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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단체협의회와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친북좌파 척결과 보복·응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애국단체협의회와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친북좌파 척결과 보복·응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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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단체협의회와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친북좌파 척결과 보복·응징을 요구하고 있다.
 애국단체협의회와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친북좌파 척결과 보복·응징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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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를 엿새 앞둔 27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태극기를 든 수구·보수단체가 결집했다.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가 "북괴 만행 두둔하는 미친 놈들 몰아내자"고 소리치자, 광장을 가득 메운 회원들은 일제히 태극기를 휘두르며 함성을 질렀다.

재향군인회·재향경우회·고엽제전우회·국민행동본부·이북도민연합중앙회·불교도총연합회·한국기독교총연합회·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내로라하는 수구·보수단체가 총출동한 집회의 정식 명칭은 '천안함 용사 추모 및 북한 응징 촉구 국민대회'. 경찰은 1만 8천여 명이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집회 명칭에 맞게 이들은 북한에 대한 노골적인 적개심을 그대로 드러냈다. 북한의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붙은 풍선기둥을 각목으로 난타해 터뜨리고, 북한 인공기를 시청광장 가운데서 불태웠다. 시청 광장 곳곳에도 "김정일 정권 붕괴시켜 남북통일 이룩하자", "우리는 자유와 국익을 위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등 증오 섞인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내걸렸다.

이들은 무엇보다 현재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야당을 향해 봇물 터진 듯 비난을 쏟아냈다.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친북좌파 척결과 보복·응징을 요구하며 인공기 화형식을 벌였다. 이날 화형식으로 인해 서울광장 잔디(오른쪽 사진) 일부가 불에 그을려 심하게 훼손되었다.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친북좌파 척결과 보복·응징을 요구하며 인공기 화형식을 벌였다. 이날 화형식으로 인해 서울광장 잔디(오른쪽 사진) 일부가 불에 그을려 심하게 훼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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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단체협의회와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친북좌파 척결과 보복·응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애국단체협의회와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친북좌파 척결과 보복·응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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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 몰이' 비판하는 야당 성토... "내부의 적부터 먼저 처단해야"

규탄사와 특별연설로 접어들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무대에 선 연사들은 '친북종북세력', '미친 놈', '정신병에 걸린 자들'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야당 심판론'에 불을 지폈다.

"우리 내부 사정은 어떠한가. 무슨 당이라는 일부 정치집단, 친북종북세력이 김정일의 만행을 '세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또한 적 아닌가. 더 한심한 것은 전 세계가 북한을 응징하고자 하는데 우리 국회는 대북결의안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도대체 뭐하는 당인가 한심스럽다."

구제태 재향경우회 회장은 "이스라엘 식으로 우리도 북 잠수함 기지에 공격을 퍼부어 응징 결의를 보여야 한다"며 이 같이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는 또 "로마시대 철학자이자 정치인인 키케로는 '위대한 나라에선 젊은이가 망친 나라를 노인들이 구제한다'고 했다"며 "우리가 총궐기할 때다, 김정일과 반대한민국 세력을 초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지금 한반도는 총성 없는 전시상황과 같은데 선거법을 들먹이며 정말 납득하기 힘든 일을 벌인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성토했다. 선관위는 이날 이들이 준비한, "내부의 적, 친북좌파부터 먼저 처단하자"고 적힌 만장과 손피켓을 들지 말 것을 권고해 이들에게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힌 상태였다.

그는 자신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중앙 일간지에 '야당·시민사회는 거짓 선동 말라'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하려던 것을 막아선 것을 지적하며 "선관위가 대한민국 선관위인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선관위인지 모르겠다, 이적행위를 하는 이들을 전원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길 교수 "비상계엄령 선포해서 까부는 놈들 잡아넣어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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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단체협의회와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친북좌파 척결과 보복·응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애국단체협의회와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친북좌파 척결과 보복·응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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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선관위가 대한민국을 사수하려는 사람,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키려는 후보를 뽑고 김정일의 뒤를 쫓겠다는 후보를 찍지 말라고 관리해야 한다"며 "나라를 말아먹으려는 놈을 공직에 앉히려 하면 되냐"고 '야당 심판론'을 이어갔다. 그는 특히 "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어야 했다"고 훈수를 두기도 했다.

"요새 까부는 놈들이 뭔지도 모르고 평화를 애호하는 대한민국이 북한을 응징하려는 것을 중단하라고 하는데. 이런 미친 놈들이 대한민국에서 삼시 세 끼 밥을 먹고 있다. 이놈들 다 정리해야 한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인신보호령을 정지시켜, 남군에 동조하는 놈들을 법절차 없이 잡아넣도록 했다. 내가 이명박 대통령이라면 사고 당시 비상국무회의를 열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했을 것이다. 까부는 놈들을 잡아넣어줘야 한다."

김 교수는 이어, "(천안함) 조사 결과를 6.2 지방선거 즈음 발표한 것을 두고 무슨 뜻이 있다고 하는데, 무슨 뜻이 있냐"며 "조사를 엄밀하게 하다보니 두 달 정도 걸린 것을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담화문 발표도 준비가 됐으니 한 것이지 선거와 관련 없다. 우리 주변에 미친 놈들 많다"고 말했다.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북한에 앞서 먼저 규탄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며 "그들에겐 친북세력이란 단어조차 아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얼마 전 천안함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가 보수우익단체로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도올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신 대표는 "김정일의 똘마니들이 '천안함 조사결과를 0.001%도 믿지 않는다'고 헛소리를 하고 있다"며 "김정일을 좋아하다 정신병에 걸린 이런 자들을 바로 북으로 보내버려야 한다, 때려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6.2 지방선거가 있는데 앞에 계신 분들이 꼭 투표해야 한다, 옆의 친구와 가족들을 설득해서 꼭 투표해야 한다"며 "김정일의 발바닥을 빨고 있는 친북세력을 추방하는 것이 애국이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구속을 촉구하는 이도 있었다. 김성욱 고엽제전우회 사무총장은 "얼마 전 돈 없고 배가 고파 아기의 분유통 하나를 훔친 산모가 구속됐다"며 "불쌍한 산모 말고 신상철, 김용옥, 박영선, 김효석, 박지원 등 국가의 정체성을 저버린 이들부터 구속하라"고 말했다.

이원희·김영숙 서울시 교육감 후보 집회 참가... '북풍' 편승?

김영숙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 참석해 서울시 태권도시범단의 '북한 응징'이라고 적힌 송판 격파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김영숙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 참석해 서울시 태권도시범단의 '북한 응징'이라고 적힌 송판 격파를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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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태권도시범단이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북한 응징'이라고 적힌 송판을 격파하고 있다.
 서울시 태권도시범단이 27일 오후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북한응징 결의 국민대회'에서 '북한 응징'이라고 적힌 송판을 격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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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6.2 지방선거에 출마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 중 보수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김영숙 후보와 이원희 후보는 이날 집회에 모습을 드러내며 '북풍' 편승을 꾀했다. 김영숙 후보는 집회 초반부터 참석했고 이원희 후보는 집회 후반 광장에 들러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돌아갔다.

집회는 이날 오후 4시 30분을 넘겨서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며 마무리됐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이들은 집회가 마무리되기 전에 각 지역별로 먼저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였다. 각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은 따로 모여, 앞서 롯데호텔 등 광장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관광버스를 타고 돌아갔다.

또한 집회 말미 무대에 올라가 의견을 밝힌 이가 취재를 거부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북한 주적론 ▲PSI 전면 참여 ▲햇볕정책 반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검토 등을 주장한 중·고등학생 4명에 대해 취재진이 집회 참가 동기 등을 묻기 위해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학생들의 보호자들은 이를 완강히 거부하며 황급히 광장을 떠났다.


태그:#천안함 , #지방선거, #수구단체, #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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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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