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과 포고문을 '계몽령'으로 옹호하며 복귀 여론전을 펼치는 여당 일각과 극단적 지지세력을 향해서는 "민주주의 수호를 두고 사생결단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학생들은 "여기서 물러난다면 제2의 내란, 노상원 수첩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각심을 다졌다. 주요 정치인 수거·사살 등이 담긴 계획이 마냥 글로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다르게 헌재는 '사상 최장' 숙고를 선택하며 과거의 시간을 넘겼다. 이를 놓고 학생들은 재차 '제2의 부마항쟁'을 내세웠다. 시국선언문을 낭독한 국문학과 학생들은 "헌정질서 수호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1차 선언에서 민족효원 광장을 움직인 거대한 힘이 다시 시작될 것임을 선포한다"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이같은 부산대의 모습은 비상계엄 직후인 12월 10일 이후 석 달 만이다. 당시 서울대 학생총회 등 수도권 학교에서 시국선언이 봇물 터지자 부산대 역시 "역사 퇴행을 막아야 한다"며 대열에 합류했다. 국회·선관위 등에 군대를 투입하고 반헌법적 포고령을 낸 윤 대통령의 행위가 "불법이자 명백한 친위쿠데타, 군사반란"이라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변해도 논란이 계속됐다. 여당 정치인과 극우 단체들이 강하게 윤 대통령 방어로 힘을 모은 탓이다. 일부 학생들은 이들을 등에 업고 '탄핵반대' 선언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를 보며 "내란 동조를 이대로 놔둬선 안 된다"라는 의견이 나왔고, 지난 11일부터 서명이 이뤄졌다.
대표 발의자인 사학과 라석호씨는 "헌재의 시간 속에 안일함을 보인 것 같다"라며 "이번 주 파면 선고가 내려지지 않는다면 사생결단으로 광장을 열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명령, 즉시 파면' 손팻말을 든 안아무개 학생도 "모두가 총 든 군인이 국회로 쳐들어가던 현장을 지켜봤다. 그런데도 풀어준다는 건 제정신이 아니다.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라고 목청을 키웠다.
[관련 기사]
12월 부산대 1050명 "윤 퇴진 제2의 부마항쟁 시작" https://omn.kr/2bdi8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