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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13 23:15최종 업데이트 05.01.14 10:47

경기활성화와 비정규직, 별개 문제 아니다

지난해 말, 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신의 삶의 처지를 한탄하는 유서를 남기고 그가 다니던 직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십년 동안 일해 온 직장에서 순식간에 해고될 수 있는 비정규직의 처지를 비관했던 것이다.

한 노동자의 죽음이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켰던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문제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기 때문이다.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이 직장인들의 불확실한 지위를 설명하는 키워드가 되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은 그보다 더욱 위태롭다.

회사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삶의 기반인 직장에서 나와 순식간에 ‘백수’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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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으로 산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아야 함을 의미한다. 정규직 급여의 65%밖에 안 되는 봉급에 산업재해 보험 등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의 보호도 받지 못한다. 노조조차 결성하지 못해 고용주 측의 횡포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다.

‘싼값’에 맘껏 부려먹을 수 있는 사람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비정규직이 노동계의 통계로 이미 전체 노동인구의 반을 넘어섰으며, 아직도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반이 넘는 사람들이 극도로 불안정한 환경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비정규직 문제는 객관적인 수치만 놓고 보더라도 심각한 사회문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리 있는 듯하다. 언론에서도 경제문제를 이야기 할 때 경제성장률과 각 경제주체들의 경기전망지수, 환율 등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대부분이다.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며 비정규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좀처럼 볼 수 없다. 노동문제에 대해서는 ‘투쟁’과 ‘이념’을 먼저 떠올리며 거부감을 갖는 우리 사회 특유의 노동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는 엄연한 경제 주체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나라 안의 경제를 담당하는 세 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다. 이 세 경제주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그 사회의 경제는 활성화될 수 있다. 요즘 경제문제를 분석할 때 자주 거론되는 ‘투자확대-고용증대-소비증대-경기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는 바로 각 경제 주체들이 서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유기적인 연결을 이룰 때 달성되는 것이다.

이중 ‘가계’부문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노동자들이다. 노동자들은 기업을 위해 일하고 그 대가로 번 돈을 적당히 소비함으로써 경제구조 속에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절반 가량이 비정규직으로 열악한 상황에 있다는 것은 단지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경제의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의 경제구조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정부가 연초, 경제성장률 5%달성을 통한 고용창출로 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고용확대를 통해 내수를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계획이 성공을 거두길 바라지만 혹 이것이 경제성장률, 실업률 등의 ‘수치’에만 얽매인 전시행정에 그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수치로 드러나기 힘든, 노동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통한 내수진작에 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높은 실업률만큼이나 심각한 문제가 노동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 문제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때, 소비는 꽁꽁 얼어붙게 된다는 것은 경제 상식이다. 하루 앞을 장담할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개선 문제는 우리 경제의 구조개선을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이제는 비정규직 문제를 노동문제의 차원을 넘어 경제문제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성숙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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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철 (ttpple) 내방

글쓰는 것을 좋아하고 글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기쁨을 느끼고자 합니다. 오마이 뉴스를 통해 사회에 대한 시각을 형성해 왔다고 믿는데 이제는 저의 작은 의견을 개시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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