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이라크인 포로학대'를 승인했다는 주장을 펴고있는 전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장 재니스 카핀스키 준장. ⓒ 연합뉴스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수용소장이었던 제 800헌병여단의 재니스 카핀스키 준장이 영국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연일 폭발성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카핀스킨 준장은 지난 3일 영국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아부 그라이브가 아닌 다른 정보기관에서 이라크 포로 신문에 참여하고 있는 이스라엘 사람을 봤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포로 학대를 승인했다"고 강조했다.
카핀스키 준장은 포로 학대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으로 지난 5월25일 지휘권을 박탈당했다. 그러나 그는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포로 학대가 이뤄졌던 장소는 미군 정보기관이 전적으로 통제했고 나의 명령이 미칠 수 없던 곳"이라며 "국방부가 나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는 3일 BBC 라디오4의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동맹군의 한 고위급 장성과 함께 이라크에 있는 한 정보기관을 방문했을 때 스스로 이스라엘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전에 볼 기회가 없었던 그 사람에게 '여기서 무슨 일을 하는가? 통역인가?'라고 물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중동출신임이 분명한 그는 "나는 신문작업에 참가하고 있다. 나는 아랍어를 알지만 아랍인은 아니다. 이스라엘 사람이다"라고 대답했다는 것.
그동안 아랍권에서는 이라크 포로들에 대한 미군의 학대수법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자행한 학대 수법이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지난 1999년 이스라엘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지기 전 까지 이스라엘군 비밀 요원들은 테러 용의자를 신문할 때 '적정수준의 육체적 압력'을 가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따라서 1999년 이전에 이스라엘 수사기관은 미군이 이라크 포로에게 했던 것처럼 잠 안재우기, 고통스런 자세로 장시간 서있게하기, 더러운 자루로 얼굴 씌우기 등의 고문을 사용했다.
"럼스펠드가 포로학대 승인한 문건 있다"
지난 4월 미군 포로학대에 대한 미 육군의 조사 문건을 특종보도했던 <뉴요커>의 세이모어 허쉬 기자도 BBC 라디오 4의 '투데이'에 "내 취재원들은 이라크에 이스라엘 정보요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이라크에 간 것 목적 가운데 하나는 이스라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던 이라크 비밀 정보부대원들 가운데 현재 체포된 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보도에 대해 이스라엘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이스라엘 요원들이 이라크 포로 신문에 관여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이같은 주장을 담은 보도를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카핀스키 준장은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도 겨냥했다.
카핀스키 준장은 3일 캘리포니아주에서 발행되는 <시그널>과의 인터뷰에서 "럼스펠드 장관이 '특정신문 기법'을 사용해도 좋다고 직접 승인을 했느냐"는 질문에 "아부 그라이브 수감자들에 대한 관리는 자신의 영향권을 벗어나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워싱턴 포스트가 공개한 미군이 포로를 학대하는 사진. ⓒ WP 화면캡쳐
그는 "군견을 동원해 포로들을 위협하고 잠을 못 자게 하는 등의 신문 기법을 사용해도 좋다고 승인한 문건이 있다"며 "이 문건을 직접 봤다"고 말했다. 카핀스키 준장은 "국방부가 아직 공개하지 않은 문건에는 럼스펠드 장관이 이라크 수감자들을 가혹하게 취급해도 좋다고 승인한 내용이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신문기법에 대한 결정은 국방장관이 아니라 이라크전을 수행한 중부군 사령관의 소관 사항"이라며 "럼스펠드 장관은 이라크에서의 신문 절차와 관련해 어떠한 승인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인 해리스 폴이 지난 달 10~16일 2136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럼스펠드 장관이 포로학대를 사전에 몰랐을 것이라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몰랐을 것이란 응답은 47%였으며 3분의1 가량은 부시도 알았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