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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화랑유원지는 규모면에서 일등급 대공원 못지 않다. 화랑저수지를 둘러싼 산책로뿐 아니라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야외공연장 그리고 자동차극장까지 한 데 어울려 모여있다. 최근엔 경기도립미술관이 멋지게 자리를 잡았고, 남쪽으론 와! 스타디움이란 종합경기장도 위용을 뽐내고 있다. 게다가 몇 년 후면 아마도 우리나라 최초의 돔야구장도 그 옆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

 

 

이곳 화랑유원지의 장점이라 하면 도심 속에 아주 편안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안산의 중앙인 고잔동과 선부동을 끼고 아파트단지와 연립주택단지를 양쪽에 품고서 자연스럽게 어울려 있다.

 

 

꽤 오래된 유원지인데도 이곳 주민들만 잘 아는 곳인 듯하다. 서울의 누구도 안산의 화랑유원지는 잘 알지 못한다. 백운호수나 물왕리저수지 등은 잘 알면서도 이곳은 모른다. 저수지의 규모는 작지만 이곳만큼 친환경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도 드물다.

 

 

둘레를 따라 걷는 코스는 모두 우레탄포장이 잘 되어 있고, 빠른 걸음이라면 30여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아주 가뿐하다. 대여해주는 자전거도 항상 풍족하고, 이태리식 네 발 달린 자전거도 가족들이 타고 놀기에 좋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한 바퀴 돌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중간중간 쉴 수 있는 나무벤치도 많고, 저수지내 갈대밭과 철새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도 만들어 놓았다. 저수지 안에는 커다란 잉어와 붕어가 많이 살고 있으며, 계절따라 청둥오리 등 철새가 왔다 간다.

 

무엇보다 탁 트인 시야로 사방 팔방 막고 서 있는 건물이나 산이 없다. 저만치 자리잡은 아파트나 주택은 이곳을 앞마당 삼듯이 보일 뿐 신경이 쓰이지는 않는다. 봄이면 들판이 온통 꽃천지로 화려하게 불꽃바다를 만들어놓는다.

 

 

누군가에게 안산은 호주의 멜버른을 벤치마킹했다는 말을 들었다. 과연 공원이나 녹지가 넘쳐난다. 어디를 가도 산책하지 못할 곳은 없다. 시내 상업지구를 10분만 걸어 빠져나오면 모두가 다 풀밭이고 산책로가 보인다. 4호선 끄트막 전철로 아래를 따라서도 걸을 수 있고 걷다보면 고잔역 바로 앞 이곳 화랑유원지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또 기웃거리며 걷다보면 미술관 구경도 하고, 잠시 5분 정도만 벗어나면 또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즐길 수도 있다. 그리고 시내가 그리우면 또 5분 정도만 걸으면 안산의 중심부 시내로 곧장 이어진다.

 

 

우리나라에 이만한 도시가 또 있을까? 운동복 차임으로 산책을 즐기다가 공연을 보고 싶으면 시내로 가 영화를 감상하고, 슬슬 걸어서 야트막하게 조성된 또 다른 산책로를 따라 귀가할 수 있는 곳이다. 차가 막히는 곳도 별로 없고, 어딜 가나 사람들로 붐비지도 않는다. 적당한 쓸쓸함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곳이다.

 

 

하나둘 들어서는 편의시설에 더해 문화시설이 늘어간다는 게 무척이나 반갑다. 다들 지방미술관 혹은 지방 예술회관으로서 새로운 시도들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행사나 공연을 알리는 현수막이 부쩍 늘었다. 푹 쉴 수 있다면 정말이지 아침부터 저녁 나절까지 슬슬 걸어다니며 놀다가 저녁엔 정명훈이 지휘하는 클래식을 한 곡 듣고 싶다. 그 정도 호사까지가 항상 바라는 바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고잔역에서 가면 됩니다. 


태그:#안산, #화랑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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