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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에 '작은도서관' 바람이 불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동네도서관 즉, 작은도서관 건립에 발 벗고 나서면서 수많은 지자체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작은도서관 설립에 올인했다. 기본적으로 도시 발전의 패러다임이 예전의 '개발'과 '건설'이 아니라 교육·문화·복지로 옮겨가면서 작은도서관 건립은 지자체의 기본 아이템이 되고 있다.

 

하지만 도서관 건립 초기 부지매입의 난관을 극복하고 멋진 동네도서관을 건립한 지자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인력 부재, 규모 및 프로그램 영세성, 공공도서관과의 연계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당면하면서 본래 작은도서관의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

 

이 같은 고민은 강동·송파구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강동·송파구 공공도서관 및 작은도서관의 현주소를 조명하고 국내·외 성공사례를 취재·보도함으로써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동네도서관의 밝은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자주>

 

글 싣는 순서

 

① 강동·송파구 지역 도서관 현주소

② 동네도서관 성공사례 1(서대문구·안산시)
③ 동네도서관 성공사례 2(전주시·강릉시)

④ 동네도서관 해외성공사례 3(일본 히노시)

⑤ 이제는 동네도서관이다 

 

아버지의 선물 '이진아기념도서관'

 

2002년 월드컵 축제에 빠져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을 때 이상철씨는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딸 이진아양이 불의의 사고로 하늘나라의 별이 됐다는 비보를 접했다. 아버지 이상철씨는 별이 된 딸의 이름이 영원히 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딸에게 마지막 선물을 준비하게 된다.

 

밝고 맑고, 천진난만했던 작은 딸, 책을 무척 좋아했던 그 딸을 기리기 위해 도서관을 짓기로 결심한 것. 이렇게 불의의 사고로 딸을 잃은 한 아버지의 아름다운 기부로 이진아기념도서관 건립이 됐고, 서울시와 서대문구청의 지원 아래, 이진아양의 25번째 생일이던 2005년 9월 15일 이진아기념도서관이 탄생하게 됐다.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영천사길 40(현저동 101)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이진아기념도서관은 대지면적 757㎡(228평)인 작은도서관이다. 5만5000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이진아기념도서관은 도서관의 기본 기능이라 할 수 있는 도서대여 및 열람기능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눈높이와 수요에 맞는 알찬 프로그램 운영으로 도서관 선진국으로 통하는 일본에서도 도서관 우수사례로 벤치마킹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유인즉 바로 프로그램.

 

이진아기념도서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꼼꼼히 살펴보면 정말 주민을 위한 작은 도서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영유아/어린이/성인 강좌로 나눠 계층별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주민들의 만족도가 큰 편이다.

 

그뿐만 아니라 '도서관에서 떠나는 영화여행', '평화책 전시회', '좋은 부모 클럽 운영',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독서교실', '명사초청 특강', '부모교육 아카데미', '사서와 함께하는 독서골든벨', '책읽는 가족 인증서 수여식', '도서관에서 월드컵 100배 즐기기!' 등 프로그램명만 들어도 알차다.

 

그 결과로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은 지난해 서울시에서 시행한 '서울시 구립도서관 이용 시민만족도' 조사결과에서 94.9% 최고 점수를 받았으며 특히 전자정보열람실 만족 등에서 최고점을 받는 등 명실공히 서울시 최고의 도서관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했다.

 

이진아기념도서관은 지역에서 소외된 계층과 독서·문화 사각지대에 놓은 주민들을 위해 지난해 11월에는 서대문구 모래내길 302번지(남가좌동 124-313) 3층에 약 8000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열람공간, 모듬공간, 검색공간 등을 갖춘 가재울어린이도서관을 오픈했다.

 

가재울어린이도서관은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의 분관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의 네트워크의 새로운 운영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이진아기념도서관과 연계한 통합회원관리, 프로그램 등을 공유하며 운영하고 있다.

 

한 아버지의 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도서관 건립은 단순하게 도서관을 짓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서대문구 지역 일대 21세기를 열어가는 공공도서관의 지식·정보·문화·교육센터로 만들어 지면서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운영 모범사례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작은 도서관 도시 '안산시'

 

경기도 안산시에서는 2004년부터 지역의 작은 도서관과 시민단체가 함께 만든 '안산작은도서관네트워크(http://www.ssl.or.kr)가 활동하고 있다.

 

안산 우리마을 작은 도서관에는 책넝쿨 도서관, 초지 어린이도서관, 민들레 도서관, 별자리 도서관, 푸른꿈 도서관, 문화센터 어린이도서관, 대덕문화 도서관, 꽃우물 도서관, 책의 기쁨 도서관, 어린이도서연구회 등이 인터넷 상에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각종 도서 정보 및 프로그램 등을 공유하면서 안산 지역 주민들에게 작은도서관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작은 도서관별 프로그램 등을 공유하고 공공도서관과의 정기적인 회의와 토론회를 통해 작은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등 그야말로 동네 작은 도서관으로서의 정도를 걷고 있다.

 

안산작은도서관네트워크 한 관계자는 "교육과 문화의 양극화는 삶의 출발부터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모두가 안고 있는 문제이며, 극복해야 할 현실"이라며 "마을 작은 도서관은 가난한 사람들이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의 차별을 없애고, 정보 및 교육 기회를 확대 할 수 있으며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문화적 혜택을 골고루 주는 역할, 공동체를 경험하는 상호작용의 공간, 어린이,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 대한 서비스 제공 등 도서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가까이에 있다"며 지역의 작은 도서관의 의미를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강동송파구 주민의 대변지 서울동부신문(2008년 9월 3일 692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진아기념도서관, #서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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