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들은 두 개의 무대에서 살고 있다. 하나는 스스로 생겨난 자연이라는 무대, 또 하나는 인간이 만들고 건설한 문명이라는 무대. 내가 궁궐과 종묘 그리고 서울의 산수풍경을 그리는 이유는 아름다운 자연과 수 세기의 역사 속에서 인간의 소중한 가치가 배어있는 문명, 그 곳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과의 관계를 탐구하기 위해서다." <조풍류 작가 노트에서>
지난 국립현대미술관 <수묵별미:한중근현대회화展>에서 선보인 <종묘 정전>으로 주목받았던 한국화가 조풍류의 개인전 <풍류, 서울을 보다>가 4월 9일(수)부터 4월 21일(월)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남산 전망대서 바라 본 서울 전경을 6,5m에 이르는 장대한 화폭에 담은 <서울전경도>와 <창경궁에서 바라본 인왕산> 등 지난 10년 간 이어 온 서울 산수 연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2년여 작업 끝에 완성한 대작 <서울전경도>는 그간 작가가 갈고 닦은 채색 산수 기법의 정수를 담은 역작이다. 작가는 실경을 그대로 담기보다 시시각각,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본 남산 일대를 화폭에 담았다.
▲ 서울전경도 2023, 캔버스천에 호분 먹 분채 석채, 200x650cm ⓒ 조풍류
종묘의 역사와 정신세계를 작가 고유의 색감과 압도적 스케일로 재현한 '종묘 연작'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서 처음 공개되는 <종묘 정전>은 아득하면서도 투명한, 심연 깊은 설경의 풍치(風致)를 작가 고유의 붓질로 담아냈다. 최초 공개되는 또 다른 작품 <종묘-영녕전>도 세심하게 표현된 월대 박석과 지붕선이 종묘가 담고 있는 정신세계를 밝고 경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 종묘 정전 2025, 캔버스천에 호분 분채 석채, 140x220cm ⓒ 조풍류
▲ 종묘-영녕전 2024, 캔버스 천에 호분 먹 분채 석채, 220x560cm ⓒ 조풍류
조풍류 작가의 '종묘 연작' 중 하이라이트 작품인 <종묘>는 5.6m에 이르는 장대한 화폭에 신성神聖을 품은 도시와 문명을 펼쳐낸 역작이다. 작가가 펼쳐 놓은 강렬한 종묘 야경 앞에서 인간과 문명, 공간과 정신세계와의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종묘 2020, 캔버스천에 먹 호분 분채 석채 금니, 220x560cm ⓒ 조풍류
조풍류 작가는 "서울을 주제로 실경연작 작업을 하면서 서울의 진산들과 궁궐, 종묘, 도성길을 걸으며 서울의 정체성과 의미를 생각하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 민족문화의 원류를 찾는 사유로 이어가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도성이나 도시건축물 궁궐등이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라면, 종묘는 영혼을 위한 공간, 즉 신전"이며, "조선왕조의 상징이자 서울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종묘에서 받은 정신적인 체험과 영적인 느낌을 그림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시정보
전시 일정 : 2025년 4월 9일(수) ~ 4월 21일(월)
전시 공간 : 인사아트센터 1층 전시장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관람시간 : 10:00-19:00
문의 : 02-736-1020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 '예술한스푼'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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