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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학교라는 인천 동구 창영동에 자리한 영화학당(영화초등학교본관동)을 자전거를 타고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개항 이후 근대 신식(선교)교육이 들어와 시작된 곳인 적갈색의 아담한 학교 건물을 둘러보고 나와서는, 인근 창영초등학교에 들렀다가 헌책방이 모여있는 배다리로 나아갔습니다.

그 길에 감귤색 가로등이 불밝히기 시작한 어둑해진 골목길과 철로 아래 터널로 영화여자정보고 학생들이 하교하는 것도 눈에 띄였고, 옛 인천양조장을 새롭게 꾸민 동네미술공장 '땜빵' 앞을 지키는 듬직한 양철 로봇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 나뭇꾼이 고개를 푹숙이고 잠들어 있는 듯 보였습니다. 아참 동네미술공장 또는 스페이스빔이란 곳은 배다리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철로 아래로 보행자를 위한 터널이 나있다.
 철로 아래로 보행자를 위한 터널이 나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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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양조장이 사라진 그곳에 미술공장이 들어섰다.
 인천양조장이 사라진 그곳에 미술공장이 들어섰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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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나무꾼을 닮은 양철 로봇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나무꾼을 닮은 양철 로봇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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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로봇과 인사하고 배다리 골목에 이르니, 이른 저녁시간이었는데도 헌책방 문은 대부분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예전처럼 늦은 밤까지 헌책방을 찾는 학생이나 사람들이 없어서 그렇다지만, 불빛마저 사라진 적막한 배다리는 처량했습니다.

특히 언론에도 여러차례 보도된 '오래된 책집'의 하늘색 셔터는 완전히 내려가 있었고, 기둥에는 '일층 점포 임대'라는 손글씨가 나붙어 있었습니다. 헌책방을 말하는 건지 그 옆집 점포를 말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작년에는 점포 임대 표지판을 보지 못했습니다. 정신없이 살아가는 도시사람들의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헌책들처럼 헌책방도 그렇게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싶었습니다.

다행히 배다리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아벨서점은 환한 불을 밝히고 책방을 열어놓고 있었습니다. 책방 밖에 수북히 쌓인 만화책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싸늘한 겨울밤이 내려앉는 배다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오래된 책집도 문을 닫았다.
 오래된 책집도 문을 닫았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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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전시관은 문이 닫혀 있었다.
 아벨전시관은 문이 닫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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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골목에서 불밝힌 사진관
 헌책방 골목에서 불밝힌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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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가는 책집도 문이 닫혀 있었다.
 마을로 가는 책집도 문이 닫혀 있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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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밝힌 아벨서점, 아벨서점은 평일에는 오후8시까지 문을 연다.
 불밝힌 아벨서점, 아벨서점은 평일에는 오후8시까지 문을 연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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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로봇이 있던 스페이스빔에서는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양철로봇이 있던 스페이스빔에서는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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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헌책들이 헌책방과 함께 사라지고 있다.
 수많은 헌책들이 헌책방과 함께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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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서와 학습지를 다루는 도서마트는 그자리 그대로...
 참고서와 학습지를 다루는 도서마트는 그자리 그대로...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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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불빛과 달리 어둠속에서 잊혀지는 헌책방들, 왠지 처량하다.
 눈부신 불빛과 달리 어둠속에서 잊혀지는 헌책방들, 왠지 처량하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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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배다리, #헌책방, #추억, #겨울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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