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밤부터 12월 4일 새벽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긴박했던 그날 밤,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적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당시 여당 의원들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TV조선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108명의 의원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그 윤곽이 일부나마 드러나게 된 것이다.
[비상계엄 해체 요구 결의안 표결] 국힘 총 18명 참여
12.3 내란 사태를 막기 위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 18명이다. 이들의 명단은 명확하게 기록으로 남아 있다.
곽규택 김상욱 김성원 김용태 김재섭 김형동 박수민 박정하 박정훈 서범수 신성범 우재준 장동혁 정성국 정연욱 조경태 주진우 한지아 (가나다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은 수차례에 걸쳐 의원총회장 장소를 변경했는데, 특히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의 "본회의장으로 모두 모이시라"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자정을 넘어서는 국민의힘 중앙당사 소집을 고집했다. 국회 출입 통제로 인해 의원들이 국회로 들어갈 수 없다는 이유였다. 정작 추 의원 본인은 국회의사당 안에 있었으며,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도 "본인 판단"으로 들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회의사당 안에 있었음에도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도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신동욱 원내대변인, 김대식 국회의원의 모습이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관련 기사:
'추경호 원내지도부' 신동욱 미스터리 https://omn.kr/2bhtl ).
[국회 들어왔지만 표결 불참] 김대식·김희정·송언석·신동욱·임이자·정희용·조지연·추경호 등 8명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보면, 당시 여러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의사당 진입을 시도하지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와중에 성공한 이도 있었다.
23시 57분 김희정 "국회 차 들어오는 문 신분증 확인 후 들어옴. 차는 못 들어오고 사람은 출입 가능."
김 의원은 명확하게 본인이 "들어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역시 비상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4일 0시 5분에 "집결장소 명확히 해주시길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00시 10분 송언석 "우여곡절 끝에 예결위 회의장에 도착했습니다. 아무도 안 계시네요."
송 의원은 재공지 되기 전 의원총회 장소였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까지 진입했다. 그 직후 우재준 의원이 "본회의장이다. 예결위 아니다"라고 했지만, 그 역시 오전 1시에 이뤄진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 현장에는 없었다.
국회에 들어왔음에도 이후에 진행된 표결에 불참한 것인데, 이들이 국회 출입 통제를 뚫고 나가 국민의힘 당사로 돌아간 것인지, 아니면 국회의사당 내 추경호 의원 등과 함께 있었던 것인지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한국경제>는 이들 외에도 임이자·정희용·조지연 의원 등 원내지도부가 "3일 오후 11시40분경 본회의가 열리는 국회 본관에 도착"했으나 "국민의힘 원내대표실로 향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사에 모였던 의원들] 김정재 "50여명 있다"...확인된 인원 36명
00시 30분 김정재 "국회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해 중앙당사에 모여 있습니다. 의원님들 50여 명 계십니다."
의원총회장으로 지정된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어떤 의원들이 모여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기존 언론 보도와 이번에 공개된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통해 추린 명단은 아래와 같다.
강승규 구자근 권성동 김기현 김도읍 김미애 김선교 김소희 김위상 김정재 김태호 나경원 박덕흠 박성민 박성훈 박수영 박준태 박형수 배준영 서명옥 서천호 송석준 유영하 윤상현 윤한홍 이달희 이만희 이상휘 이종배 이철규 이헌승 정동만 정점식 조승환 조정훈 최수진 (36명)
이 명단에는 국회의사당 진입을 시도했지만, 국회 출입이 막혀서 당사로 향한 의원들도 있다. 김소희 의원은 "경찰들 있어서 담도 못 넘어간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명단에 없었던 서명옥 의원은 "담벼락 곳곳에 경찰 배치되어 담도 못 넘는다"라고 한 뒤 "당사로 간다"라고 말했다. 조승환 의원도 마찬가지로 "사람 출입도 안 되어 당사로 간다"라고 알렸다. 이달희 의원도 "들어갈 수 없어 당사로 왔다"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김정재 의원이 0시 1분에 "정점식, 김미애, 조정훈, 박성훈, 윤한홍 의원, 국회에 못 들어가 당사에 왔다. 권성동 대표도 당사에 계시다"라고 남겼다. 이후 김 의원은 0시 5분 재차 "박덕흠, 이상휘, 김도읍, 나경원, 정동만, 박준태 당사로 왔다"라고 알렸다.
[행적 확인 불가] 강대식·권영세·
김은혜·김장겸·김종양·서지영·이양수·
조배숙 등 8명
국회의사당 진입을 시도했다가 출입이 막힌 의원들 중에는 당사로 돌아간 이들도 있지만, 이후 행방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이들도 있다.
김종양 의원은 "정말 아쉽다. 이렇게 있어도 되는 것인가?"라며 "일단 저는 국회로 간다"라고 했지만, 이후 행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은혜 의원의 경우 "의총 소집했다"라고만 한 번 말한 뒤 "도서관 뒤는 (출입이) 되느냐?"라고 물었으나 그 이후 단체 대화방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양수 의원 또한 "일단 내일 유가증권 시장은 하루라도 휴장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히기는 했으나, "들어가지를 못하는데"라고 이야기한 뒤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알려진 게 없다.
김장겸 의원은 "못 들어가고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봉변당했다"라고 알린 후, 당사로 명확히 이동을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서지영 의원의 텔레그램을 보면, 국회 도서관 앞 출입문과 수소전기자동차 충전소 쪽을 통해 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못 들어간다"라고 메시지를 남긴 뒤엔 어떻게 움직였는지 전해지지 않았다.
강대식 의원의 경우, "도서관 쪽도 안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행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아예 진입 시도 여부조차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권영세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그러게. 비상으로 국회해산이라도 하겠단건가?"라고 메시지를 남겼으나 행적이 확인 안 된다. 조배숙 의원은 이번에 공개된 대화 제일 마지막 시점에 "이미 190명 찬성으로 해제 의결됐다"라고 국회로 오고 있는 최형두 의원에게 알려준 게 전부다.
[진입 시도했으나 불발] 강민국·김예지·안철수·최형두 등 4명
국회 진입을 시도했으나 이미 상황이 종료된 경우도 있었다. 당초 당사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강민국 의원은 0시 56분 텔레그램에 "지금 서강대교 위인데 차가 움직이지 못한다. 차량 통제하는 듯"이라고 남겼다. 교통 통제로 인해 제 시간에 도달하지 못한 셈이다.
최형두 의원의 경우, 본인이 국회 현안질의에서 밝힌 것처럼 당시 단체대화방에서도 "마산 숙모상 문상하고 KTX 상경 중"이라고 밝혔다. "12시 넘어 서울역 도착한다"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가 국회에 "담 넘어 들어왔다"라고 한 오전 1시 11분에는 이미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이후였다.
안철수 국회의원 같은 경우 당사에 있었으나, 국회 본회의장에 국회의원들이 모여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준비 중인 것을 확인 후 개별적으로 이탈해 국회로 향했다. 당시 이동하는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는데, 그 역시 출입이 통제된 상황에서 담을 넘었으나, 요구안이 가결된 뒤였다.
역시 당사에 있었던 김예지 의원 또한 국회 본회의장에 진입하기 위해 홀로 이동했으나, 시각장애인인 그가 담을 넘다가 다칠 위험이 있어서 한동훈 대표가 직접 전화해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그는 국회 인근에서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대기했다고 한다. 이는 지난 6일 박상수 대변인이 본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린 내용이다.
[해외 출장+지역구] 강선영·권영진·김건·배현진·성일종·임종득·진종오·한기호 등 8명
애초에 표결 참여가 어려운 의원도 있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일종 의원은 "국방위원 출장 중단하고 최대한 빨리 귀국하겠다"라고 밝혔다. 외교관 출신인 김건 의원도 당시 텔레그램에 "국제위원장의 국제민주연맹 참석도 중단하고 최대한 빨리 귀국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애초에 김 의원은 국회의장에게도 청가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강선영, 배현진, 임종득, 진종오, 한기호 의원이 출장 등의 이유로 해외에 있거나 하여 당일 국회에 올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권영진 의원 또한 본인의 지역구인 대구광역시에 내려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마이뉴스>는 행적이 확인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소재에 대해 취재 등을 통해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기사에 언급되지 않은 26명 (아래 명단 참조)은 아래와 같다.
강명구 고동진 김기웅 김민전 김상훈 김석기 김승수 박대출 박상웅 박충권 백종헌 서일준 안상훈 엄태영 유상범 유용원 윤영석 윤재옥 이성권 이인선 이종욱 인요한 조은희 주호영 최보윤 최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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