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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20대는 청년실업과 88만원으로 귀결된다. 얼마 전 고대 김예슬양이 자기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경쟁, 경쟁, 또 경쟁으로 압박받는 20대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여기 또 한 명의 20대가 자기만의 방법으로 스타벅스에 도전한다. 이 청년, 심상치 않다. 모범생에서 삼수생으로. 전(前) 민노당 당원 그리고 현재 카페 운영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 에너제틱한 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휴학 중인 이기혁씨를 지난 25일 송파구 삼전동에 위치한 그의 카페에서 만나봤다.

커핑, 로스팅, 바리스타 모두에 능한 이기혁씨. 대학교1학년, 전 민노당 당원, 오마이뉴스 애독자, 현재 카페 오너. 커피를 공부할수록 배울게 많다며 겸손한 그는 자기 길을 걷는 요즘 20대다.
▲ 커피 전문점 사장 이기혁(22) 커핑, 로스팅, 바리스타 모두에 능한 이기혁씨. 대학교1학년, 전 민노당 당원, 오마이뉴스 애독자, 현재 카페 오너. 커피를 공부할수록 배울게 많다며 겸손한 그는 자기 길을 걷는 요즘 20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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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20대들은 보통 대기업 취업이 목표아닌가? 왜 리스크가 큰 도전(창업)을 한 건가?
"전 '나중'을 꿈꾸며 내 현재를 혹사하고 싶지 않았어요. 어떤 사람들은 돈을 모아 미래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는데 과연 그게 생각처럼 될까도 싶더라구요.

지금 친구가 대기업에 다녀요. 한국 최고의 기업이라고 불리는 그 곳이요.(웃음) 입사 4개월인데 하루 15시간 근무, 야근과 특근 포함 주 7일 일한데요. 점심을 못 먹는 날도 많아요. 한 시간 점심을 비우면 그 시간만큼 야근해야 한대요.

그 친구도 저도, 어느 누구도 그렇게 혹사당할 것을 기대하며 대학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어느 누구도 이런 삶을 기대하면서 취업준비를 하지 않아요. 게다가 전 삼수를 했기 때문에 취업 준비에 대한 압박이 컸어요. 또 1학년 때부터 학점관리, 토익 등 스펙 걱정하며 취업전쟁을 치르는 것에 의문이 들기도 했구요. 그럴 바엔 차라리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고 생각했지요."

- 원래 커피를 좋아한 건가? 왜 하필 카페를 선택했나?
"아니요,(웃음) 원래 커피보다 차를 더 좋아해요. 그리고 카페는. 비하인드가 있어요.(웃음) 저는 삼수해서 대학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혼자 공부하니 확실히 도서관, 학원을 멀리하게 되더라구요. 그때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꽤 강해서 민노당 당원으로 가입도 하고 오마이뉴스도 홈으로 설정해 매일 드나들었어요. 하하.

그러다 우연히 홍대에 가게 되었고 그때 처음으로 카페에 간 거예요. 정말 충격이컸어요. 내 기억 속 카페 이미지는 '다방'에 불과했거든요. 드라마 속 남녀가 이별을 고하면서 커피를 얼굴에 쫙 뿌리는, 뭐 그런 이미지로 기억된 곳이었요. 그런데 홍대 카페는 제 상상과 전혀 다르더라구요. 혼자 책 보는 사람,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사람.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각자 자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신선했어요. 그 때 카페라는 공간의 매력을 깨닫게 되고 지금까지 이어진 거예요."

이기혁씨가 운영하는 카페
▲ 카페 내부 이기혁씨가 운영하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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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가게 내기 쉽지 않았을텐데 어떻게 시작했나?
"부모님이 학비는 대주겠지만 용돈은 절대 줄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용돈을 벌려고 '커피집'이라는 커피 전문점에서 일을 했어요. 지금 이 자리가 원래 '커피집'이 있던 장소예요. 그런데 그 가게 매출이 좋지 않았어요. 적자는 아니었지만 이익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일하면서 발주를 하는 등 업무가 늘어났고 카페 경영에 대해 배울 수 있었어요.

그뿐 아니라 카페를 다니기만 할 때는 안 보이던 동선, 인테리어 등 세부사항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카페를 좋아해 이곳저곳 다니다보니 괜찮은 곳들의 공통점들도 잡히더라구요. 수익창출 포인트를 나름대로 뽑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한 번 운영해보자'라는 마음이 생겼던 것 같아요. 마침 사장이 가게를 그만 두었고 부모님께 도와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물론 처음에는 아버지가 반대하셨어요. 카페는 '물장사'라는 인식이 있으셨거든요. 설득 끝에 커피 전문점을 열었어요."

- 그럼 그 수익 포인트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건 어떤가?(웃음)
"인테리어 영향이 제일 커요. 카페는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거든요. 카페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아서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어요. 두번째는 '로스팅'이예요. 로스팅을 직접 하고 싶어 기계를 들였어요. 그런데 로스팅을 직접 한다는 것만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부분이 크더라구요. 무엇보다 제가 직접 커피 맛을 좌우할 수 있구요. 마지막으로 최근 몇 개월 사이에 눈을 뜬 건데, 생두. 생두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저는 커피도 요리라고 생각하거든요. 왜 요리사들이 항상 '좋은 재료'를 강조하잖아요. 커피도 마찬가지예요."

커피를 내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에스프레소 기계를 이용하는 것과(위) 핸드드립(아래). 핸드드립은 독일에서 개발되어 일본에서 대중화된 커피 추출법이다.
▲ 이그젝션(추출) 커피를 내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에스프레소 기계를 이용하는 것과(위) 핸드드립(아래). 핸드드립은 독일에서 개발되어 일본에서 대중화된 커피 추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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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커피만 봤을 때 맛있는 커피의 포인트는?
"저는 재료(생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커피를) 내리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건 사실이에요. 같은 원두라도 테크닉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 거죠. WBC라는 바리스타 대회가 있어요. 이 대회의 테크닉 평가는 100점 중 16점 밖에 안 돼요. 우승자를 보면 작년부터 2007년까지 한 팀에서 나왔어요(작년에는 영국, 2008년 아일랜드, 2007년 영국인. 모두 '스퀘어 마일'이라는 팀이다).

근데 재미있는건 이 셋이 준비해간 원두가 한 사람이 로스팅한 거예요. 결국 커피 맛은 테크닉 보다 로스팅이고 좋은 생두가 결정한다는 얘기예요. 국내의 경우 딜러들의 생두 구입처가 비슷하다보니 아무래도 테크닉에 신경쓰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커피도 요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 커피를 뽑는 바리스타 이외에 다른 직업군이 있나?
"네. 생두의 특징을 평가하는 커핑(cupping), 생두를 로스팅하는(불에 굽는) 로스트, 그렇게 만들어진 커피를 추출하는 이그젝션으로 나뉘어요. 각각 하는 일이 다르니까요. 그리고 각 담당자를 커퍼(cupper), 로스터(roaster), 바리스타(baristar)라고 불러요. 그런데 외국에서는 이 세가지 모두 가능한 바리스타가 많아요. 커핑과 로스팅을 알면 더 전문적인 추출을 할 수 있거든요. 커핑, 로스팅, 추출을 연계해 각 변수를 통제,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커핑과 로스팅 배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로스팅 정도에 따라 커피 색과 풍미가 결정된다. (오른쪽 위부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콜롬비아 수프리모, 에디오피아 시다모. 강배전 된 커피도 오래된 커피처럼 기름이 나온다.
▲ 로스팅 된 커피 원두 로스팅 정도에 따라 커피 색과 풍미가 결정된다. (오른쪽 위부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콜롬비아 수프리모, 에디오피아 시다모. 강배전 된 커피도 오래된 커피처럼 기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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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전문적인 거 아닌가? 가게가 주택가에 있는데 손님들이 알아주나?
"요즘에는 손님들도 맛있는 커피와 맛없는 커피를 구분해요. 드립 커피나 더치 커피도 예전보다는 많이 찾아요. 물론 핸드드립 같은 경우는 트렌드인 부분도 있어요. 드립은 한국 정서상 대중화되기 힘들 거든요. '빨리 빨리' 문화에 익숙해서 그런 것 같아요. 세팅하고 내리는데 10분이나 걸리는 핸드 드립은 실제 매출의 10~20% 밖에 안 돼요. 좋은 원두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로스팅과 커핑에 신경쓰고 있어요. 돈 받고 장사하는데 이렇게 해야죠.(웃음)"

- 일반적인 가게와 다르게 접근하는 것 같다.
"좋은 생두를 싸게 들여오는 게 이기는 전략이에요. 저처럼 작은 가게는 킬로당 1000원이면 감당이 가능하거든요. 아마 스타벅스는 힘들 거예요. 들여오는 양 자체가 달라 1000원 상승이면 커피값을 또 올려야 되니까요. 다행히 저나 동네 커피점들은 장기적으로 좋은 원두를 제공하는 게 가능해요. 전 한 탕 하는 것 보다 장기적으로 오래, 가늘게 가고 싶어요(웃음)"

- 스타벅스가 원두 구입에 소극적인 것처럼 들린다.
"그건 아니에요. 스타벅스를 욕하는 사람도 많지만 스타벅스만큼 좋은 생두를 쓰는 곳도 드물어요. 이건 인정해야 해요. 다만 스타벅스와 계약을 한 커피농장은 가격이 크게 올라요. 스타벅스에서 좋은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그렇죠. 생두 품질에 관심이 많아 일반업체보다 높은 가격으로 구입을 하거든요. 착한 공정무역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에요."

- 그렇게 따지면 스타벅스만큼 좋은 생두를 구입하는 게 힘들겠다.
"일개 개인이 스타벅스와 대등하게 생두를 구입하는 건 불가능해요. 스타벅스의 최대 강점은 시스템이에요. 좋은 산지와 계약을 맺고 시스템, 관리를 해주는거죠. 커피는 작황이 심한 농작물이고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손익의 기복이 크거든요. 그래서 대기업이
가공 공정, 보관 공정, 품종 관리 등 농작에 필요한 정보, 시스템을 관리해주면 농장도 이익이에요. 그렇게 농장 커피값이 오르면 스타벅스도 부담이 되니까 계속 새로운 농장을 개척해요. 우리에게 익숙한 예가체프나 만델링의 경우 스타벅스에 의해 브랜드화 된 케이스에요. 그 전에도 있었지만 스타벅스로 인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거죠. 하지만 개인이 좋은 생두를 구매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아요."

- 재미있네, 로스팅을 직접 한다고 했는데?
네. 매번 직접 로스팅을 해요. 저는 먼저 생두를 먼저 확인하고 로스팅을 결정해요. 에스프레소용과 드립용은 따로 로스팅하구요. 에스프레소 같은 경우에는 블렌딩까지 직접하기 때문에 그날 그날 맛이 달라요. 아마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 드시는 분들은 저희집이 (커피 맛이) 약하다고 할 거예요. 스타벅스 커피는 우유와 함께 마시는 음료가 많아요. 그래서 커피 맛이 밀리지 않도록 강배전(로스팅 정도가 강한)된 원두를 사용해요. 종종 쓰고 진한 커피를 즐겨야 커피 마실 줄 안다고 말 하는데 그건 편견이에요. 원두 종류에 따라, 블렌딩에 따라 로스팅을 달리하는 게 맞거든요."

                   
커피 나무(왼쪽), 이기혁씨가 직접 딜러들을 통해 새로 받은 원두.  르켐티 내츄럴(오른쪽 위), 예가체프 코케. 르켐티는 한국에서 처음 수입된 원두라고 한다.
▲ 커피나무와 커피 샘플 커피 나무(왼쪽), 이기혁씨가 직접 딜러들을 통해 새로 받은 원두. 르켐티 내츄럴(오른쪽 위), 예가체프 코케. 르켐티는 한국에서 처음 수입된 원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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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요즘 커피 전문점들이 로스팅 날짜를 강조한다
"로스팅한 지 며칠 되었다라는 식으로 '신선도'를 강조하는데 무조건 새 커피가 신선하고 맛있는 것은 아니에요. 에스프레소는 로스팅만 잘하면 30일이 지나도 맛있을 수 있거든요. 숙성도가 중요한 커피들이 있어요."

생두는 콩처럼 푸른 빛을 띈다. 우리가 아는 커피는 로스팅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갈색으로 변하고 향을 머금게 된다.
▲ 로스팅중인 이기혁씨 생두는 콩처럼 푸른 빛을 띈다. 우리가 아는 커피는 로스팅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갈색으로 변하고 향을 머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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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컵 테이스팅과 커핑 좀 설명해달라
"컵 테이스팅(cup tasting)은 음료를 제대로 추출했나 확인하는 차원에서 맛을 확인하는 거예요. 일반 커피 전문점에서 하는 것이 컵 테이스팅이에요. 반면 커핑(cupping)은 생두 자체의 맛을 평가하기 위한 거예요. 기본적으로 경매를 염두한 평가법이에요.

로스팅이나 추출 과정 중 왜곡이 없는 상태에서 체크하는 게 특징이죠. 그래서 원두를 굵게 갈아 물만 부어 맛을 봐요. 커핑 기준은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주로 생산지에서 하는 COE(Cup of Exellence)방식이고 다른 방법은 커피 구매자들이 주로 하는 SCAA(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라는 방식이에요.  

자꾸 말이 반복되는데 저는 커피도 요리라고 생각하거든요. 재료의 맛을 제대로 모른 채 요리를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 한국에서는 딜러들조차 커핑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판매자의 말만 믿고 원두를 사기엔 무리가 있어 자연스럽게 커핑을 배우게 된 거예요. 바리스타는 커피를 좋게 왜곡해 최상의 맛을 내는 거예요.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한 테크닉은 생두의 특징을 잘 알고 있을 때 극대화 된다고 생각해요.

마시는 커피와 컵 테이스팅은 원두를 곱게 갈고 커핑용은 굵게 갈아야한다.
▲ 마시는 커피(위) 커핑(cupping)용 커피 마시는 커피와 컵 테이스팅은 원두를 곱게 갈고 커핑용은 굵게 갈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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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식으로 진행되는 커핑. 커피 아로마와 맛을 확인한다. 마시지 않고 맛만 음히한 뒤 뱉어낸다. 다양한 원두를 각각 서너컵 준비 후 돌아가면서 맛을 본다.
▲ 커핑(cupping) 과정 약식으로 진행되는 커핑. 커피 아로마와 맛을 확인한다. 마시지 않고 맛만 음히한 뒤 뱉어낸다. 다양한 원두를 각각 서너컵 준비 후 돌아가면서 맛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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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굉장히 학구적으로 접근한다. 돈은 안 버나(웃음)?
"저는 가게 확장보다 배우는 것에 집중하고 싶어요. 어떤 사람들은 커피에 대한 애정이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비결이라고 하는데 전 그 말에 동의 못해요.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봐요. 생두의 특징부터 떼루아, 수확 시점, 가공방식, 로스팅까지 기본 지식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이렇게 커피 맛에 신경쓰는 것은 상도덕적인 이유가 커요. 파는 사람은 돈 받는 값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맛있는 커피와 맛없는 커피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끔 어떤 카페는 먹지도 못할 커피를 주기도 해요. 그런 일은 없어야지요.(웃음)"

- 그래서 순수익은 얼마나 되나?
"말이 길어졌는데(웃음)  월세 400을 제외하면 약 400~500 정도 되는 거 같아요. 그보다 낮을 때도 있구요. 처음부터 이렇게 벌었던 것은 아니에요."

- 혼자 커피에 대해 공부한 건가?
"처음에는 혼자 시작했어요. 원래 제 성격이 무언가를 배울 때 책부터 시작하거든요. 물론 학원도 다녔어요. 학원과 책을 함께 공부했는데 학원은 제가 배우고 싶은 것을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왜 이렇게 추출해야 하나요?"라고 물으면 만족스러운 대답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시중에 나온 책들은 대부분 카페 사장이 쓴 건데 개인 경험 중심에 가게 방침이 전부예요. 그래서 원서를 찾게 되었고 원서에 나온 방식과 학원 등에서 가르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외국 서적들은 비교적 기본 원리에 충실하고 화학적인 이론까지 곁들여 설명이 된 거예요. 추출 방법을 과학적인 근거로 설명해놓으니 이해가 더 잘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세미나를 다니게 되었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어요."

초기에는 결점두를 직접 손으로 골랐다는 이기혁씨. 좋은 생두와 비교하며 공부를 했던 흔적이다. 지금은 고급 생두를 구입하면서 결점두를 고를 일이 없어졌다고 한다. 포트는 입구가 용도에 따라 다르다. 강배전된 커피는 주로 좁은 입구를, 약배전된 커피는 주로 큰 입구의 포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약배전된 커피는 유량이 적으면 떫은 맛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한다.
▲ 결점두/생두/로스팅 된 원두(위)와 커피포트(아래) 초기에는 결점두를 직접 손으로 골랐다는 이기혁씨. 좋은 생두와 비교하며 공부를 했던 흔적이다. 지금은 고급 생두를 구입하면서 결점두를 고를 일이 없어졌다고 한다. 포트는 입구가 용도에 따라 다르다. 강배전된 커피는 주로 좁은 입구를, 약배전된 커피는 주로 큰 입구의 포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약배전된 커피는 유량이 적으면 떫은 맛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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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학까지 했는데 아버지가 뭐라 안 하시나?
"처음에는 반대하셨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도와주세요. 카페 테이블과 작은 간판은 아버지가 직접 만들어주신 거예요. 그리고 아버지는 커피 관련 박사 과정도 밟고 계세요. 제가 커피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것도 아버지 덕분이죠.(웃음)"

- 최종 목표는?
"단기적으로 생두 현지구매율을 100%까지 올리는 게 목표예요. 좋은 생두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고 싶거든요. 현재 약 30%는 현지에서 직접 생두를 구매해요. 그런데 대기업처럼 대규모로 원두를 구매하는 게 아니라 어려워요. 저 같은 소규모 카페 주인들이 그룹을 만들어 현지 중개업자들과 거래를 해요.

'코요테'라고 불리는 사람들인데 이들이 스페인어를 사용하다보니 스페인어를 마스터하는게 다음 목표예요. 코요테를 통해 구매한 생두는 농장 세부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직접 농장 정보도 얻고 확인도 하려면 스페인어를 공부해야 될 것 같아요.(웃음) 최종 목표는 생두 딜러예요. 10년 내에 한국 대기업들도 생두 시장에 진출할 텐데 먼저 준비하려구요.(웃음) 그래서 커핑 공부도 하는 거고 스페인어 공부도 시작했어요."

덧붙이는 글 | 이기혁씨는 커피에 대한 애정보다 '프로정신'이 더 강한 사람이었다. 새로운 것을 상품 삼아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다. 내내 전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와 기사에는 쉬운 부분만 발췌했다. 특히 SCAA와 COE(모두 국제 커핑 시험) 프로토콜과 샘플을 보며 생두와 커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는데 기회가 되면 후속 기사를 쓰겠다. 현재 그는 WBC와 SCAA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생두 딜러를 꿈꾸는 이기혁씨의 성장을 기대해본다. 20대여 영원하라!



태그:#뜨레모아, #스타벅스, #20대, #드립커피, #88만원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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