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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당진과 보령을 다녀온 그는 화력발전소 주변 주민들은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 13일 포항 구룡포읍에서 만난 최호등씨. 최근 당진과 보령을 다녀온 그는 화력발전소 주변 주민들은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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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가 화력발전소 유치를 선언한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지역이 남구 구룡포읍이다. 인근 장기면에 이어 인접한 구룡포 남쪽 지역 일부 주민들까지 유치를 희망하자 지역 과메기협회가 반발하고 나서는 등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 구룡포 주민이 최근 충남 당진과 보령을 다녀왔다. 13일 구룡포에서 만난 최호등(31·자영업)씨는 일단 놀랐다고 한다. 충격적이란다. 누군가가 화력발전소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올 거라고 했다. 수십 년 함께 살아온 주민 간의 갈등도 우려된다고 했다. 왜 이런 사태가 만들어져야 하는지 최씨는 이해가 되지 않는단다.

최씨가 최근 다녀온 2곳 모두 화력발전소가 건립된 곳이다. 포항시는 장기면을 포함해 지역민을 이곳에 견학보냈다. 견학을 다녀온 사람마다 입장은 달랐다.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사람도 있었고 심각한 환경문제를 제기한 사람도 있었다. 최씨는 후자에 속했다.

최씨는 포항시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주민들을 속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당진과 보령은 화력발전소 건립으로 환경이 극도로 피폐해져가고 있다며 우려했다.

- 화력발전소를 돌아본 소감은?
"당진은 1989년부터 발전소가 건설돼 현재 8호기까지 지어져 있고 9, 10호 발전소 건립이 진행 중인 지역이다. 당진에서는 군청까지 나서서 반대를 하는 마당에 포항시는 지켜야 할 청정지역을 훼손해가면서 화력발전소를 건립하려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직접 만나본 그 지역 주민들은 주 소득원이었던 바다를 막아 건설한 화력발전소 때문에 많은 상실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 환경적으로 무엇이 문제인가?
"온배수와 온실가스 배출량, 회처리 방식 그리고 송전탑, 고용창출 등은 심각한 문제다. 발전소 가동으로 인한 온수 배출로 많은 수자원이 고갈될 것이 뻔하다. 당진군 해당부서 관계자는 우럭, 광어, 오징어 등 수산자원은 0.06℃의 작은 수온변화에도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처가가 충남 서천인데 장인은 실제 발전소가 배출하는 온수 때문에 김 양식을 망쳤다고 했다. 장인은 온수를 식히기 위한 약품으로 추정되는 화학약품 박스도 모아놓고 있었다."

 최씨는 온수가 바닷물과 만나 거품을 일으킨다며 온수가 해수온도에 영향을 줘 수산자원의 고갈한다고 주장했다.
▲ 최씨가 촬영한 당진 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온수. 최씨는 온수가 바닷물과 만나 거품을 일으킨다며 온수가 해수온도에 영향을 줘 수산자원의 고갈한다고 주장했다.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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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전탑에 대해 첨언한다면?
"충남 청양군의 한 마을에 송전탑이 세워지면서 암 판정을 받은 주민이 8명이나 발생했다는 기사를 봤다. 지난달에는 암 유발을 주장하는 총신대 교수와 학생들이 학교 내의 송전탑을 이설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송전탑의 피해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리고 발전소가 장기면에 들어서든, 구룡포에 들어서든 송전탑은 오천읍 변전소까지는 세워져야 한다고 들었다. 송전탑이 세워지는 주변 주민들이 당하는 피해는 누가 감당할 것인가? 암 유발이 송전탑 때문이란 것은 주민이 증명해야 한다.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 회처리에 대해 밝혀달라.
"당진의 화력발전소에서 직접 눈으로 회처리 현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석탄재를 바다에 묻고 있었다. 산더미처럼 쌓인 재를 상상하면 된다. 초등학생도 환경에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공유수면 매립으로 회처리를 하다 보니 조업할 수 있는 바다가 좁아졌다."

최씨는 공유수면을 조금씩 메워나가며 바다를 황폐화 시킨다고 주장했다.
▲ 충남 당진의 화력발전 폐기물(석탄재) 처리 현장. 최씨는 공유수면을 조금씩 메워나가며 바다를 황폐화 시킨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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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배수로 인한 피해는?
"포항시청은 고용창출과 세수를 들먹이며 기업유치에 떼를 쓰고 있다. 그곳 어민들의 터전이던 바다는 온배수로 황폐화돼 대부분이 어업을 포기한 상태였다. 당진군청의 한 공무원은 자동화된 시설로 인해 고용창출은 극히 미미하다고 했다. 주민 40여 명이 발전소에 다니고 있지만 이마저도 정규직원은 2명에 불과했고 대부분이 청소나 경비 등 단순노동을 하며 한 달에 100여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고 했다. 그런데도 당시 만난 발전소 관계자들은 피해사례가 전혀 없다며 거짓말만 늘어놨다."

- 앞으로의 계획은?
"포항시청에서 왜 입지 선정을 연기했는지 의심스럽다. 과메기 철을 맞아 생업에 바빠진 틈을 타 여론을 무마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당장 피해가 예상되는 수협 등의 기관장들마저 외면하고 있다. 조합장 선거의 표를 의식해서일 것이다. 어장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는 주민, 토지를 가지고 있는 주민은 보상받고 떠나면 그만이다. 하지만 발전소 가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대다수의 주민들은 이런 실상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주민사이의 갈등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환경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화력발전소 유치가 과연 주민을 위한 일인지 시장께서 다시 한번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발전소 유치가 철회될 수 있도록 주민을 설득에 앞장서겠다. 현재 포항시청과 형산강 다리 입구에서 1인시위를 펼치고 있다. 그리고 보나마나 뻔하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당진 화력발전소 인근 바다 속을 촬영해 주민들에게 알릴 계획도 가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2011년 10월 14일자 <경북매일>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포항시, #화력발전, #당진, #구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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