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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 서기관 및 5급 사무관 승진 인사를 앞두고 있는 경기 안양시. 최대호 시장이 직접 승진대상 공무원들을 상대로 필기 및 면접 등 이른바 승진시험을 치른 것으로 확인돼 관심을 모으며 앞으로 승진시험이 관례화되는 것 아닌가 공무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 7일 오전 11시께 4급 서기관과 5급 사무관 승진을 앞둔 5·6급 공무원 26명에게 이날 오후 4시까지 시청 3층 상황실로 모일 것을 지시했다.

 

상활실로 모인 승진 대상 공무원들이 서로 "왜 모이라고 할까". "무슨 일인지 알고 있느냐"며 궁금해 하고 있을 때 최 시장이 들어와 "간부공직자로 승진을 앞두고 있는 여러분의 품성과 소양을 평가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험을 치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들에게는 A4용지 2매 분량의 시험 문제지와 답안 작성용 A4용지 4매가 배부됐다. '고위 공직자를 위한 소양평가' 제목으로 작성된 문제지는 모두 논술형으로 된 7개 문항이 출제됐으며, 최 시장이 설 명절 연휴동안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술형 7개 문항 필기시험 문제 안양시장이 직접 출제 

 

입수한 문제지를 보면 1번은 '효(孝)·제(悌)·충(忠)의 상관관계는 무엇입니까? 귀하가 생각하는 가치관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서술해 보시오.라 적혀 있다.

 

2번은 '약은 입에 쓰다' 뜻으로 당장은 괴로우나 그 결과는 이로움을 비유한 충언역이(忠言逆耳)와 양약고구(良藥苦口)를 상사나 부하 직원에게 실천해 본 사례의 서술, 3번은 노자가 말한 비리법권천(非理法權天) 의미를 공직자의 입장에서 서술해 볼 것.

 

4-1번 문항은 과거 수도권의 수부도시로 명성을 떨쳤으나 현재는 모든 것이 어려운 실정인 안양시를 위한 신성장 동력은 무엇이며, 4-2번은 안양시의 대표 브랜드를 무엇으로 하는 것이 기장 시민 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이라 생각하나?

 

5-1번은 이미 대기업에서 채용하고 있는 것처럼 미래는 지식의 대통합을 의미하는 통섭(줄기란 뜻)형 인재를 요구하게 될 것임을 설명하며 귀하가 준비된 통섭형 인재인지를 증명해 볼 것과 5-2번은 새종대왕, 다산 정약용, 안철수, 윤종용(삼성전자 총괄부회장), 레오나르도 다빈치, 스티브 잡스(에플 CEO), 빌 게이츠 등을 나열하고는 그중 1명을 선택해 그의 업적과 이 시대에 미치는 영향을 간략히 진술해 볼 것을 요구했다. 

예고없는 깜짝 시험에 '당혹, 충격, 신선' 평가 제각각

 

7개 문항의 배점별 각 점수로는 1~3번 문항은 각 20점씩 60점, 4~5번 문항은 각 15점씩 60점으로 총 120점 만점이다. 또 시험 시간으로는 1시간 30분이 주어졌다.

 

시험은 필기시험에 그치지 않았다. 오후 4시부터 1시간 30분동안 필기시험을 치른후 저녁식사를 하고 오후 6시 20분부터 시장과 부시장의 면접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4급 승진대상자 8명은 4명씩 2개조로 나뉘어 집단 면접을 보았으며, 5급 승진대상자들 또한 4~5명씩 짝을 지어 4개조로 편성됐다. 한 개 조당 15~20분씩 면접을 치루었다.

 

이날 논술 필기시험과 면접을 치룬 승진 대상자들은 "미처 예상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치뤄진 시험에 당혹스럽다", "간부 공무원으로의 자질을 보고자 하는 시장의 발상이 다소 충격적이나 신선함 감도 있다"면서 시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필기시험에서 답안지를 빼곡히 써내려간 공무원도 있었지만, 문제가 어려운 탓이었을까 1~2줄 밖에 적어내지 못해 진땀을 흘렸던 공무원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승진 대상자 중의 한 공무원은 "안양시에서 승진을 앞두고 면접이 실시된 적은 있으나, 논술형 필기시험이 실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모이라는 지시를 받고 면접을 보려나 했는데 책상위에 놓여진 문제지를 보고 무엇을 써야할지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시는 이번 주 안에 4급 서기관 2자리, 5급 사무관 4자리의 승진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최대호 시장은 승진 대상 공무원에 대한 근무평정 등을 참고하고, 이날 치른 시험 결과를 반영하여 승진 자격을 판단해 인사발령을 낸다는 방침이다.


태그:#안양, #승진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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