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제1회에서 현재 유통되고 있는 추사작품의 문제점과 '완당평전'의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제2회 ‘고서화 감상의 바른길’을 통하여 고서화를 감상하는 올바른 태도와 방법을 제시하였다. 제3회 ‘추사서도의 이해’에서 지금까지 추사연구의 잘못된 점과 그 원인들을 지적하고, 총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사선생의 서도(書道)와 작품에 접근을 시도했다.
제4회 '작품설명'부터는 <완당평전>-유홍준 저, 학고재 출간-에서 추사선생의 작품만을 도록순차대로 선별하여 필자의 감평을 정리, 기술하기로 한다.

▲1. 도 2. <잔서완석루>, 31.9 x 137.8cm, 개인소장 - 진작 ⓒ 이영재
도 2. <잔서완석루>, 31.9 x 137.8cm, 개인소장 - 진작
“남은글이 완악(둔탁하고 어리석은 모양)하게 새겨져 있는 돌이 있는 -고비(古碑)가 있는 - (다락)집”이라는 뜻이다. 추사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 작품이다. 춤추듯 율동미 넘치는 획이 마치 용이 되기 전의 이무기가 수양이 부족하여 기름기가 덜빠진 몸통으로 여의주를 얻어 승천하려고 몸부림치는 듯 하는 획이다. 꿈틀 꿈틀거리는 이무기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고 강한듯하면서도 아주 부드러운 획으로 상, 하, 좌, 우 적재적소에 아름다운 집(잔서가 완악하게 새겨져있는 돌이 있는 집)을 높이 지었다. 이 작품은 끝의 관서마저도 즉, ‘서위소후(書爲蘇侯) 삼십육구주인(三十六鷗主人)’ 10자가 꿈틀거리는(생동감넘치는) 이무기 같은 획이어서 더욱 일품이다.

▲2. 도 294. <사서루>, 27.0 x 73.5cm, 개인소장 - 위작 ⓒ 이영재
후도 294 ‘사서루(賜書樓) 예서액’ 위작과 비교하여 살펴보자. 이 위작은 첫째로 획이 강하고 딱딱하게만 보이지, 율동미가 부족하여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고 아름다운 생동감 넘치는 획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사서루(賜書樓)’ 3자와의 간격이 전체적인 균형미와 조화 없이 어울리지 않게 너무 넓다. ‘賜’ 자의 ◯한 부분 획과 진작의 ‘殘’ 자의 ◯한 획을 비교해보면 확실하게 다름을 느낄 수 있다. 둘째로 ‘서루(書樓)’ 2자를 진작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 의 ‘서(書)’, ‘루(樓)’를 보고 모작하였으나 위에서 상세하게 설명한대로 획이 엄연하게 다름을 느낄 수 있다.

▲3. 도 287. <검가>, 26.0 x 62.3cm, 청관재 - 위작 ⓒ 이영재
또한 후도 287 ‘검가(劒家) 예서액’을 살펴보자. 이 작품 역시 위작품으로 ‘사서루(賜書樓)’ 위작보다도 더 흉칙한 위작품이다. ◯한 획을 보면 말할 수 없이 지저분한 느낌만을 줄뿐 율동미와 생동감 넘치는 아름다운 획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위창(葦滄) 오세창(吳世昌) 선생의 관증(款證)도 위작일 것이다.

▲4. 도 3. <선게비불>, 각 25.3 x 14.4cm, 간송미술관 - 위작 ⓒ 이영재
도 3. <선게비불>, 각 25.3 x 14.4cm, 간송미술관 - 위작
한마디로 우수한 위작품이다. 첫째로 획이 아주 약해서 획획 마다 속빈 강정 같아서 속이 꽉 차 보이지 않으며, 작자, 배자, 행획으로 보아 이재 권돈인을 구습한 작자의 위작이나, 서슴없이 머뭇거리지 않고 행획 했기 때문에 우수한 위작품이 되었다. 획만 강했다면 틀림없는 이재 권돈인 작품이다. 저자(유홍준)는 이 작품을 추사 행서작품 중 추사체다운 명작 또는 대표작, 추사 행서체의 기준이 되는 아주 우수한 작품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러하다할 만큼 우수한 위작이다. 더더욱 간송문화 장이니 절대 우수작품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간송문화하면 우리나라 고미술계에서는 신성불가침이라 할 만큼 진위를 가리는 척도처럼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6. 도 228. <임한경명 발문>, 26.7 x 33.8cm, 국립중앙박물관 - 진작 ⓒ 이영재
추사진작 후도 267 행서와 후도 228 ‘임한경명발문’ 행서와 비해보면 그 차이가 뚜렷하게 보인다. 그뿐 아니라 후도 197 이재 권돈인(彛齋 權敦仁) 작 ‘기제우사연등(寄題芋社燃燈)’ 행서와 비해보아도 위작과의 획의 허(虛)와 실(實)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9. 김정희, <대웅전>, 봉은사 - 진작 ⓒ 이영재
도 4. <판전>, 77.0 x 181.0cm, 봉은사 - 진작
‘판전(板殿)’ 해서 현판으로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치 않는 명작 중 명작이다. 이 작품은 ‘제2장 추사서도의 이해’에서 설명한바와 같이 추사 운필법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판’자의 목(木)변의 ‘一’획과 봉은사 ‘대웅전’ 현판의 ‘대(大)’자의 ‘一’획을 보면, 앞에서 설명했던 대로 8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운필법으로 행획된 것으로 추사가 아니고서는 그림과도 같은 획으로 ‘판전(板殿)’과 ‘대웅전(大雄殿)’과 같은 대자 현판을 창출해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