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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부터 줄곧 노무현 흔들기를 주도했고 후보단일화를 추진한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던 이른바 후보단일화협의회(이하 `후단협`)가 19일 오후 정몽준을 공개지지한다고 밝혔다.

후단협은 오늘 전체회의를 통해 18일밤 최명헌 회장 등이 정 후보와 만나 교섭단체를 구성하기로 한 합의사항을 만장일치로 추인하고 정몽준 후보의 지지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단협의 최명헌 회장은 회의가 끝난 뒤 내일중으로 탈당한 의원 17명과 정 후보, 이한동 후보와 자민련 등 이른바 제3세력의 결집형태의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방침아래 원내교섭단체가 구성되면 이들 세력간의 통합신당을 추진하는 문제도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각 대상자들과 최종 조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간의 단일화 합의가 무산위기에 처하고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이 노 후보에게 역전당하자 독자생존이 어려운 세력들끼리 힘을 합친다는 계획으로 보여진다.

후단협의 목적은 처음부터 `후보단일화`가 아니었다. 그들의 목적은 이른바 `노무현 죽이기`를 통한 2004년 총선의 영향력 유지인 것으로 보여진다. 후보단일화를 외쳐대던 몇몇 의원들이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중부권 신당`이니 `제3세력`의 결집을 통한 통합신당이니 하는 말들이 그들의 주위에서 흘러나올 때부터 이미 그들은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고 자신들의 말을 부정한 세력이 되었다.

그들이 처음부터 주장하던 노-정 단일화는 일종의 연막탄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내에서 그들이 선뜻 `정 후보 지지`를 결의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탈탕하고자 하는 명분을 찾아내린 결론이 `후보단일화`였던 것이다.

후보단일화를 명분으로 집단 탈당을 감행한 후에도 후보단일화의 추진은 뒤로 한 채 독자신당을 만드느니 하며 정몽준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이 여러 곳에서 감지되었다.

이들의 `노무현 죽이기`는 정치판을 국민들에게 비난의 대상으로 만들기에 충분했고, 탈당한다는 말만 했지 실제 탈당을 미루는 등 민주당에 끝까지 남아 `노무현 죽이기`에 열을 올렸다. 또한 탈당을 감행한 의원들의 탈당은 일체의 행동이 아닌 날짜의 차이를 두고 나감으로써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재고에도 치명타를 입히는 일을 했다. 오히려 노무현 지지자들은 그들의 탈당을 촉구하기까지 했다.

후단협의 좌장격이고 민주당의 국민경선 당시 선관위장을 맡았던 김영배 의원은 `국민경선은 사기극`이라는 극한 표현을 써가며 여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죽이기`에 앞장섰다. 자신이 국민경선 당시 했던 말들을 자신의 입으로 부정하면서까지 이런 정치적 행동을 할 만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구시대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들의 정치성을 탓해야 할 것이다. 김영배 의원은 `노 후보한테 설렁탕 한 그릇 얻어 먹은 적이 없다`는 농섞인 말을 했다. 대통령 후보에게서는 무엇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구시대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내세운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2004년 총선에서의 `금배지` 문제 였다. 지방선거와 각종 게이트로 인해 민주당이 위기에 처해진 상황에서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마저 10%대에 머물러 있어 17대 국회입성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후단협 소속 의원들이 처음부터 교감을 이룬 것은 `후보단일화`가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대목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적나라하게 보여지고 있다. 그들의 교감 형성은 2004년 총선에 대비한 세력 모으기와 가난하고 힘없는 대선 후보 노무현에게 바랄게 없다는 발상에서 나온 공감대였다고 확신한다.

이제 그들의 모습을 감추고 있던 `후보단일화`라는 안개가 완전히 걷혔다.

애초부터 `정몽준 지지`와 `독자신당`의 얼굴을 하고 `후보단일화`라는 탈을 쓴 그들의 향후 거취를 많은 국민들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끝까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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