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노동자 "확진자 폭증, 인력공백 대책 세워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4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학교급식 인력공백, 노동가중 사태 방관하는 교육청 대책 마련 요구”를 했다.

학교 급식 노동자들도 코로나19 확진이 되면서 인력 공백이 심하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조합원이 현장 발언을 하고 있다. 다음은 발언 전문이다.

[우리 학교는 저까지 7명이 급식을 합니다. 지난주 월요일 동료 중 3명이 확진됐고 한 명은 pcr 검사 결과 기다리고 있어서 남은 3명이서 아침 검수부터 시작해 쉴시간없이 미친듯이 급식을 준비했습니다.
화요일, 남은 3명 중 2명도 자가키트에 양성이 나와 PCR검사를 했고 이날은 빵으로 대체했습니다. 수요일, PCR 검사를 받은 2명이 음성이 나오니 학교에서는 또 3명이서 급식을 강행하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 확진자가 생기자마자 4명으로는 중식도 힘드니 빵으로 대체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지만 학교는 식품 취소가 안되니 무조건 하라고 했습니다. 지금 이 코로나 폭증 상황에 주변 학교에도 확진자가 많아 대체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고 주변에 요리학원에 지인까지 연락돌려 겨우 대체를 구해도 학교에서는 주차를 줘야 해서 5일 이상 근무하면 안된다하고 인건비 없다며 행정실에서 퇴짜를 놓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급식만 원하고 있습니다.
더 황당한 거는 이 판국에 석식까지 하라고 합니다. 도저히 못하겠다고 했더니 석식을 안할 거면 뭐 하러 고등학교에 지원했냐고 오히려 우리한테 적반하장으로 어이없는 소리만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교장은 ‘옆 학교도 우리하고 똑같이 코로나 걸려서 3명이나 쉬고 있는데도 석식을 하니 우리도 석식을 해야되지 않겠냐’고 학부모들의 항의가 들어온다면서 비교하며 석식을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7명이 하던 급식을 4명으로 하다보니 모두들 팔, 다리가 너덜너덜, 몸이 만신창이가 됐는데 이 와중에 옆 학교랑 비교질에 그걸 못해주냐는 소리에 “정말 내일 내가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나까지 아파서 빠지면 안되는데 이번 주만 참자”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악으로 깡으로 버티며 일을 하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우리를 무슨 기계로 아는 건지 이러다가 누구하나 크게 다치고 쓰러져야 정신을 차리려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극한의 상황에 몰려 있습니다. 주변에 알아보니 다른 학교도 우리 상황과 비슷합니다. 급식실에 한 두명 확진자는 기본이라 다들 인원 부족으로 일하고 있고 많이 걸린 학교는 기존 일하던 사람보다 신규나 대체가 많아 정상적 급식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3월 전면 등교를 앞두고 확진자가 증폭할거라고 알고 있었음에도 교육청 차원의 대책은 하나도 없고 학교보고 각자 알아서 하라고 하니 우리 급식실 노동자들만 몸이 부서져 나갈 뿐입니다. 지금 벌써 그만두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는 앞으로도 더 증가할거라는 뉴스를 봤습니다. 제발 교육청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주십시오. 대체 인력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메뉴도 대체식으로 바꿀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빨리 마련해주시길 바랍니다.]

ⓒ윤성효 | 2022.03.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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