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의 눈부신 겨울... 개발 광풍에 몸살

환경새뜸 :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동행 취재

“와~ 새들의 천국이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승용차 가속페달을 밟으며 차창 밖으로 곁눈질하던 정 국장은 강변에 수시로 차를 세웠다. 창문을 내리고 500mm 카메라를 들었다. 무리지어 날다가 갈대밭에 내려앉는 철새들. 청둥오리와 비오리, 멸종위기종인 큰기러기들은 금빛 여울에서 놀았다.

갈대숲을 스치는 바람이 비파 소리를 낸다고 해서 ‘금’, 맑은 물이 잔잔하게 흐른다고 해서 ‘호’, 그래서 금호강이다. 대구 지역이 섬유산업으로 호황을 누릴 때에는 썩은 강이었다. 시커먼 공단 폐수가 악취를 내며 흘러갔다. 상류에 영천댐이 지어진 뒤 물도 말랐다. 그 강이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하지만 최근 금호강변 곳곳에 붉고 노란 측량 깃발이 꽂혔다. 금호강 왕버드나무 습지를 밀어내고 자전거길을 내겠다는 표식이다. 멀쩡한 제방을 넓혀 슈퍼 제방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대구시는 금호강에 대형 보를 건설해 유람선을 띄우는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난개발을 관리감독해야할 환경부도 맨 앞에 서 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과 지난 1월 27일 찾아간 금호강의 눈부신 겨울. 30~40년만에 되찾은 금호강의 평화가 위태롭다.

관련 기사 : 금호강의 기적, ‘홍준표 르네상스’로 위태롭다 https://omn.kr/22lfg
김병기의 환경새뜸 : http://omn.kr/1zbr3

#금호강 #홍준표 #금호강르네상스

ⓒ김병기 | 2023.02.0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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