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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학생들이 13일 교내 시월광장에서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2차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헌법재판소가 아직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을 지정하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한 차례 "윤석열 자격 없음'을 선언했던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2차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두 번째로 대응에 나선 건 비상계엄 실패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학생들 재차 선언 이유... "석방? 왜 윤석열만 예외인가"

"사법부는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을 무시하고 윤석열에게만 예외적인 기준을 적용했다. 검찰은 즉시항고권이 위헌적인 권한이라는 비겁한 핑계를 대며 내란수괴 윤석열의 구속취소에 항고하지 않았다."

13일 낮 12시 부산대 시월광장에서 '윤석열 즉각 파면을 바라는 부산대학교 학우 일동' 명의로 발표한 2차 시국선언문에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는 상황에 대한 성토가 서두를 차지했다.

이들은 법원 일부와 검찰이 정치적인 판단을 했다고 봤다. 그렇다고 사태가 달라지는 게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내란죄가 여전하다는 사실은 변함없다"라는 것.

700명의 부산대 학생들은 시급하게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파면은 헌재에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며 "선고를 미루는 건 사회적 혼란과 불안만 증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법치의 마지막 보루인 헌재에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길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13일 교내 시월광장에서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2차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13일 교내 시월광장에서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2차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비상계엄령과 포고문을 '계몽령'으로 옹호하며 복귀 여론전을 펼치는 여당 일각과 극단적 지지세력을 향해서는 "민주주의 수호를 두고 사생결단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학생들은 "여기서 물러난다면 제2의 내란, 노상원 수첩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각심을 다졌다. 주요 정치인 수거·사살 등이 담긴 계획이 마냥 글로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다르게 헌재는 '사상 최장' 숙고를 선택하며 과거의 시간을 넘겼다. 이를 놓고 학생들은 재차 '제2의 부마항쟁'을 내세웠다. 시국선언문을 낭독한 국문학과 학생들은 "헌정질서 수호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1차 선언에서 민족효원 광장을 움직인 거대한 힘이 다시 시작될 것임을 선포한다"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이같은 부산대의 모습은 비상계엄 직후인 12월 10일 이후 석 달 만이다. 당시 서울대 학생총회 등 수도권 학교에서 시국선언이 봇물 터지자 부산대 역시 "역사 퇴행을 막아야 한다"며 대열에 합류했다. 국회·선관위 등에 군대를 투입하고 반헌법적 포고령을 낸 윤 대통령의 행위가 "불법이자 명백한 친위쿠데타, 군사반란"이라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변해도 논란이 계속됐다. 여당 정치인과 극우 단체들이 강하게 윤 대통령 방어로 힘을 모은 탓이다. 일부 학생들은 이들을 등에 업고 '탄핵반대' 선언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를 보며 "내란 동조를 이대로 놔둬선 안 된다"라는 의견이 나왔고, 지난 11일부터 서명이 이뤄졌다.

대표 발의자인 사학과 라석호씨는 "헌재의 시간 속에 안일함을 보인 것 같다"라며 "이번 주 파면 선고가 내려지지 않는다면 사생결단으로 광장을 열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명령, 즉시 파면' 손팻말을 든 안아무개 학생도 "모두가 총 든 군인이 국회로 쳐들어가던 현장을 지켜봤다. 그런데도 풀어준다는 건 제정신이 아니다.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라고 목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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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학생들이 13일 교내 시월광장에서 2차 시국선언을 발표한 뒤 상징행동으로 '즉시 파면' 글자에 실명을 부착하고 있다. 시국선언에는 사흘간 700명이, 기자회견 현장에는 40여 명이 참석했다. ⓒ 김보성
#부산대#시국선언#헌법재판소#탄핵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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