49) 후보는 6일 아침부터 '친일반민족 행위자 손자 대 임진왜란 의병장 후손의 대결'이라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420년 전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의 후손이라고 본인을 내세운 셈이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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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우자동차 용접공 출신으로 19대 총선에서 야권단일후보로 부평을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홍영표(54) 후보가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친일파 후손'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상대 후보인 김연광(49) 새누리당 후보는 이를 집중 공격하기 시작했다.

김 후보는 '홍 후보는 친일반민족 행위자의 친손자'라고 적힌 현수막을 거는 것을 비롯해 인터넷 배너 광고 등을 통해 공격에 나서면서 본인은 420년 전 김일 의병장의 후손이라고 홍보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여론조사 결과에서 조금 밀리는 김 후보가 이번 일로 막판 역전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이다.

지난달 19일 <경인일보> 여론조사 결과 보도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지율 30.2%로 홍 후보의 41.2%보다 낮았다. 또한 <기호일보>의 3월 28일 여론조사 보도에서도 김 후보는 32.4%로 38.4%의 지지율을 보인 홍 후보에 뒤졌다. 지난 2일 지상파 3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홍 후보는 42%로, 20.5%를 얻는 데 그친 김 후보를 앞지른 상황이었다.

홍 후보의 조부,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 지내

새누리당은 6일 논평을 통해 "홍영표 민주당 후보의 조부 홍종철은 1930년 조선총독부 자문기구인 중추원의 참의로 임명돼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관련자 704명의 명단에 포함됐다"며 "친일파 후손을 공천한 것은 역사와 지역주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김 후보도 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친일파 후손이 떵떵거리고 잘난 척 하기는 곤란하지 않느냐"며 "할아버지 일을 사죄하고 몸을 낮추고 잘 해야 한다, 홍 후보는 무릎 꿇고 반민족 행위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6일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독도 침탈 야욕이 갈수록 도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후보에 '을사오적급' 친일인사 후손이 출마한 것은 국민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잘못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신기남 전 의원의 부친 등 일제 치하 하급관료인 초급 장교들이 '생계형 친일'이었다면 중추원 참의를 지낸 홍 후보의 조부는 '을사오적급 친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친일인명사전은 홍종철에 대해 '현금과 미곡 등을 기부해 1915년 다이쇼 천황과 1928년 쇼와 천황 즉위기념 대례기념장을 받았으며 1930년 조선총독부의 자문기구인 중추원의 주임관 대우 참의에 임명됐다, 또한 1941년 9월 전시 최대의 민간 전쟁협력단체인 조선임전보국단이 결성될 때 전라북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김 후보는 "부평지역은 2016년 반환 예정인 미군기지 18만 평 가운데 13만 평이 자신의 할아버지인 친일파 송병준의 소유라고 주장한 송병준 후손의 소송으로 수년간 몸살을 앓았다"며 "을사오적급 친일 후손이 국민의 대표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 홍 후보는 "조부님의 일제강점기 행적에 대해 사과드린다, 또한 저를 격려해주시는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점도 사과드린다"며 "이 일로 제 아버님은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고시를 포기하고 낙향해 농부의 길과 평교사로 평생 속죄하는 삶을 살았다"고 밝혔다. 이어 "저 역시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다"며 "결코 조부의 행적이 면죄될 수 없지만, 손자인 제가 연좌돼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고 기여하려는 모든 활동마저 낙인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 선대위도 6일 "불리하면 선거 막바지에 등장하는 것이 네거티브다, 정권 심판을 이야기할 때 경인고속도로 통행료폐지와 7호선 도시철도 조기개통이 중요하다고 생활정치를 말하던 김 후보가 갑자기 말을 바꿨다"면서 "2012년 오늘과 내일을 위한 선거에서 70년 전, 420년 전 조상들을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게 된 새누리당 후보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면죄될 수 없지만 결코 연좌제도 안 된다"면서 "MB정권 내내 처참히 유린된 노동자의 권리회복과 4대강 등 환경피해 문제 등에 앞장서온 (국회)환경노동위원회 3인방 정동영·이미경·홍영표 모두 친일파로 엮는 일부 보수언론의 교묘한 프레임에 흔들림 없이 선거를 마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 캠프 공황..."남은 기간 최선 다하자"

홍영표 민주통합당 후보.
 홍영표 민주통합당 후보.
ⓒ 홍영표 후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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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이 전해지자 홍영표 후보 선거 캠프로 지지자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면서 사무소가 잠시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홍 후보는 1957년 전북 고창군 부안면 오산리에서 태어나 이리고등학교와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부평으로 와 대우자동차 용접공으로 '위장취업'하면서 부평과 인연을 맺었다. 기득권을 포기하고 사회 민주화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를 위해 노동운동에 투신한 것이다. 해고 후 한국노동운동연구소 소장, 민주노총 건설 준비위원회 조직위원 등을 역임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도 활동했다.

참여정부 때에는 국무총리실에서 '저출산·고령화 대책 연석회의 지원단' 부단장을 맡아 사회협약 체결을 이끌어냈다. 2009년 부평 을 재선거에서 당선된 뒤에는 한국지엠 비정규직 사태와 한진중공업, 쌍용차, 유성기업 사태 등을 해결하는 데 앞장섰다. 친일파 후손임에도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삶을 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대표적 민족문제 정치인인 최용규 전 의원은 "연좌제 금지는 헌법에 있다, 친일을 해서 지위 권세를 계속이어서 행사하는 것은 백번 비난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후보와 관계도 없는 일이고, 홍 후보가 친일한 할아버지 때문에 현재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연광 후보는) 전 직장과 출신 정당이 친일 문제에 떳떳하지 못한 것으로 아는데, 예전에 친일 문제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 전 의원은 현재 홍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지금보다 여론이 더 악화되면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을 만든 주역으로서 유권자들에게 직접 호소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한만송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홍영표, #친일파, #홍종철, #김연광,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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