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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에 집에 온 여섯 살 쌍둥이 손자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드림파크에 가서 민들레꽃도 보고, 잔디밭에서 공도 차며 즐겁게 놀고 왔다고 자랑했다. 쌍둥이 손자 둘째는 많은 꽃 중에 유독 민들레꽃을 좋아해서 길을 가다가도 민들레꽃이 있는지 살핀다.
"할머니, 드림파크에 가니까 민들레가 엄청 많았어요. 홀씨도 많아서 홀씨 날리며 재미있게 놀다 왔어요. 할머니도 한 번 가 보세요."
"민들레가 그렇게 많았어? 연우 좋았겠네. 다음에는 할머니랑도 다녀오자."
손자 말을 듣고 가까이에 있는 드림파크에 한 번 다녀와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가지 못했다.
▲ 드림파크 야생화단지 로고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가 야생화단지로 멋지게 만들어졌다. 넓이도 어마어마하고 다양한 식물과 휴식 공간에 방문하면 만족도가 높다. ⓒ 유영숙
그러던 중 며칠 전인 4월 29일에 이웃 지인들과 만나게 되어 '드림파크 야생화단지'(인천 서구 백석동)에 가게 되었다. 손자 말대로 입구부터 민들레꽃이 가득 피어서 노란 꽃밭이었다. 지인들이 향긋한 냄새가 난다며 민들레도 향기가 있나 봐 그러며 오길 잘했다고 좋아했다.
'드림파크 야생화단지'는 인천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중 하나였던 연탄재 야적장에 나무를 심기 시작하고 2004년에 야생화단지로 조성해 일반인에게 개방한 곳이다. 옆에는 드림파크 골프장도 조성되어 있고, 스포츠센터도 들어섰다. 과거 쓰레기 매립지였던 곳이 이렇게 멋지게 변신했다.
▲ 드림파크문화재단 홈페이지 야생화공원 안내 화면 갈무리. 5월부터 10월까지 피는 꽃들이 정리돼 있다. http://www.dreamparkcf.com ⓒ 드림파크문화재단
현재는 은퇴한 나와 남편은 2000년에 인천 서구에 있는 아파트에 입주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은퇴 전엔 둘 다 서울로 출퇴근하였다. 지금은 지하철이 들어서서 접근성이 좋아졌지만, 출퇴근을 할 그 당시엔 대중교통이 불편해서 늘 승용차로 다녀야 했다. 게다가 예전엔 쓰레기 매립지 도로에 쓰레기를 실은 트럭들이 몇십 대씩 줄지어 다녀서 늘 불안한 마음으로 다녔던 기억이 난다.
쓰레기 차들이 어느 지점에 모여있다가 무리 지어 움직이는 경우가 있어 특히 나 혼자서 차를 운전해 갈 때는 불안해 하곤 했다. 그때 왜 그렇게 큰 차들이 무서웠는지 모르겠다(물론 사고가 난 적은 없다). 더군다나 가끔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쓰레기 냄새에, 인천 서구로 이사 온 것을 후회하곤 했었다.
쓰레기 매립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서울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다. 그곳도 공원으로 조성됐는데, 바로 상암동 하늘공원, 노을공원 등이다. 여기도 주로 가을에 방문했는데, 갈 때마다 매번 아름다운 억새밭과 핑크뮬리, 넓은 잔디밭 등 각종 아름다운 식물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그곳이 쓰레기 매립지였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 현장 체험학습 나온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 숲 해설가와 함께 야생화 단지를 돌며 환경 교육을 받고 있었다. ⓒ 유영숙
이날 방문한 '인천 드림파크 야생화단지'도 역사는 비슷하다. 수도권 쓰레기를 매립하던 곳을 꽃과 나무가 무성한 야생화 공간으로 조성하여 수도권 시민들의 산책과 휴식, 환경교육의 장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우리 집에서는 승용차로 10여 분밖에 걸리지 않는데, 이제야 방문하게 되었다.
주차장도, 공원 입장료도 모두 무료
우리는 제1 주차장으로 들어갔는데 평일이기도 하지만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하기가 편했다. 지인 말에 의하면 제3 주차장에 주차해도 공원을 산책하기 좋다고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공항철도나 인천 2호선을 타고서 '검암역' 1번 출구로 나와 광장 건너편에서 43번 버스를 타면 이곳까지 바로 올 수 있다. 주차장도, 공원 입장료도 모두 무료라서 더 좋았다.
(드림파크 야생화단지)
1. 주소 : 인천 서구 자원순환로 170 드림파크 야생화공원
2. 운영 시간 : 화~일(10:00~18:00) / 매주 월요일은 휴무*
3. 운영 기간 : 4월~11월
4. 전화번호 : 032-560-9940
▲ 드림파크 야생화단지 입구 쭉 뻗은 길 가운데에 예쁜 꽃이 심어져 있고,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이 방문했다. ⓒ 유영숙
입구부터 비올라와 팬지 등 예쁜 꽃이 길게 자리 잡고 있는데, 마치 방문한 사람들을 환영해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평일 오전 시간인데도 많은 분이 방문한 상황이었다. 가족 단위로, 지인들과 방문한 분이 많으셨고,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온 엄마 아빠, 반려동물을 데리고 온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서너 살 어린이집 원아부터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고 봄나들이 나오신 주야간 보호센터 어르신들을 보며 이곳이 진정한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라 느껴졌다. 특히 주야간 보호센터 어르신들 모습을 지켜 보니, 갑자기 돌아가시기 전까지 주야간 보호센터를 즐겁게 다니시던 친정엄마가 생각나서 잠시 울컥했다.
▲ 봄나들이 나온 어린이집 원아들 선생님 손 잡고 드림파크로 나들이 나온 어린이들이 넓은 잔디밭에서 뛰어 놀고, 놀이 기구도 타며 잘 노는 모습이 귀여웠다. ⓒ 유영숙
우리는 입구 언덕 위에 있는 쉼터 정자에 자리 잡았다. 앞쪽에는 호수가 있어서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면서는 방문하길 참 잘했다고들 이야기를 나눴다.
쉬다가 산책로를 따라 걸었는데 산책로 중간중간에 그늘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그곳에서 도시락을 먹을 수도 있고 쉴 수도 있었다. 다리가 아프신 분들도 쉬엄쉬엄 걸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테마 공원, 취향대로 산책하기 좋은 곳
공원은 정말 넓었다. 넓은 잔디밭과 어린이 놀이터가 있어서 어린이들이 놀기도 좋았다. 걷다 보니 자작나무 길이 있었다. 내 버킷리스트 중에 강원 인제 자작나무 숲에 가는 것도 있는데,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자작나무 숲을 볼 수 있다니 기뻤다. 앞으로 이곳에 자주 오게 될 것 같다.
▲ 다양한 테마 공원으로 조성된 야생화단지 메타세쿼이아 길, 왕벚나무길, 단풍나무길, 은행나무길, 조팝나무길, 핑크뮬리원, 작약원 등 다양한 테마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 유영숙
이곳은 다양한 테마 공원으로 테마 식물지구, 야생화지구, 습지 생태지구 등 주제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조성되어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아직 잎이 많이 자라지 않았지만, 메타세쿼이아 길, 왕벚나무길, 단풍나무길, 은행나무길, 이팝나무길, 핑크뮬리원, 작약원 등 계절에 따라 본인이 좋아하는 곳을 찾아 산책하는 것도 좋겠다.
▲ 홈페이지 안내에 따르면, 야생화단지는 위와 같이 테마식물지구, 야생초화지구, 습지생태지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300여 종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어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다고 한다. ⓒ 화면갈무리
▲ 징검다리길 징검다리 아래로 시냇물이 흘러 어릴 적 추억을 불러 주었다. ⓒ 유영숙
걷다 보니 징검다리 길이 나타나서 함께 간 지인들과 징검다리를 걸으며 가위바위보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마음까지 깨끗하게 씻어 주는 것 같았다.
470미터 길이의 맨발 걷기 산책로 입구엔 신발을 벗어 놓을 수 있는 신발장도 있고, 흙먼지를 털 수 있는 공간과 발을 씻을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시민들을 배려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 맨발 걷기 산책로 입구에 신발장과 발 씻는 곳 등이 있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 유영숙
요즘 맨발 걷기가 인기이니 맨발 걷기를 하며 건강을 챙겨도 좋겠다. 그러나 이날은 수건 등 따로 닦을 것을 챙겨 오지 못해, 맨발 걷기는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아직 4월이라서 피지 않은 꽃도 있었지만, 꽃잔디와 수선화, 튤립, 라일락, 사과나무꽃이 방문객을 맞이해 주었다. 5월에 가면 영산홍도 핀다고 한다. 작년에 왔던 지인이 말하길 작약원에 많이 심어져 있는 작약꽃이 정말 아름다웠다고 하니, 가정의 달 5월에 가족과 함께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 드림파크 야생화단지 다양한 꽃이 피어있었는데 5월에는 작약 등 더 많은 꽃이 필 거라서 방문하면 좋겠다(팬지, 튤립, 노란 수선화 ,사과나무꽃). ⓒ 유영숙
드림파크 야생화단지는 1시간 정도면 산책할 수 있다. 중간중간에 숲속 그늘 쉼터에서도 쉬고, 호수 주변을 걸으며 수생 식물도 관찰하다 보면 몇 시간은 힐링하며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과 가면 놀이터나 잔디밭에서도 놀 수 있다.
제1 주차장 앞에 있는 드림파크 스포츠센터 2층에 카페가 있지만, 야생화단지 공원 안에 카페나 매점이 없어서 방문할 때 김밥이나 간식을 가지고 가서 먹으면 소풍 기분도 날 듯하다. 공원에 텐트나 그물막 사용은 금지되어 있으니 돗자리를 준비해 가서 책을 읽거나 자연 속에 누워 새소리를 들으며 잠시 쉼을 가져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 공원의 다양한 쉼터 어린이 놀이터도 있고, 곳곳에 다양한 쉼터가 있어서 산책하며 쉴 수 있어서 좋았다. ⓒ 유영숙
가까이에 있는 이 좋은 공원에 왜 이제야 왔을까 후회가 되었다. 아니, 이제라도 왔으니 다행이었다. 예전에는 이사 온 것을 후회한 적도 있지만, 멀리 가지 않아도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는 것에 이제는 인천 서구에 사는 것이 좋아졌다.
민들레꽃 좋아하고 공 차는 것 좋아하는 손자들 데리고 자주 방문해야겠다. 아무래도 주말에는 방문객이 많아서 붐빌 것 같으니 오늘처럼 평일에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가을에는 국화 축제가 있다고 하니 올 가을에는 꼭 방문해야겠다.
▲ 드림파크 스포츠센터 제1 주차장에 옆에 위치한 스포츠센터 안에 수영장 등이 있고, 2층에는 카페도 있다. ⓒ 유영숙
이 넓은 공원을 관리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거다. 공원을 방문하는 분들이 시민 의식을 가지고 이용해야겠다. 특히 쓰레기는 되가져가고, 식물이나 열매를 무단 채취하지 말며, 반려동물 목줄도 꼭 착용해야 한다. 자전거도 탈 수 없으니 편안한 신발 신고 산책하며 힐링하면 좋겠다.
오늘 '드림파크 야생화단지'를 방문하며 서울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와 인천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처럼 매립지를 사용 종료하고, 아름다운 공원으로 조성해서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만든다면 쓰레기 매립지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바꿀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들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 스토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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