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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호주 행정수도인 캔버라 특별구(Australian Capital Territory, ACT) 지방의회가 의원들의 연봉인상을 결정해놓고 쉬쉬하다가 <캔버라타임스>가 특종보도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6월 26일자 <캔버라타임스>가 지방의회 비밀문건을 입수해서 '지역주민 평균 연봉의 두 배 이상의 연봉을 받는 지방의원들이 추가인상을 결정했다'고 보도한 것. 호주에서 정치인의 연봉인상이 왜 문제가 됐던 것일까?

 

"연봉 너무 많다"고 불평한 포스키 의원

 

<캔버라타임스>는 'ACT 지방의원들의 연봉이 6%가량 인상될 계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부분의 의원들이 고액연봉에도 불구하고 연봉인상을 원하고 있다"면서 "단 한 명의 의원만 연봉인상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신문은 "녹색당 소속 상원의원 데브 포스키(Deb Foskey) 박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라고 밝히면서 "그녀의 발언을 계기로 정치인의 가치는 무엇인가(what politicians are worth)라는 논쟁이 뜨겁게 일었다"고 보도했다.

 

포스키 의원은 <캔버라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나는 이미 너무 많은 연봉을 받고 있어 딱히 쓸 곳도 없다, 차라리 나의 인상분을 지역민들을 위해 쓸 수 있도록 기부하게 해 달라"면서 "다른 의원들도 나와 같은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서 "정치인들은 지역사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수많은 캔버라 주민들이 힘들게 일하고 있지만 4만 호주달러 정도나 그 미만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정치인의 물신숭배 풍조 개탄

 

포스키 의원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이번 연봉 인상을 비밀리에 추진한 것은 납세자들의 세금을 잘못 쓰는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그거야말로 공평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캔버라타임스>와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의 처신과 마찬가지로) 오직 돈만을 위해서 사는 걸 원치 않는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존 스텐호프 ACT 수석장관(지방정부의 총리 격)은 "ACT 의원들은 타스마니아 주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연봉을 받고 있다"면서 "다른 주 국회의원들은 평균 2만 달러가량 연봉이 높다"고 항변했다. 
 
또한 그는 "ACT 지역의 평균 임금 인상률이 지난 2년 동안 4%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ACT 지방의원 4% 인상은 비교적 형평성에 맞다"고 주장하면서 "나의 연봉 22만7244달러도 호주의 6개 주와 2개 특별구 중에서 2번째로 낮다"고 주장했다.

 

연봉 높아야 고급두뇌 정치계로 온다?

 

한편 호주연방의회 의원들도 비슷한 시기에 연봉인상을 결정했다. 그러나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했는지 일부 의원들은 "연방의원들은 최선을 다하면서 힘들게 일하고 있지만 일반기업의 간부들보다 훨씬 적게 받는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그러나 그들은 "높은 연봉이라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어야 최고 두뇌들(the best brains)이 정치계로 입문한다"고 반박했다. 참고로 존 하워드 호주 총리의 연봉은 2007년 인상분을 포함해서 33만 달러(약 2억6천만 원)다.

 


태그:#지방의원 연봉, #데브 포스키,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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