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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01 09:41최종 업데이트 01.05.02 09:59

영국경찰의 데모진압 7 : 고무총알 사용논쟁

토니 블레어 총리는 메이데이 런던시위를 하루 앞두고 경찰에 대하여 '절대적이고 총체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영국은 지금 수천명의 시위자들이 런던에 모여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작년도 메이데이 행사가 폭력화했던 것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메이데이 런던시위 전야

블레어 총리는 시위자들이 작년에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서 시민들과 재산에 대하여 "공포, 폭력, 테러, 형사상 손실" 등을 가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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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경찰지지 표명은 존 스티븐스 런던수도자치경찰청장이 플라스틱 고무총알을 전혀 사용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직후에 나온 것이다. 런던수도자치경찰위원회 해리스 위원장은 그에 앞서 경찰이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되면 경찰이 고무총알을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스티븐스 청장은 "고무총알 사용여부는 전적으로 내 자신의 권한에 의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확인해 두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 장비는 영국 본토에서는 한번도 배치되어 사용된 적은 없으며 내일 메이데이 행사에서 이를 배치할 생각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고 지적했다.

시위진압용 구형 '고무총탄'은 북아일랜드에서 3명의 사망자를 낸 바 있으며, 그후 1970년대에는 점차 사라졌으며 플라스틱 고무총알로 대체되었다. 이 고무총알은 그 후 소요 기간중 14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기도 하였다.

BBC 뉴스에 따르면 블레어 총리는 월요일 오후 런던프레스클럽에서 다음과 같이 경찰에 대한 지지를 천명했다.

"저는 영국국민들이 관용의 폭이 넓고 시야가 넓으며 포용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관용심에도 한계는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메이데이인 내일 시위에서 이런 관용심의 한계를 시험받게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런던시내에서 폭력과 공포를 행사하는 사람에 대해서 경찰이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서 절대적이며 총체적으로 지지를 표명하고자 합니다."

그는 작년도 메이데이 시위가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고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데모하는 올바른 방식이 엄연히 있는데도 지금은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대목이 있습니다. 또 영국 정부와 국민들은 평화적인 데모에 대해서는 응당 관용할 뿐만 아니라 정당하게도 민주주의 운영과정의 한 핵심요소로 간주할 것입니다. 그러나 1년전 동상이나 특히 화이트홀 거리에 있는 제1,2차 세계대전 전사자 기념비를 부수며 폭력을 행사하고 공포심을 자아내게 한 것은 도를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이상의 추구가 아닌 바보짓이며 항의가 아닌 단순 명료한 범죄였던 것입니다."

올해 메이데이 시위에는 런던시내에 6천명 내지 1만 명 정도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노동당 소속의 알란 심프슨 의원은 경찰이 과잉대응하지 않을까 우려하였다.

"저는 2주일 전에 경찰이 예상하는 폭력 양상에 대한 브리핑을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시민들에 대하여 뒤엉켜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무언가를 발로 차려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식이었습니다."

경찰은 혐의자를 찾아내기 위하여 녹화필름을 사용해왔다. 작년 메이데이 시위의 경우 의회 앞거리를 파헤치며 창문을 부수고 동상에 낙서를 해대는 등 5십만 파운드(한화 약10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이로 인해 이번 메이데이 시위를 앞두고 경찰 휴가는 취소되었으며, 런던수도자치경찰청, 시티오브런던경찰청, 영국운송교통경찰 등 5천명 이상의 경찰관이 배치되었다.

켄 리빙스턴 런던시장은 반자본주의 데모주동자들이 평화적 행사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행사에 참여하지 말도록 호소하면서 그래야 작년에 놓친 주모자들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수도자치경찰청 마이클 토드 부청장은 런던시내 옥스퍼드 스트리트가 시위중심지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는 한 가게에서 어떤 사람들이 비디오를 찍고 있는 장면이 포착되었다면서, 이유를 캐묻자 이들은 메이데이 전후의 건물상태를 비교하기 위하여 비디오를 찍어두는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고무총알 사용의 정당성

이상이 메이데이 전야의 런던 표정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플라스틱 고무총알(plsstic baton round, PBR, 흔히는 '플라스틱 총알'이라고 불린다)이라고 하는 공공질서 유지용 무기가 영국에서 가장 커다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바로 이 고무총알에 대한 영국경찰의 자세야말로 영국경찰의 최소한의 무력사용 원칙에 더욱더 일관성 있게 부합하고 있다는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보여주는 매우 역설적인 대목이다.

최루탄이나 물대포와는 달리 플라스틱 고무총알은 무차별적이진 않다. 하지만 이것은 경찰이 측정하여 정당화하는 특정 개인을 선택하여 무력화시키는데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이제 막 화염병을 막 던지려고 하는 어떤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경우 경찰 입장에서 플라스틱 고무총알 한방이면 경찰관이나 군중 속의 다른 사람들이 백병전이나 다름없는 싸움을 해야하거나 다른 위험에 빠지지 않고도 이 화염병을 막 던지려는 사람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망자 발생 문제

플라스틱 고무총알에 대하여 비판하는 사람들은 북아일랜드 소요사태 때 사망한 사람 수, 특히 어린이들 수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크다. 플라스틱 고무총알 반대운동을 벌이던 사람들도 1979년에서 1984년 사이에 발사되었던 것이 4천 회 이하에 불과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보다 최근 영국 본토의 데모진압 기동대와 각급 자치경찰청들은 실수로 부상을 입힐 가능성은 훨씬 줄이면서도 정확도는 훨씬 더 높은 플라스틱 고무총알 발사기를 구입했다.

더군다나 유럽인권위원회(European Commission of Human Rights, ECHR)는 13세 소년의 사망사건 소송에서 "사용된 무기(플라스틱 고무총알)는 주장하는 것보다는 덜 위험하였다"는 판결을 내리기까지 하였다.

따라서 영국 플라스틱 고무총알을 둘러싼 논쟁의 그간 역사를 살펴보면 시민들에 대해서는 차별적으로 그리고 비례적으로 작전을 펴야 한다는 매우 꼼꼼한 압력들이 매우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고무총알의 역사

사실 플라스틱 고무총알은 식민지 경찰이 홍콩에서 사용하던 무기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홍콩에서 사용될 때에는 단단한 나무 조각으로 된 것을 총알로 사용하면서 일단 땅바닥에 튀겨서 폭도들의 다리 부분을 맞추도록 되어있었다.

북아일랜드에서 소요사태가 발발하였을 때 영국군대는 이 무기를 쓰기로 결정했으나 북아일랜드의 상황에 맞게 고쳐서 써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즉 홍콩 식민지 경찰과 같은 딱딱한 나무총알은 땅에 부딪칠 때 충격으로 부서지며 그 나무 파편들이 폭도들을 맞춰서 '받아들일 수 없는 부상'을 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함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영국에서 처음으로 고무총알이 만들어지게 됐다.

이 고무총알 역시 땅바닥에 튀겨서 폭도들의 다리 부분에 맞도록 만들어졌다. 문제는 이것이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맞춰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게 되었던 세 명의 사망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이었다.

사실 고무총알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은 사망률 때문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1만8000발 당 단 1명의 사망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무기라면 그 성격상 당연히 사망자는 거의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이 플라스틱 고무총알이 더욱 개량되어 정확한 목표가 되는 개인에게 직접 그리고 선택적으로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가 바뀌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개량된 플라스틱 고무총알의 사망률은 이전 것보다 4.5배나 더 높았지만, 오히려 이번에는 이전보다 더 받아들일 만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 이유는 이번에는 부상이 아니 사망인 경우라 할지라도 특정인의 특정한 행위라는 견지에서 어느 정도 그 정당화가 가능하였기 때문이었다.


첨단의 데모진압무기 거부된 이유

보다 발전된 무기가 개발되었어도 실전에 채택되지 않았던 사례 역시도 교훈적이다. 즉 1980년대 초 당시 국영군수회사였던 로얄 오르드넌스(Royal Ordnance) 사는 개량화된 고무총알을 개발했다.

올챙이 모양으로 된 이 총알은 구근식물 모양의 동그란 머리 부분과 홀쭉한 꼬리가 달렸으며 대치하려던 당시 사용 중인 플라스틱 고무총알보다는 정확도가 훨씬 더 높았다.

그러나 영국정부는 이 총알이 딱딱한 지표면을 튀길 경우 땅보다 폭도들의 뒤를 먼저 맞추어 중상을 입힐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것은 그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것이었지만, 특정행위라고 정당화할 수 없는 폭도에게 부상을 입힐 수 있다는 바로 그 희박한 가능성 때문에, 정부측에서는 그 사용 허가를 억제하도록 해야만 한다는 충분한 근거를 제공한 것이 되고 말았다.


1등국민과 3등국민

영국에서 플라스틱 고무총알에 대한 비난과 거부운동에도 불구하고 그 역사를 보면 폭도들 중에서 보다 많은 폭도들이 시민으로 간주되면 될수록 국가는 이들에 대해서 무기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더욱더 신중하게 된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식민지 홍콩의 중국인들에 대해서 무차별적으로 사용되어 부상을 입힐 때에는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 북아일랜드의 비국교도들에게 적용코자 했을 때에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되었다.

그와 똑같은 맥락에서 영국 본토의 경찰 스스로 이 무기의 사용에 대해서 공포와 전율을 느끼고 있다고하는 사실은 아일랜드와 본토가 계속해서 구분되어 취급되고 있음을 뜻한다.

마치 영국 본토는 1등 국민이며, 북아일랜드는 2등 국민이고, 식민지인 홍콩은 3등 국민 취급하는 것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 메이데이는?

그럼 현재 우리나라 경찰은 과거 진압방식에서 탈피하여 무최루탄 시위진압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다가 고무총알은 아예 사용조차 안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국민은 과연 1등 국민인가?

이번 메이데이 시위에서 경찰은 경찰봉조차 사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나름대로 시민들과 노동자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찰은 눈에 띄지 않는 데모 통제나 진압 방식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후진 경찰의 모습을 탈피하지 못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가?

이것은 우리 국민들이 이미 판정을 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후진 경찰을 가질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정치수준이나 시민의식도 문제지만 말이다.

과연 우리 국민은 우리 정부로부터 1등 국민, 2등 국민, 3등 국민 중에서 몇등 국민 대우를 받게 될까 ? 지금까지 3등 국민 아니면 잘해야 2등 국민 대접을 받아왔다면 과연 이번에는 1등 국민 대우를 해주며, 국민들은 그러한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사실 대접은 본인인 국민들이 하기에 달린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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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의 <경찰 이야기>

문성호 (ilpyung) 내방

문성호 기자는 성균관대 정치학박사로서, 전국대학강사노조 사무처장, 국회 경찰정책 보좌관, 한국경찰발전연구학회 초대회장, 런던정치경제대학 법학과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였다. <경찰정치학>, <경찰도 파업할 수 있다>, <경찰대학 무엇이 문제인가?>, <삼과 사람> 상하권, <옴부즈맨과 인권> 상하권 등의 저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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