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하는 해직 교사 "절박함 알아줬으면 좋겠다"

[현장] 전교조 해직교사들, 법외노조 취소 및 해고자 복직 촉구 오체투지 진행

"암담했다. 학교는 언제 갈 수 있을까. 학교에 너무 가고 싶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에서 노조 전임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2016년 해고된 박세영 교사가 까슬까슬하게 삭발한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며 <오마이뉴스>에 건넨 말이다.

이날 박 교사는 세 번째 삭발을 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3월,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12월에 이어 세 번째다.

그는 "박근혜 정권 때야 그렇다 쳐도 문재인 정부가 이럴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직장을 빼앗긴 거다. 그런데 슬프기보다는 오기가 생긴다. 정말로 어떻게 해서든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이날 박 교사는 스물한 명의 삭발 교사 중 가장 많이 울었다.

전교조 해고자원직복직투쟁특별위원회(이하 원복투)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도 하지 않은 노동법 개악을 당장 중단하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전교조에 사과하고 법외노조 직권취소와 해고자 원직복직 즉각 이행하라"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삭발식을 진행한 후 흰색 소복으로 갈아입은 뒤 서울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약 1.3km에 이르는 길을 오체투지로 행진했다. 원복투는 '법외노조 즉각취소', '노동개악 중단하라' 등 여덟 글자마다 차디찬 바닥에 온몸을 던지며 오체투지를 반복했다.

[오마이뉴스 기사보기] http://omn.kr/1lntz <취재 김종훈 기자 / 사진 권우성 기자>

ⓒ권우성 | 2019.11.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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