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기 "미래적 가치 집약한 후보가 안철수"

'원효에서 노무현까지'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우리 역사 속 지식인들과 시대정신을 지식사회학 관점에서 풀어낸 책 <시대정신과 지식인>을 펴내고 지난 15일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대담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저자와의 대화에서 한 교수와 김 교수는 각기 역사학자와 사회학자로서의 시선으로 <시대정신과 지식인>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한자로 써진 전근대 자료의 해독이 어렵다는 공감에서 시작한 대화는 일제 강점기 등 때문에 강제로 전통과 단절돼 새로운 비전과 사상의 탐구에 제약이 된다는 안타까움으로 이어졌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조금 전에 한 선생님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언어죠. 왜냐하면 제가 한문으로 된 서적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역랑을 갖고 있지 못하고 제한된 텍스트나 아니면 다른 분들이 연구해놓은 2차 문헌들을 통해서 그분들의 사회사상에 접근해갈 수밖에 없었는데요. 2가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하나는 뭐냐면 현재 우리나라 사회가 이른바 모던한 사회, 모더니티 사회라고 한다면 어떻게 보면 우리 역사의 좀 비극 같다는 느낌은 많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우리 자율적이 아니라 타율적으로 전통과 급격한 단절을 경험해야했다는 점이죠. 두 번째는 이러다 보니까 이런 인위적인 단절이 우리의 현재 문제를 생각하고 미래비전을 탐구해 나가는 현실적인 지적인 과제라고나 해야 될까요. 새로운 비전과 사상의 탐구에도 제약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어 함석헌, 장일순, 황순원, 리영희 선생과 같은 역사 속 훌륭한 지식인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의식수준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특히 한 교수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예로 들며 작년 미국에서 시작된 오큐파이 운동보다 먼저 앞서 벌어지지 않았냐고 설명했습니다.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캠프에서 정치혁신포럼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김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시대정신은 사회가 지향해야 할 미래에 대한 가치의 집약"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우리가 보통 시대정신이라고 하면 지금 한 사회가 지향해야 될 미래에 대한 가치의 집약, 말은 어렵습니다만 이런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 한국사회가 어디로 가야할 것인가 가야할 방향에 대한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 가치에 대한 집약을 시대정신이라고 우리가 보통 이야기 하는데요."

그리고 강연 후 독자들로부터 쏟아지는 안 후보에 대한 질문 중 자신이 안 후보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며 "이번 대선 구도는 과거 대 미래이며 안 후보가 미래적 가치를 집약하고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대선 구도가 과거 대 미래의 대결이라고 한다면 바로 그런 미래적 가치를 집약하고 있는 후보가 안철수 후보고요. 그 다음에 이게 제가 안철수 후보를 선택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가 우리사회를 강제해왔던 약육강식, 무한경쟁, 그 다음에 각종 어떤 공공성을 부정하는 말 그대로 정말 사익성들이 그대로 분출하는 이런 것이 이명박 정부의 현 주소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낡은 과거와 결산하고 새로운 소통, 새로운 공공성, 새로운 통합 이런 미래적 가치를 안철수 후보가 잘 보여주고 있고 저는 이것을 집약시킨 개념이 안철수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안철수 후보를 정치적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역사 속에서 동시대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 대표적 지식인을 두 명씩 모두 24명을 선정해, 그들이 치열하게 탐구하고 추구했던 시대정신의 맥락과 그 현재적 의미를 담은 책 <시대정신과 지식인>.

김호기 교수의 <시대정신과 지식인> 저자와의 대화는 오마이TV와 유투브, 팟캐스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2.10.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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