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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7.01 10:04최종 업데이트 04.07.01 21:29

대구 '파병 반대' 외치며 고 김선일씨 추모

[현장] 대구시민들, 고 김선일씨 추도식

추도식이 열리고 있는 민주광장
추도식이 열리고 있는 민주광장 ⓒ 김용한
'파병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민들
'파병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민들 ⓒ 김용한

이라크에서 숨진 고 김선일씨의 영결식이 지난 30일 부산에서 치러진 것에 때맞춰, 대구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도 지역 50여개 사회·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이라크 파병반대 대구경북시민행동' 주최로 지역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는 추도식이 열렸다.

고 김선일씨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는 광경
고 김선일씨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는 광경 ⓒ 김용한
부산 영결식에 참여하지 못한 대구 시민들은 민주광장에서의 추도식을 통해 고 김선일씨의 죽음을 애도하고 슬퍼했다. 민주광장 주변에 모인 시민들은 정부의 파병 정책으로 숭고한 생명이 짓밟힌 것에 대해 분노하며 슬퍼하는 촛불을 들고 있었다.

오후 7시부터 1시간 가량 이어진 추모식은 추도사, 추모시, 좋은날의 추모노래 등으로 이어지며 엄숙한 분위기에서 거행되었다. 또한, 감옥에서 파병반대 단식농성 중인 강철민 이병 면회 소식을 전해주는 순서도 마련되었다.

추도식이 펼쳐진 민주광장 앞에는 고 김선일씨의 얼굴이 담긴 영정과 국화꽃만이 나란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어린 자녀가 엄마의 품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어린 자녀가 엄마의 품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 김용한
시민들은 저마다 촛불을 높이 든 채 ‘파병반대’를 외쳤고, 민주광장을 지나치는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파병 반대를 위한 서명활동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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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림 시인(민족문학작가회의)은 고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추도시를 목멘 소리로 힘겹게 읽어 내려가 주위를 숙연케 하였다.

"진실로 열심히 살고…, 이라크를 몹시 사랑하다가 참혹하게 살해된 김선일씨의 조국이여 대답하십시오, 대한민국은 누구의 국가인지, 그동안 무얼 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대답하십시오. 이 나라에 산다는 것이 오늘따라 슬픕니다." - 고희림씨의 시 낭송 중에서

추도사에 나선 류근삼(민족자주평화통일 대구경북지회) 의장은 “우리가 자주적인 역량을 강화하여 미군의 핵심적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류 의장은 “우리에게 파병을 요청한 것이 미국이므로 추가파병 결정으로 우리의 꽃다운 청년이 피살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피살책임은 당연히 미국이 져야 할 것이다”고 한국과 더불어 미국도 책임이 크다는 것을 강조했다.

더 이상 꺼뜨릴 수 없는 '촛불'
더 이상 꺼뜨릴 수 없는 '촛불' ⓒ 김용한
이날 추도식 현장에는 교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학생들과 대구경북총학생회연합(대경총련) 학생, 민주노총 대구본부, 민주노동당 대구시지부,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 노조원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김달수 사무국장(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은 “우리도 미국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는데 김선일씨의 죽음으로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반미 감정, 국익이 무엇인가 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 내에서 고 김선일씨 추모를 위한 빈소 마련하고 조합원 등에게 이라크 파병반대의 당위성 등을 설명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최근 공장 내 분위기를 말해주었다.

오택진 사무국장(이라크파병반대 대구경북시민행동)은 “이번 파병 철회을 위한 촛불문화제를 펼쳐나가는데 시민단체의 동력과 시민 참여 등의 어려움이 많지만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고 이겨나갈 것이고, 끝까지 파병철회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17대 총선을 통해 개혁적인 개혁당을 강조하며 파병 재검토까지 거론했던 열린우리당이 스스로 파병을 강행하고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조하는 모습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하였다.

5일째 천막농성에 돌입한 김효장 실무단장(이라크파병반대대구경북시민행동 천막농성단)도 “이라크 파병반대를 위한 시민행동의 촛불문화제로서 이라크 파병의 부당함을 알려내고, 미국의 더러운 전쟁에 추가파병하려는 움직임을 막는 것”이 천막농성의 목적임을 강조했다.

김효장 실무단장은 “국민이 불안해지고, 국익에도 도움이 안 되는 파병 정책을 강요하는 현재의 한·미동맹의 틀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를 분노하고 안타깝게 하는 것은 김선일씨가 죽는 순간까지,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는 외교부와 고위 관리들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촛불로 살린 노무현 대통령인데…, 미국과 사진도 안 찍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친미주의로 전락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하였다.

추도식 현장에서 서명에 동참하고 있는 광경
추도식 현장에서 서명에 동참하고 있는 광경 ⓒ 김용한
한편, 추도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아침이슬'을 부른 후 곧바로 고 김선일씨의 영정 앞에 머리를 숙인 채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했다.

오규섭 집행위원장(이라크파병반대 대구경북시민행동)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김선일씨의 죽음은 정부에 의한 죽음, 권력에 의한 죽음이다”고 지적하면서 “석유라는 자본을 빼앗기 위해 석유자본을 침탈하기 위해 이라크 전쟁은 일어났고, 그 침탈에 의해 김선일씨는 죽었다”고 주장했다.

민주광장에 천막농성에 돌입한 '이라크 파병반대 대구경북시민행동'은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가량까지 덕산빌딩 근처에서 현수막 시민홍보전, 1인 시위, 매일 저녁 7시 촛불문화제 등으로 시민선전전에 총력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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